충렬여고 3학년 김태은 학생, 자원봉사대회 교육부장관상 쾌거
재생종이 씨앗엽서 기획‧제작, 일상 속 플로깅 환경보호 실천
실력 갖춘 교육전문가, 친환경적 생활 에코 인플루언서 목표

한산신문 창간 32주년 기획 – 지역의 미래 꿈나무들을 만나다 42

충렬여자고등학교(교장 장응철) 3학년 김태은 학생은 지난 19일 ‘제24회 전국 중고생 자원봉사대회’에서 교육부장관상을 수상, ‘재생종이 씨앗엽서’를 듣고 환히 웃고 있다.
충렬여자고등학교(교장 장응철) 3학년 김태은 학생은 지난 19일 ‘제24회 전국 중고생 자원봉사대회’에서 교육부장관상을 수상, ‘재생종이 씨앗엽서’를 듣고 환히 웃고 있다.

“교육부장관상 수상자는 충렬여자고등학교 김태은 학생입니다!” 이름이 호명되자 소녀는 행복감에 젖어 시상대에 올랐고, 스승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자랑스러운 제자에게 박수를 보냈다. 세계를 향한 에코 인플루언서의 성장 퍼즐이 또 하나 맞춰지는 순간이었다.

“환경 교육 봉사활동은 진정한 배움의 이유를 찾게 해 주었습니다. 환경을 지키려는 작은 생각이 모여 우리동네를 지키고,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를 바꿔 갑니다. 소외되는 자 없이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교육전문가, 세계를 누비며 친환경적인 일상을 나누는 에코 인플루언서를 꿈꿉니다”

충렬여자고등학교(교장 장응철) 3학년 김태은 학생은 지난 19일 ‘제24회 전국 중고생 자원봉사대회’에서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충렬여고 환경동아리 ‘유네스코-CSI’에서 활동하는 태은은 ‘재생종이 씨앗엽서’ 제작을 기획했다. 파쇄지로 만든 엽서에 씨앗을 심어 환경 관련 내용을 기록해 초등학생 멘티들에게 보내는 일을 시작, 물을 주면 엽서 속 씨앗이 식물로 자라는 아이디어로 멘티들의 환경 감수성 증진을 도왔다.

체계적인 환경교육을 위해 친구 둘과 함께 프로그램 내용을 구체화했고, 자원순환을 위해 학교 곳곳에서 파쇄지를 수거하는 등 태은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활동에 많은 이들이 동참했다.

지난해 35명이었던 멘토가 올해 76명으로 증가, 멘티 역시 129명에서 291명으로 크게 늘었다. 더욱이 참여한 멘티들의 94%가 환경교육이 흥미로웠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태은 학생의 아이디어로 충렬여고 유네스코-CSI 동아리는 파쇄지로 만든 엽서에 씨앗을 심어 환경 관련 내용을 기록, 초등학생 멘티들에게 보내는 일을 시작했다.
김태은 학생의 아이디어로 충렬여고 유네스코-CSI 동아리는 파쇄지로 만든 엽서에 씨앗을 심어 환경 관련 내용을 기록, 초등학생 멘티들에게 보내는 일을 시작했다.
엽서에 심어 두었던 씨앗이 발아한 모습
엽서에 심어 두었던 씨앗이 발아한 모습

이뿐만 아니라 평소 산책을 하며 길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을 실천, 더 많은 이들에게 확산시키고자 SNS에 흥미로운 에코 콘텐츠를 공유했다.

특히 전에 없던 ‘엽서 멘토링’ 아이디어는 창의‧독창성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시대적 요청에 따른 기후위기 대응을 창의적으로 이끌어낸 사례로서, 다수의 참여 인원과 관계자들의 협업 및 체계적인 환경교육을 실현한 점이 탁월했다.

