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제5대 멍게수협 조합장 당선 후 4선 연임
장비임대사업·알멍게 위판·양식 장비 자동화 사업
미국 수출 확대·멍게 공동생산시설 위생사업 확보

■한산신문 창간 32주년 특별기획
‘소통경영’ 멍게수하식수산업협동조합 정두한 조합장을 만나다

2008년 멍게수하식수산업협동조합 제5대 조합장으로 정두한 조합장이 당선된 당시, 자본잠식 상태의 멍게수협은 상당히 어려웠던 실정이었다. 정 조합장은 당선증을 받자마자 당장 장화부터 신고 멍게 작업장을 찾았다. 현장을 누비며 조합원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방안을 모색에 열중했다. 조합원들에게 조합을 많이 이용해달라는 설득도 동반했다. 임직원들과의 단합된 힘과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조합이용이 이어지면서 적자조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첫 취임 당시 조합원 수 258명에서 377명으로 늘었다. 조합 자산규모 또한 당시 500억원에서 1천500억원을 달성, 꾸준한 성장을 거듭해왔다.

멍게수협은 신제품 개발과 판로확대, 국가사업 유치 등 안정적인 경영을 이뤘다. 조합원들의 두터운 신망을 얻은 정두한 조합장은 5대·6대·7대·8대 4선을 연임, 현재까지 14년 8개월 동안 조합을 이끌고 있으며, 국내 91개 수협 가운데서도 ‘고참’ 조합장으로 불린다. ‘소통경영’으로 멍게수협을 이끄는 수장 정두한 조합장을 만나 그간의 멍게수협 역점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정 조합장은 자신의 업으로 삼고 있는 멍게 산업을 제대로 키워보겠다고 다짐했다. 누구나 먹을 수 있는 멍게 상품을 만드는 것이 꿈이었고, 이를 위해 해양수산부와 국회 등 문턱이 달도록 드나들며 국가지원사업을 따냈다.

양식장비임대사업은 어업인들이 쓸 수 있는 고가의 장비를 저가에 임대·공급할 수 있도록 한 사업이었다. 국비와 지방비를 지원받아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FRP) 뗏목 총 7기(1차 4기, 2차 3기)를 만들어 조합원들의 경영비용 부담을 줄이고, 멍게수협의 인지도를 높여갔다.

또한 멍게수협은 전국 13개 업체를 모집하는 지역전략식품사업단에 선정, 54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가공 자동화 시설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물차 위주로 판매되던 멍게를 연중판매가 가능하도록 시도할 수 있었다. 일시적으로 생산되는 멍게를 냉동·보관했다가 멍게비빔밥용·양념멍게 젓갈을 만들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1일분용 50g부터 100g, 200g 등 세트로 판매했다. 멍게수협에서 생산되는 멍게비빔밥용·양념멍게 세트와 냉동멍게 제품은 홈쇼핑에 나왔다 하면 완판을 기록하는 최고 인기 상품이다. 코로나19로 수산물 소비가 위축되던 당시에도 비대면 홍보를 펼쳤고 이에 따른 주문량이 늘어 위기를 극복했다. 조합에서는 냉동 멍게를 미국 2개 회사에 수출하고 있으며, 중국 수출판로 개척을 준비 중이다.

더불어 농어촌 기반시설 장비 80%를 지원받을 수 있는 양식장비 자동화사업을 성공리에 추진, 1년에 13억원 정도의 사업비가 경남도를 통해 통영·거제·고성·남해에 나눠온다. 또한 뗏목에 크레인을 설치, 자동화 할 수 있는 멍게 산업화 지원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정두한 조합장은 멍게 출하시 양식 어업인들이 사용하던 박스를 50kg대로 제작, 표준화해 어업인들의 편리한 작업과 무분별하게 판매되던 생산량을 규격화하고 정착시켰다. 또한 양식업자와 유통상인의 사매로 이뤄지던 거래를 알멍게 위판사업으로 추진, 알멍게 가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조절해 수산물 유통질서를 확립했다.

이어 멍게수협은 산업용 전력을 사용했던 멍게양식 해상작업 시설에 농사용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한전에 지속적으로 요청, 산업용전력에서 농사용전력으로 변경할 수 있게 됐고 이에 따라 조합원들의 전력요금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멍게양식에서 필수로 사용되는 팜로프(야자수 껍질에서 뽑아내는 줄)는 스리랑카에서 수입해왔는데 나라가 작고 원료가 부족하다 보니 해마다 가격이 상승, 어업인들이 경영 부담이 늘었고, 협상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다. 이에 3년에 걸쳐 인도네시아 생산 가능 업체를 발굴하고, 이후 원가 절감으로 가격이 안정화 될 수 있었다. 수산부산물인 멍게 껍질은 국비 보조를 통해 친환경 퇴비공장으로 처리되고 있다.

해수부 예산 지원으로 진행하는 멍게 공동생산시설 위생사업은 올해 4년째다. 3년 전부터 한해 뗏목 30대씩, 4년간 100대를 지원받아 여과 살균장치나 살균소독기 등 위생관리나 내구성이 보강된 공동생산시설을 설치해 위생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이 사업은 대당 1~2천만원, 80% 국가보조금을 지원받아 추진된 큰 사업으로, 보조작업대, 포세식화장실 등을 갖춰 위생 안전성 확보, 해양환경 보호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 뗏목 작업장에서 일일이 멍게 크기를 선별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자동선별기도 도입할 예정이다.

정두한 조합장은 멍게 가공산업을 확대,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에 집중했다. 이와 함께 친환경적인 뗏목 시설을 구축하는 등 멍게업계 작업환경을 현대화하고 위생적인 시설을 마련해 패류독소나 노로바이러스 등 매년 반복되는 문제를 극복하고 있다.

정 조합장은 멍게수협 재임 동안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 법무부 장관상, 해양경찰청장 감사패, 철탑산업훈장을 수훈하며 조합원의 권익 신장과 더불어 안전한 멍게 소비에 힘써왔다.

정두한 조합장은 제8대 조합장 임기를 끝으로 멍게수협을 떠난다. 조합장 문턱을 낮추고 조합원과 소통했던 그는 아쉬움 마음을 전하며 “물렁증, 빈산소수괴, 고수온 등으로 조합원들이 힘든 시기를 겪었다. 갈수록 외부 환경요인의 변화가 잦다. 이에 대응해서 어장을 챙기고 관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일본 방사능 오염수 방류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해상풍력 등 현재 대한민국 수산업이 환경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어업인들이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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