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방초 킨볼부, 내달 11일 전국대회 우승 ‘정조준’
스포츠 통해 배우는 조화‧협동심…솟아나는 열정

한산신문 창간 32주년 기획 – 지역의 미래 꿈나무들을 만나다 44

벽방초등학교(교장 이종국) 킨볼부 여자부 선수들이 전국대회를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벽방초등학교(교장 이종국) 킨볼부 여자부 선수들이 전국대회를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남자부 선수들도 우승을 바라보며 검지를 치켜 세우고 있다.
남자부 선수들도 우승을 바라보며 검지를 치켜 세우고 있다.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간 한적한 오후, “옴니킨 블랙! 옴니킨 핑크!” 텅 빈 운동장과 달리 강당은 힘찬 기합 소리로 가득하다. 일사불란하게 위치를 선정하고, 거대한 공을 머리 위로 떠받들고, 힘찬 발 구름과 함께 공을 때리는 통영의 ‘킨볼’ 꿈나무들이다.

나른한 오후 분위기와 달리 강당은 열기로 후끈, 선수들의 얼굴에는 활기가 가득하다. 힘든 훈련이지만 친구들과 함께 땀 흘리고 합을 맞추는 과정이 즐겁다. 꿈나무들은 스포츠를 통해 협동심을 배우고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점심시간, 방과 후에 시간 날 때마다 연습해요. 힘들다고 느낀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킨볼이 정말 재밌어요. 오히려 연습할 시간이 부족해 아쉬워요”

벽방초등학교(교장 이종국) 킨볼부 선수들은 킨볼 사랑을 한껏 드러냈다.

경남도 대회 우승 후 세레모니하는 벽방초 남녀 킨볼부.
경남도 대회 우승 후 세레모니하는 벽방초 남녀 킨볼부.

벽방초 킨볼부는 지난달 3일 열린 ‘제16회 경상남도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대회(킨볼)’에서 초등부 남‧녀 동반 우승을 차지, 오랜 시간 훈련한 끝에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을 맛봤다.

남자부 주장 배지우 선수는 “지난해부터 쉬지 않고 연습했기 때문에 자신감이 가득 찬 상태로 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생각한 것보다 강한 팀이 있어서 당황하기도 했다. 결승전 때 1세트를 내줬지만, 꼭 이기겠다는 집념으로 우승을 따내 행복했다”고 수줍게 웃음 지었다.

여자부 주장 이가원 선수는 “준결승까지는 무난하게 전승 행진을 이어가 별 걱정이 없었다. 그런데 결승 때 갑자기 안 하던 실수도 나오고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위기를 맞았다. 다시 마음을 붙잡았고 긴박한 접전 끝에 우승해 소리질렀다”며 기쁨을 표현했다.

킨볼은 1986년 캐나다 체육교사인 마리오 뒤머에 의해 창안된 스포츠로, 1.2M 높이의 크고 가벼운 전용 볼을 이용, 3개 팀이 공격과 수비를 주고받으며 점수를 내는 경기다. 특히 공격할 때 외치는 ‘옴니킨(OMNIKIN)’은 킨볼을 처음 접하는 이들의 귀를 사로잡는다. ‘모두 함께’를 의미하는 ‘Omni’와 ‘신체운동학’을 뜻하는 ‘Kinesiology’의 합성어로, 모든 신체 부위를 활용해 참가자 전원이 함께하는 운동 취지를 담고 있다.

벽방초 킨볼부는 조화로움과 협동심을 요하는 이 스포츠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지난 2020년 학교 동아리로 개설돼 점점 인원이 늘어났고, 남녀 30여 명의 학생들은 ‘옴니킨’을 외치며 스포츠를 통해 또 다른 배움을 경험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열린 경남도 대회는 선수들에게 더 큰 동기를 불어넣었다. 코로나 19로 대부분의 스포츠 대회가 열리지 못했던 지난 3년간, 벽방초 킨볼부는 갈고닦은 실력을 보여줄 무대에 목말랐다. 그토록 원했던 첫 대회가 찾아왔고, 맘껏 즐기며 남녀 동반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가원 여자부 주장(좌측), 배지우 남자부 주장(우측).

좋은 성적을 거둔 데는 선수들마다 쏟은 시간과 땀방울이 깔려있다. 꿈나무들은 매주 수‧금요일마다 방과 후에 단체훈련을 하고, 더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개인훈련에 나선다.

배지우 남자부 주장은 “그저 킨볼이 재밌어서 단체훈련이든 개인훈련이든 마냥 신난다. 지금보다 연습량을 늘려 전국대회 우승까지 함께 이뤄내고 싶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가원 여자부 주장은 “하루도 빠짐없이 팔과 다리 근육을 키우기 위해 스쿼트와 팔굽혀펴기를 20회씩 틈틈이 한다. 집중력을 더 끌어올려 전국대회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학생들이 건강하게 훈련하고 좋은 성과를 내는 데는 지도자의 몫도 크다. 벽방초 킨볼부 곽종훈 지도교사와 윤치량‧이슬비 교사는 늘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열정을 쏟는다.

곽종훈 지도교사는 “학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지, 건강하게 운동을 지도하는지 성찰하고 있다. 늘 잘 따라주는 킨볼부 아이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선생님은 항상 너희들 편이니 앞으로도 즐겁게 운동하고, 서로 지지하는 동반자가 되자”고 응원했다.

윤치량 교사는 “아이들이 득점할 때 덩달아 기뻐하고, 실점할 때면 아쉬워하는 제 자신을 보게 된다. 스포츠를 통한 배움과 성취는 분명 아이들의 인생에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 다가오는 전국대회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는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격려했다.

내달 11일이면 상상만 하던 전국대회, ‘제15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전’이 광주 유니버시아드 경기장에서 열린다. 지난달 경남대표로서 출전 티켓을 따낸 벽방초 남‧녀 킨볼부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 하루하루 공을 때리고, 달리고, 받기를 반복한다. 결과가 어떠하든, 훈련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이들의 앞날은 분명 밝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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