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꽃봉사단’ 김춘수 소공원 등 통영 곳곳 꽃 식재
소공원 화단 흙물 인도 유입 민원…백리향 심어 해결

■꽃으로 전하는 행복, 따뜻한 사회 조성하는 ‘마음꽃봉사단’

꽃으로 행복을 전하는 마음꽃봉사단 회원들은 "꽃으로 아름다운 사회를 조성하고, 꽃의 활력소를 통영시 곳곳에 전파하겠다"며 미소 지었다.
꽃으로 행복을 전하는 마음꽃봉사단 회원들은 "꽃으로 아름다운 사회를 조성하고, 꽃의 활력소를 통영시 곳곳에 전파하겠다"며 미소 지었다.

중앙동 김춘수 소공원이 꽃들로 가득하다. 오가는 시민들은 잠시 발걸음을 멈춰 세우고 자연이 만들어 낸 선물을 감상한다. 소공원 안 꽃밭 한쪽에서는 ‘마음꽃봉사단’ 회원들이 열심히 꽃을 가꾸고 심느라 분주하다. 마음꽃봉사단 이효진 회장은 오전 8시부터 나와 흙과 식물을 마주하며 꽃들에게 아침 인사를 건넸다. 공원 안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잡초를 솎아내는 그의 손길이 정갈하고, 세심하게 움직인다.

마음꽃봉사단은 원예심리지도사 2급 과정을 마친 수료자들로 구성된 봉사단체다. 그동안 배운 원예심리지도사 과정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통영시를 위한 뜻깊은 활동을 해보자는 뜻에서 결성됐다. 지난 2021년 연말에 결성, 이듬해 2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코로나19 여파로 모두의 몸과 마음이 지쳤던 시기, 마음꽃봉사단은 꽃으로 치유의 행복을 전하기 위해, 사회 곳곳으로 나와 꽃을 심었다.

이효진 단장은 “김춘수 시인과 시인의 시 ‘꽃’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자 김춘수 소공원에 백리향 500본을 심었다. 처음에는 퇴비와 상토, 마사토, 백리향을 시에서 지원받아 심었다. 공원에서 생각보다 많은 쓰레기를 발견했고, 이를 먼저 치우고 꽃 심기 작업에 돌입했다. 꽃들이 자라자 제일 먼저 시민들이 꽃을 반갑게 맞이해주셨다. 담배꽁초가 버려져 있던 곳에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있으니 눈길을 한 번씩 주고 가셨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뿌듯함이 밀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소공원은 비가 올 때면 공원의 흙물이 인도로 흘러내려 여러 주민의 민원을 받기도 했는데 마음꽃봉사단이 백리향을 심으면서 그 민원이 해결됐다. 백리향이 흙을 덮어 자라는 식물이라 비가 와도 흙물이 더는 흘러내리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꽃을 심어 민원을 해결하고, 희망의 꽃동산을 조성하고 있는 마음꽃봉사단. 10명의 회원으로 시작해 현재 17명으로 인원이 늘었고, 그만큼 꽃으로 전하는 행복의 크기도 커졌다. 마음꽃봉사단은 김춘수 소공원을 시작으로 세병관 뒤안길 쉼터, 강구안 골목, 휴경지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꽃의 종류도 샤프란, 원평소국, 수레국화, 상사화 등으로 다양하게 심고 있다.

문정자 고문은 “‘통영시를 꽃동산으로 만들자’는 뜻으로 뭉친 마음꽃봉사단 활동이 어느덧 2년차를 맞았다. 회원들이 꽃을 심고 있으면 시민들이 지나가시면서 ‘이쁜 꽃을 심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해주신다. ‘꽃 심는 선생님들’이라고 기억해주시는 분들도 계신다. 우리가 하는 일을 알아봐 주시고 덕담을 해주시는 분들을 만날 때 보람 있다. 꽃 앞에서는 모든 분이 꽃처럼 보이고, 그분들도 우리를 꽃처럼 대해 주신다. 꽃이 우리에게 주는 긍정적인 역할이 많다”고 미소 지었다.

이효진 단장은 “지난해 참기름 집에서 깻묵 퇴비를 구해와 시의 퇴비와 함께 사용했더니 잡초가 무럭무럭 자랐다. 잡초 잡는다고 지난 한 해 고생을 했는데, 우리들의 정성을 알았는지 올해 꽃들이 유난히 활짝 피었다. 잡초를 솎아주고, 정화해주니까 꽃들이 본연의 색을 보여준다. 우리 회원들의 손길이 있었기에 꽃이 예쁘게 피어준 것 같다. 꽃을 본 시민들이 복잡하고 피곤한 마음을 녹여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음꽃봉사단은 올해도 꽃을 통한 향기로운 사회조성에 나선다. 태평동 김용식·김용익 기념관 맞은편 언덕 공간, 남망산 공원 입구 김춘수꽃시비공원 및 소녀상 주변에 계절 꽃을 심을 계획이다.

이효진 단장은 “꽃동산 만들기 프로그램, 노인세대 및 소외계층 프로그램 봉사활동 등 시민들이 힐링하고 치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꽃은 저에게 보약이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매개체다. 꽃으로 따뜻한 사회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우리가 가꾼 김춘수 소공원에서 시와 음악, 꽃 체험을 함께 할 수 있는 작은 축제를 언젠가는 열어보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이어 “우리가 꽃을 심는 이유는 환경을 위한 마음에서부터 출발한다. 통영 시민 모두가 마음꽃봉사단이 돼 꽃을 훼손하지 않는 마음을 가져주시고, 화단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생활 문화를 가져주시길 당부드린다. 우리들도 꽃들을 잘 가꾸어 아름다운 환경이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마음꽃봉사단은 언제나 그랬듯이 꽃으로 활력을 얻고, 이 에너지를 통영시 곳곳에 전파하겠다. 마음꽃봉사단이 심은 이쁜 꽃들을 보면서 지치고 힘든 마음이 치유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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