태은은 “마지막 수상자를 호명하기 전까지 내 이름이 불리지 않아 그동안 지내온 의미 있는 과정에 만족하자고 생각했다. 그 순간 정말 영광스럽게도 이름이 울려 퍼져 깜짝 놀랐다. 특히 시상대에서 내려와 수많은 사람들 사이를 지나며 축하의 하이파이브를 했다. 격려와 응원이 수상과 함께 더해져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을 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태은 학생(가장 오른쪽)이 수상자들과 함께 영광의 순간을 기념하고 있다.
김태은 학생(가장 오른쪽)이 수상자들과 함께 영광의 순간을 기념하고 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오던 태은은 충렬여중 3학년 재학 중 충렬여고 CSI 선배들이 환경 관련 활동을 소개하면서 봉사의 영역을 넓히기 시작했다.

태은은 “‘게릴라 가드닝’ 등을 통해 통영을 아름답게 가꿔가는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꿈틀거렸다. 나도 고등학생이 되면 주체적으로 동네 곳곳을 개선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이윽고 충렬여고에 입학한 태은은 유네스코-CSI 동아리 가입해 청소년 환경운동가로서의 발돋움을 이어갔다. 동아리에서 경험한 갖가지 활동은 태은이 환경에 더욱 깊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인도했고 통영과 더불어 전국, 세계를 넘나들며 환경 보존을 외치는 에코 인플루언서의 꿈으로 번져갔다.

3학년이 돼서도 환경 교육 봉사활동, 플로깅을 실천한 태은은 동아리 교육팀장을 도맡았고, 심지어 지난 1학기까지는 학생회장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했다. 학업, 학생회 활동, 동아리 등 여러 가지 과업이 겹쳐 버겁기도 했을 터, 하지만 남다른 마음가짐이 태은을 더욱 성장시켰다.

태은은 “학업과 봉사활동을 병행하는 것 자체는 힘들지 않았다. 다만, ‘고등학생이 공부에 집중해야지’ 하는 주변의 시선이 내가 봉사에서 얻는 보람과 성취감을 깎아내릴 때면 힘이 빠지곤 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공부가 지루하다고 느껴질 때 밖에 나가 쓰레기를 주우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다시 학업에 열중하는 선순환적인 일상을 보냈다. 무엇보다 답을 찾을 수 없었던 ‘공부를 왜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학업 외 활동에서 풀 수 있었다. 학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눈을 돌렸던 과외 활동이 진정한 배움의 이유를 찾게 해 준 셈”이라고 웃음 지었다.

앞으로 석 달 뒤 태은의 고3 생활도 마무리된다. 수능 날까지 하루하루 펜을 놓지 않고, 대학 면접을 위해 쉴 새 없이 준비할 터, 불안함이 몰려올 법도 한데 의연한 모습이 돋보였다.

태은은 “입시 결과 때문에 3년간의 노력을 스스로 폄하하는 일이 없도록 올해를 마무리하고 싶다. 원하는 대학에 전부 떨어지더라도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걸 배웠기에 늘 그랬듯 또 다른 길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긍정을 드러냈다.

또 “교육 현장과 이론 양면에서 고른 이해를 갖춘 교육전문가가 되고 싶다. 연구 분야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해 경력을 쌓고, 훗날 국제기구에도 진출하는 모습을 그려본다”고 꿈을 내비쳤다.

총렬여고 홍도순 교사와 김태은 학생의 따뜻한 사제동행은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총렬여고 홍도순 교사와 김태은 학생의 따뜻한 사제동행은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충렬여고 유네스코-CSI 동아리를 지도하며 3년간 태은과 동행한 홍도순 교사도 가슴 벅찬 태은의 앞날을 응원했다.

홍 교사는 “교직생활 28년 동안 봐온 학생들 중 가장 자랑스러운 제자다. 문제 의식이 던져지면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법까지 모색하는 대단한 학생이다. 내 인생의 영원한 동반자로 인연을 이어 가고 싶은 딸 같은 아이”라며 칭찬으로 일색했다.

이어 “태은이는 멘탈도 강해서 건강만 잘 돌본다면 올해 목표를 반드시 이뤄낼 것이다. 힘든 순간도 있겠지만, 지난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끝까지 완주하길 응원한다. 지금도 잘하고 있고, 너를 위해 기도한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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