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초등학교 5학년 꽹과리재비 김도현 학생
TV 프로그램 출연 다수, 연주 실력 ‘일취월장’
세계적 국악인 목표…악가무일체 성장 ‘구슬땀’

한산신문 창간 32주년 기획 – 지역의 미래 꿈나무들을 만나다 45

 

국악 신동 김도현(유영초 5)군이 전공기악 꽹과리를 든 채 활짝 웃고 있다.
국악 신동 김도현(유영초 5)군이 전공기악 꽹과리를 든 채 활짝 웃고 있다.

제28회 통영시민의 날 기념식 현장, 한 소년이 신명나는 장단을 치며 경쾌하게 뛰어나온다. 고개를 힘껏 흔들며 박자를 쪼개고, 꽹과리와 혼연일체 된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품과 몰입감은 어엿한 사물패의 리더 ‘상쇠’의 모습이다.

“세계적인 무대를 누비는 국악인이 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전통예술과 세계 각 나라 예술을 조화롭게 섞어 새로운 소리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꽹과리 신동 김도현(유영초 5)군이 세계를 향한 꿈을 내비쳤다. 자신의 생각을 곰곰이 되뇌는 말씨, 또렷한 눈빛은 또 한 명의 ‘국보급 국악인’이 통영에서 꿈을 키워가고 있음을 느끼게 했다.

생후 9개월부터 장단을 치기 시작한 도현은 이미 사물놀이계의 유명인사다. 지난 2014년 SBS ‘순간 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와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 ‘36개월 꽹과리 베이비’로 전국을 놀라게 했다. 또 지난해에는 KBS ‘아침마당’의 섭외를 받아 일취월장한 꽹과리 연주 실력을 다시 한번 뽐냈다. 꽹과리에 전통무용을 겸비한 도현의 무대는 국악인으로서의 성장세를 여실히 보여줬다.

도현은 '제61회 통영한산대첩축제' 개막공연 '아들의 바다: 눈물의 난중일기'에서 유년시절의 이순신으로 출연, 화려한 검무를 선보였다.
도현은 '제61회 통영한산대첩축제' 개막공연 '아들의 바다: 눈물의 난중일기'에서 유년시절의 이순신으로 출연, 화려한 검무를 선보였다.
또 지난달 30일 '제28회 통영시민의 날 기념식' 식전공연 때도 무대에 올라 꽹과리 솜씨를 한껏 뽐냈다.
또 지난달 30일 '제28회 통영시민의 날 기념식' 식전공연 때도 무대에 올라 꽹과리 솜씨를 한껏 뽐냈다.

전국구로 얼굴을 알린 도현은 한국예술영재교육원 통영캠퍼스에 연이어 입학하며 울산에서 통영으로 이사를 왔다.

이사 온 지 1년이 채 안 됐음에도 이 작은 소년은 올해 한산대첩축제 개막식, 통영시민의 날 기념식 등 큰 무대에 올라 시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도현은 “공연하는 게 그저 좋고, 매번 즐겁다. 많은 관객 앞에서 내 끼를 보여주는 게 행복하다. 관객들이 환히 웃고 박수치는 걸 보면 덩달아 기쁘고 자존감이 올라가는 기분”이라며 무대에 오르는 즐거움을 가득 드러냈다.

국악 소년의 일주일은 바삐 돌아간다. 평일에는 또래처럼 학교에 다니고, 방과 후 학원도 간다. 특히 지난해부터 한국무용을 제대로 배우기 시작해 연주의 섬세함과 표현력을 한 층 더 끌어올린 도현이다. 토요일엔 상모돌리기 기초를 배우기 위해 삼천포로 떠난다. 난이도가 높은 부포상모를 돌리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다. 일요일엔 한국예술영재교육원 통영캠퍼스로 이동해 오전 오후 내내 연희 전공수업과 민요 부전공 수업을 받는다.

도현은 “굿거리, 자진모리, 휘모리 사이에서 자유롭게 즉흥 연주를 하다가 이제 기초가락을 더 다듬고 있다. 단순히 감각이 아닌 정확한 단계를 밟아가는 과정이 때때로 힘들다. 특히 한 가락만 반복 연습할 때면 많이 지친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래도 즐거운 순간이 훨씬 더 많다. 특히 지난해 연말 영재원 2학기를 마무리하며 선생님들과 함께 통영국제음악당에서 공연한 경험은 아직도 생생하다. 꼭 한 번 ‘삼도사물놀이’를 연습해 무대에 오르고 싶었는데 그 바람이 이루어진 날”이라고 환히 웃음 지었다.

열렬히 움직이는 활동을 좋아하는 도현은 무술을 2~3달 배운 후, 지난 9월 참가한 ‘부산광역시장배 세계합기도무술축제’ 병기술 부문에서 2등을 수상, 무술에도 재능을 드러냈다.
열렬히 움직이는 활동을 좋아하는 도현은 무술을 2~3달 배운 후, 지난 9월 참가한 ‘부산광역시장배 세계합기도무술축제’ 병기술 부문에서 2등을 수상, 무술에도 재능을 드러냈다.

여느 또래처럼 취미생활도 필요할 터, 최근 무술에 부쩍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열렬히 움직이는 활동을 좋아하는 도현에게 무술은 안성맞춤이었다. 이 또한 재능을 발휘, 2~3달 배운 뒤 지난 9월 참가한 ‘부산광역시장배 세계합기도무술축제’ 병기술 부문에서 2등을 거머줬다.

도현의 롤모델은 사물놀이 거장 김덕수 국악인(장구연주가)이다. 도현은 “김덕수 선생님은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색다른 무대를 보여주신다. 내 전공과 다른 장구연주가지만 장르를 넘나드는 선생님의 도전정신과 열정을 닮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매일 헌신하는 어머니 김시내씨의 따뜻한 사랑도 귀한 아들의 꿈을 함께 빚어 가고 있다.

김시내씨는 “지금까지 즐기며 연주해 온 도현이가 대견하다. 앞으로 어려운 단계도 마주할 텐데 마음의 중심을 잘 잡아 이겨내길 응원한다. 눈을 크게 뜨고 주위를 돌아보며 멀리 내다보는 도현이 됐으면 한다.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갈지 스스로 선택하겠지만, 그게 뭐가 되든 늘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아들을 격려했다.

도현이 꾸준히 연습하고 행복하게 연주하는 데는 지도자의 몫도 크다. 이경림 무용학원장은 도현과 함께 호흡하며 열정을 쏟는다.

이경림 학원장은 “한국무용을 하면서 국악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도현이는 무용에도 특출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 1년 남짓 배웠는데도 습득하는 속도가 워낙 빨라 각종 무용콩쿨에서 우승을 하곤 했다. 독자적인 예술가 기질을 가진 도현이가 지금 모습 그대로 잘 자라주면 고맙겠다”고 힘을 실어줬다.

도현이 머릿속에 그리는 미래의 모습은 분명하다. ‘사물패를 이끄는 꽹과리 상쇠, 우리나라 전통예술과 세계를 연결하는 국악인’이라는 자화상은 소년을 미소짓게 한다. 대한민국을 대표할 미래의 국보급 국악인이 이곳 통영에서 꿈을 키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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