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려초 윤미란‧최순연 교사, ‘좋은교사운동’ 실천
학생‧교사 1대1 결연, 가정방문 등 관계중심 교육
자기존중 학생, 경청하는 교사…‘행복 교실’ 추구

■한산신문 창간 32주년 특별기획- 우리 동네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6

한려초 윤미란(좌)‧최순연(우) 교사는 경쟁 없는 자유로운 교실, 진심이 오가는 소통의 교실을 만들어 가기 위해 ‘좋은 교사’로 살아간다.
한려초 윤미란(좌)‧최순연(우) 교사는 경쟁 없는 자유로운 교실, 진심이 오가는 소통의 교실을 만들어 가기 위해 ‘좋은 교사’로 살아간다.

“아이들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교실을 꿈꿉니다. 먼저 다가와 마음을 열 수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세밀하게 듣는 교사가 되길 기도합니다”

경쟁 없는 자유로운 교실, 진심이 오가는 소통의 교실을 함께 만들어 가기 위해 ‘좋은 교사’가 되고자 하는 두 교사가 있다. 한려초등학교(교장 정숙임) 윤미란‧최순연 교사는 ‘사랑’을 제 일의 가치로 여기며, 학생‧교사‧학부모가 신뢰관계 위에 서도록 마음을 쏟는다.

두 교사는 새학기 학부모 편지 보내기, 1대1 결연 가정방문, 회복적 생활교육 등 학급 내 관계 중심의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1대1 결연 가정방문은 단순한 학급을 넘어 ‘신뢰하는 교육 공동체’를 일구어 가는 데 자양분이 됐다.

윤 교사는 “가정방문을 통해 아이를 관찰하면 내가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이 뚜렷이 보인다. 특히 다문화 가정의 자녀나 학습부진 아동을 만나는 경우 더욱 그렇다. 이전 근무지에서 한글을 미처 떼지 못했던 아이를 위해 끝까지 마음을 품고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1년 뒤 그 아이가 한글을 읽는 모습을 돌이켜 보면 지금도 뭉클하다”고 감사했다.

이어 최 교사는 “물론 처음에 부담스러워하는 학부모님들도 계신다. 하지만 자녀의 교육이 구심점이 된 대화는 서로에게 진심을 전달하는 듯하다. 31개 가정을 요일마다 정해서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중 세 가정은 지금도 교제하며 안부를 묻는 이웃이 됐다”며 웃음 지었다.

윤미란 교사는 "도움이 필요한 아이를 보면, ‘너의 아픔을 함께 돕고 싶어’ 하는 마음으로 분명 변할 거라는 믿음을 갖고 기도한다. 이제는 이런 변화를 보는 게 정말 감사하고 행복하다”며 미소를 드러냈다.
윤미란 교사는 "도움이 필요한 아이를 보면, ‘너의 아픔을 함께 돕고 싶어’ 하는 마음으로 분명 변할 거라는 믿음을 갖고 기도한다. 이제는 이런 변화를 보는 게 정말 감사하고 행복하다”며 미소를 드러냈다.

윤미란‧최순연 교사가 교육 공동체 회복에 소망을 두는 원동력은 신앙이다.

이들이 실천하는 ‘좋은교사운동’은 전국의 유‧초‧중‧고 기독교사단체 간 연합모임이다. 윤미란‧최순연 교사는 ‘하나님의 교사들(GOD TEACHERS)’이라는 경남권 기독교사단체 회원으로서 기독교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행복한 교실과 학교를 함께 세워가기 위해 힘쓴다.

신앙이 이끌고 간 지난날의 교육은 아이들을 향한 ‘섬김’의 시간이었다. 어쩌면 가슴 아픈 기억들도 이들에겐 감사로 채워졌다.

최 교사는 “두 제자가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 한 친구는 백혈병으로, 다른 한 명은 심장병으로 투병 중이었다. 아이들 병상을 찾아가 희망을 나눴지만, 하늘나라로 떠나보내야 했다. 가족들과 함께 장례를 치르며 아이들이 남겨준 행복한 추억, 편지가 떠올랐다. 이 친구들과 함께 한 나날은 내게 많은 변화를 가져 왔다, 요즘은 건강한 아이들만 봐도 감사를 느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윤 교사는 “통제가 안 되는 아이들, 근무 여건이 어려운 학교에 대한 도전정신이 생겼다. 지도하기 힘들다고 알려진 옛 근무지에 지원하는 순간, 내게 도전하고자 하는 마음을 주셨다. 이제는 도움이 필요한 아이를 보면, ‘너의 아픔을 함께 돕고 싶어’ 하는 마음으로 분명 변할 거라는 믿음을 갖고 기도한다. 이제는 이런 변화를 보는 게 정말 감사하고 행복하다”며 미소를 드러냈다.

최순연 교사는 “아이들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교실을 꿈꾼다.
최순연 교사는 “아이들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교실을 꿈꾼다. 자신을 경쟁 속으로 몰아붙이지 않고 자유로운 아이들이 되길 소망한다"고 바람을 밝혔다.

‘교실 붕괴’, 교사와 학생, 학부모 사이에 신뢰관계가 무너져 교육의 기능이 성립되지 못하는 이 슬픈 현상은 우리나라 학교 현장 곳곳에서 빈번히 일어난다. 윤미란‧최순연 교사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윤 교사는 학생 간 다툼을 제때 중재하지 못한 실수로 학부모로부터 입에 담을 수 없는 언어폭행을 당했었다. 그녀는 이 일이 있은 후 해당 학생을 볼 때 두려워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최 교사 또한 선생님의 지도에 따르지 않는 문화가 학급을 넘어 학교 전체로 번져가는 참상을 겪었다. 상담일지는 수북히 쌓여가는데 아이들의 사건사고는 끊이지 않는 스트레스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불구, 두 교사가 선택한 길은 방관이 아닌 헌신이었다.

윤미란‧최순연 교사는 “정말 견뎌내기 힘든 고난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도리어 더 단단해져 아이들을 품을 수 있었다.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주변의 도움을 구하는 지혜도 생겼다. 숱한 인내와 단련의 시간, 결국 종착지는 아름다운 교육 공동체를 구현하는 일이었다”고 긍정을 드러냈다.

자신을 경쟁 속으로 몰아붙이지 않고,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하는 학생들, 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낮은 자세로 다가가는 교사, 비로소 이어지는 진실하고 애정이 담긴 교실. 두 교사는 이 아름다운 교육 공동체 안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길 간절히 바란다.

이 위대한 일을 바라보며, 오늘도 두 밀알은 꿈나무들에게 선한 양분을 흘려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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