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맞이한 새로운 봄, 여느 해보다 개나리, 진달래, 벚꽃들이 일찍 개화해 전국이 꽃놀이로 즐기는 지난 6일 역삼동 ‘통영의 맛’에서 통영중·고 22기 동기회 모임 (회장 김명철)을 개최했다.

유년기 코 흘리기 시절부터 놀던 친구들과 청운의 꿈을 안고 서울에 상경한 친구들이 1969년 4월 3일 광화문 ‘파리다방’에 모여서 발기한 53명, 동기들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고 존중하면서 지내온 세월이 어언 50년이 지났다.

동기들은 판, 검사 변호사 의사 출신들은 없지만, 국군체육부대장을 역임하신 윤 부정, 수방사 헌병단장을 지낸 권영욱,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장세창, 시설관리공단본부장 정행교, 구로소방서장 김태곤, 한글학 박사로 알려진 리의도 교수(세종대왕 기념사업회), 정순덕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낸 윤수원 등 공직자도 있다.

이제는 모두가 서울의 보통사람들 속에 보통사람으로 묻혀 살지만 친구들의 경조사에는 만사를 제쳐 두고 참여하는 의리 있는 친구들이다. 나폴리 소년 김민재가 나폴리에서 골을 넣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한순간 소년이 돼 기쁨에 파안대소하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초대 도산면장을 지내셨고 도산 초등학교를 창건하신 유학자 방산 강 시중 선생의 손자 강동관 친구가 할아버지 유고집 ‘방산 유고’를 출간, 친구들로부터 칭찬을 받았고, 지금도 시니어 모델로 화려한 활동을 하고있는 김홍림 친구도 있다.

세월의 흐름 속에 어언 70대 중반이지만 한때는 한강의 기적을 함께 일궈낸 우리나라 산업의 역군들이었다.

김명철 회장은 윤수원, 권영욱, 김광수, 김동윤, 김태곤, 리 의도, 문 충정, 배종민, 윤 부정, 장세창, 정행교, 최영태, 한태윤, 허종호, 강동관, 윤인국, 김홍림, 김태환 등 참석한 회원들은 다음 모임 때까지 건강관리 잘하라고 당부했다.

이제 길어야 10년이면 기력도 소진할 터 인대 ‘화무십일홍’이 아니라 지금도 청춘 인양 웃고 떠들고 즐기는 친구들 속에 있으면, 모두가 어느새 통영의 바닷가 해풍을 노래하는 소년이 된다.

특별히 초대받은 향우회 유태율 사무총장은 “향우회원들이 해가 갈수록 노령화돼 애향심이 사라져 가는 안타까움 속에, 50년 동안 돈독한 친분을 나누고 있는 통영고 22기 동기 모임을 높이 평가하면서 향우회 발전에도 크게 기여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날 모임에는 멀리 고향에 있는 친구 정광민(산양 읍장 역임)이 제철 맞아 향기 머금은 멍게를 보내주어 분위기를 한층, 돋구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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