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석초 정왕근 교사, 밴드 ‘어쿠스틱로망’ 활동 왕성
동아리‧뮤지컬단‧등교송 작곡 등 교내 음악 교육 열정

■한산신문 창간 33주년 특별기획- 우리 동네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9

‘초등교사 뮤지션’ 정왕근 교사(제석초)는 지난 2016년 통영의 직장인들과 함께 밴드 ‘어쿠스틱로망’을 결성, 학교에서도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흘려보내고 있다.
‘초등교사 뮤지션’ 정왕근 교사(제석초)는 지난 2016년 통영의 직장인들과 함께 밴드 ‘어쿠스틱로망’을 결성, 학교에서도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흘려보내고 있다.

근심일랑 잠시만 내려 놓아요 / 걱정따위 바람에 날려버려요 / 눈을 감고 지금을 마음껏 느껴봐요 / 바로 여기 통영에서 (밴드 어쿠스틱로망 ‘통영 이야기’ 中)

관객이 가득 찬 공연장, 한층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통영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가 흘러나온다. 통통통통통통통영~♬ 흥겨운 몸짓으로 가사를 주고받으며 관객과 소통하는 훈훈한 분위기. 그 가운데 덥수룩한 수염에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가진 보컬이 시선을 끈다.

관객 사이로 들리는 꼬마의 놀란 반응, “어? 우리 학교 쌤이다!”

‘초등교사 뮤지션’ 정왕근 교사(제석초)는 지난 2016년 통영에 거주하는 평범한 직장인들과 함께 ‘어쿠스틱로망’을 결성, 현재 5인조 밴드의 보컬로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보컬뿐만 아니라 멤버들과 함께 작곡‧작사까지 담당하는 정왕근 교사는 평범한 이야기를 담은 창작곡을 꾸준히 발표, 대구 포크페스티벌 콘테스트에서 입상하는 등 여러 라이브 무대를 통해 지역사회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 3월 열린 '어쿠스틱로망' 단독콘서트.
지난 3월 열린 '어쿠스틱로망' 단독콘서트.

지난 3월에는 통영리스타트플랫폼에서 ‘어쿠스틱로망 단독콘서트’를 개최, 기존 곡과 미발표된 신곡을 조화롭게 연주해 팬들과 시민에게 최고의 봄기운을 선사했다.

정 교사는 “말 그대로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우리 밴드 자작곡으로 2시간 가까이 관객과 호흡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게다가 티켓까지 매진이 됐다. 사실 첫 단독콘서트라 좌석의 여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110석이 가득 차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다. 넉넉지 않은 페이에도 흔쾌히 도움의 손길을 보내주신 음향‧영상 담당자분들 덕분에 질 좋은 콘서트를 선사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공연 소감을 밝혔다.

교직생활 18년차, 정 교사는 그간 몸담았던 각 학교에서 음악 활동을 지도하며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아이들에게 흘려보냈다.

인평초 재직 당시 ‘두드림밴드’를 결성해 운동장에서 펼친 멋진 공연, 만월요양원 봉사활동을 통해 바라본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은 아직도 그의 가슴 속에 남아 있다. 또한 통영초 근무 중 통영시와 학교의 지원을 받아 뮤지컬동아리 ‘통나무mu’를 지도, 윤이상 선생의 이야기를 다룬 ‘이상의 꿈’을 기획해 윤이상기념관에서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제석초에서는 동료 교사들과 함께 준비한 ‘등교송 공모전’으로 학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교사들의 손으로 작곡된 ‘안녕하say-yo~!’는 아이들의 목소리로 녹음됐고, 전교생과 교직원이 함께 즐긴 추억이 됐다.

정왕근 교사는 통영초 근무 당시 통영시와 학교의 지원을 받아 뮤지컬동아리 ‘통나무mu’를 지도, 윤이상 선생의 이야기를 다룬 ‘이상의 꿈’을 기획해 윤이상기념관에서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정왕근 교사는 통영초 근무 당시 통영시와 학교의 지원을 받아 뮤지컬동아리 ‘통나무mu’를 지도, 윤이상 선생의 이야기를 다룬 ‘이상의 꿈’을 기획해 윤이상기념관에서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제석초에서는 동료 교사들과 함께 준비한 ‘등교송 공모전’으로 학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등교송 ‘안녕하say-yo~!’는 아이들의 목소리로 녹음됐고, 전교생과 교직원이 함께 즐긴 추억이 됐다.
특히 지난해 제석초에서는 동료 교사들과 함께 준비한 ‘등교송 공모전’으로 학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등교송 ‘안녕하say-yo~!’는 아이들의 목소리로 녹음됐고, 전교생과 교직원이 함께 즐긴 추억이 됐다.

그는 “특별한 공연이 아니더라도 방과 후 음악동아리 지도, 학급 음악시간에 아이들과 우쿨렐레를 연주한 것, 실로폰 밴드를 구성해 인생의 회전목마 등을 연주했던 소소한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이런 선물 같은 추억은 도움을 주신 동료 선생님과 음악강사님들, 즐겁게 따라와 준 아이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다수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도움을 주고자 하루하루 고생하신다. 부끄럽지만 나는 이들만큼 아이들을 향한 마음을 품고 있는지 스스로 생각해본다. 하지만 내게 주어진 일이고, 책임이 있기에 원하든 원하지 않든 최선을 다하는 편이다. 물론 아이들과 허물없이 지내려 다가가고, 학부모님과도 지지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웃음 지었다.

교사와 뮤지션을 병행하는 삶은 때론 버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정 교사는 가장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하고, 학생들을 건강하게 가르칠 책임을 짊어지며, 뮤지션 정왕근로서의 인생도 닦아나가야 한다.

그는 “처음 밴드를 결성할 당시, 아이들이 어려서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 한 해 지나갈수록 주중에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요즘은 일주일에 1번 그것도 자정 전에는 마치기로 정했다. 멤버들 모두 직장인에다 가정이 있기에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그럼에도 밴드가 해체되지 않고 지금껏 노래를 내고, 공연을 할 수 있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 교사는 지도하는 모든 학생들을 향한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언젠가 죽음을 맞이한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여러 가지 외부의 요인들이 자신을 힘들게 할 수 있다. 그렇다 할지라도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는 주체적인 행복한 삶을 살길 바란다. 남들이 다 가는 길 보다는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가기 위해 노력하고, 때로는 잠시 쉬어가면서 행복하게 성장하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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