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고등학교 축구부 김태양‧김시원 선수, 새벽‧주말 훈련 매진
-어린시절부터 함께 키운 꿈…경쟁자‧동반자로 세계 무대 겨냥

한산신문 창간 32주년 기획 – 지역의 미래 꿈나무들을 만나다 43

의좋은 형제 김태양(좌측, 통영고 1)‧김시원(우측, 통영중 3) 선수가 환히 웃고 있다.
의좋은 형제 김태양(좌측, 통영고 1)‧김시원(우측, 통영중 3) 선수가 환히 웃고 있다.

“세계적인 리그에서 필드를 누비는 멋진 상상을 해봅니다. 국민 누구나 알만한 실력과 명성을 갖춘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따뜻한 햇살이 스며드는 초가을, 주말을 맞아 잠시 휴식을 취하는 형제의 얼굴은 밝다.

초등학교 갓 입학할 때부터 운동장을 달렸던 어린 형제는 어염풋이 청년의 냄새가 나는 모습으로 성장해 함께 꿈을 키워가고 있다.

통영공설운동장에서 만난 김태양(통영고 1)‧김시원(통영중 3) 학생은 그들이 지닌 순수함과 즐거움으로 필드를 더 푸르게 물들였다. 그들이 밟고 선 필드처럼 찬란한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태양‧시원 형제. 매일매일 볼과 함께 보내는 그들의 축구 이야기를 들어 봤다.

연년생인 태양‧시원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공을 차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운동을 가르치고자 축구를 권유했고, 마침 거제에서 축구클럽을 운영하던 고모부에게 아이들을 보냈다. 축구를 막 시작할 당시, 형제는 아직 어린 나이기도 하고 타 지역에서 배우는 상황이라 주말에만 훈련하러 가곤 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신체가 성장하듯 형제의 축구 실력 또한 나날이 발전했다. 초등부 클럽대회에서는 우승도 여러 번 했고, 학교 대항전에서도 주축 멤버로서 우수한 성적을 내는 데 한몫했다.

시원은 “4‧5학년 때 우리가 죽림초 대표로 아동축구대회를 같이 뛰었던 적이 있다. 결승전에서 1:0으로 아쉽게 패해 준우승으로 마무리했지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듬해 형이 6학년으로 올라가면서 혼자 남게 된 데다 주장을 맡으면서 어깨가 무거웠다. 감사하게도 같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지난 대회의 아쉬움을 달랬고, 최우수 선수상까지 받았다”며 행복한 기억을 떠올렸다.

형제는 중학생이 돼서도 축구를 놓지 않았다. 태양은 1학년 때 잠시 여느 학생들처럼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기도 했지만, 2학년 때 다시 훈련을 시작했다. 시원은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김해중에 입학, 축구부에 들어가 훈련에 매진했다. 태양도 이때 동생과 함께 김해로 건너가 서로 성장해 나갔다.

형은 고1, 동생은 중3인데 형제는 같은 ‘통영고 축구부’ 유니폼을 입고 있다.

이에 태양은 “저는 중3 말에 다시 통영으로 와 통영고 입학 후 축구부에 들어갔다. 동생도 현재 김해에서 통영중으로 전학 왔다. 동생은 통영고 예비고1로서 축구부에 속해 있기 때문에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는 것이다. 내년부터는 정식으로 우리가 함께 경기를 뛰게 된다”고 설명했다.

태양‧시원은 하루하루 고된 훈련의 성장통을 겪으며 함께 성장하고 있다.

축구부 숙소에서 생활하는 형제는 평일마다 오전 5시 30분에 기상해 학교 버스를 타고 산양스포츠파크로 이동한다. 2시간 동안 단체 훈련을 실시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와 체육관에서 개인 운동에 전념, 남아있는 힘까지 짜낸다. 물론 방과 후에도 훈련은 계속된다.

주말 또한 4시간가량의 훈련이 매주 기다리고 있다. 집에 가는 날이면 겨우 한숨을 돌리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만, 일요일이 되면 짧은 휴식을 뒤로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 훈련에 몰두한다.

태양의 포지션은 사이드백(측면 수비수), 시원의 포지션은 미드필더다. 형제지만 얼굴, 체격이 다르듯 이들이 경기에서 맡는 임무도 다르다. 게다가 각자가 추구하는 플레이 스타일도 확연히 차이가 있다.

태양은 과감한 몸싸움, 투지 넘치는 볼경합을 좋아한다. 상대방과 몸을 앞다투는 열정적인 플레이를 자신의 강점으로 생각한다. 이에 롤모델도 자신이 중요시하는 모든 요소를 갖춘 프리미어리그 첼시 FC의 ‘리스 제임스’다.

반면 시원은 최대한 상대방과 경합을 벌이지 않는 볼 터치, 정확한 패싱으로 경기를 조율하는 기술 축구를 선호한다. 시원은 라리가 레알마드리드의 ‘루카 모드리치’를 꼽으며 작은 체구임에도 최고의 리그에서 살아남는 그의 기술을 닮고 싶다고 말했다.

형제는 10년 뒤 꿈꾸는 자신의 모습을 말할 때도 긍정을 가득 내비쳤다.

김태양(통영고 1) 선수.

태양은 “‘손흥민’이라 말하면 국민 대다수가 누군지 알 듯, ‘김태양’이라 하면 누구든지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이름이 널리 알려지고, 영향력이 있는 만큼 실력과 모범을 겸비한 인물을 꿈꾼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시원(통영중 3) 선수.
김시원(통영중 3) 선수.

시원은 “세계적인 무대, 특히 스페인 라리가에서 뛰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공을 정말 쉽게 다루는 능력, 이것을 인정 받아 세계 어디에서나 통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꿈을 크게 외쳤다.

올해 하반기 동계훈련을 거쳐 내년 봄이 되면 고등부 축구대회가 각지에서 열린다. 태양은 한 번도 들어 올리지 못한 우승 트로피를 위해, 시원은 고1부터 주전으로 뛰기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린다.

서로에게 장난치는 개구진 매력을 보이면서도 각자의 앞날에 원대한 포부를 외치는 김태양‧김시원 형제. 드넓은 잔디밭처럼 세계를 향한 그들의 꿈도 널리 뻗어 나간다.

태양은 아직 들어 올리지 못한 우승 트로피를 위해, 시원은 고1부터 주전으로 뛰기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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