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그루매니저 전수연씨, 산림자원 조사·비즈니스모델 개발
산림자원 활용한 일자리 창출 공동체 ‘그루경영체’ 발굴·육성
사업계획수립, 창업·경영개선 지원…“소득증대·일자리 창출”

전수연씨는 통영 최초의 그루매니저다. 그는 올해 한국임업진흥원 산림일자리발전소에서 모집하는 그루매니저로 선정, ‘숲과 같이, 숲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전수연씨는 통영 최초의 그루매니저다. 그는 올해 한국임업진흥원 산림일자리발전소에서 모집하는 그루매니저로 선정, ‘숲과 같이, 숲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전수연씨는 통영 최초의 그루매니저다. 그는 올해 한국임업진흥원 산림일자리발전소에서 모집하는 그루매니저로 선정, ‘숲과 같이, 숲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그루매니저란 지역에서 산림과 인적자원을 조사하고 지역 특화 비즈니스모델의 그루경영체를 발굴·육성해나가는 현장 밀착형 전문 활동가를 말한다. ‘그루’는 나무의 밑동인 그루터기와 같은 사물의 기초이자, 산림청의 캐릭터 이름이며, ‘숲의 친구’라는 뜻을 의미한다.

전수연씨는 통영에서 유아들을 가르치는 어린이집 선생님으로 10여 년간 근무, 올해 2월까지 아이들과 함께 생활해 왔다. 그동안 몸담았던 어린이집이 유아숲교육 프로그램 운영기관으로 선정되면서 아이들과 함께 숲속에서 교감하는 시간이 늘었고, 숲과 자연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레 높아졌다. 그는 평일에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주말에는 유아숲지도사, ESD지도사 등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주경야독’의 시간이었다.

평소 여행을 좋아했던 전소연씨는 4년째 SNS기자단 활동을 이어오면서 통영의 산림자원에 대해 흥미를 느꼈다. 그는 “환경 쪽 일을 하고 싶었다. 어린이집 원장선생님께서 제가 숲과 자연, 환경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그루매니저 공고가 났다고 지원을 권유하셨다. 부담스럽기도 했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통영에 있는 산림자원이 일자리 창출 및 소득증대로 이어지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으로 판단해 그루매니저 모집에 지원했다. 서류통과 후 면접을 보고, 면접관 앞에서 경상도 말을 써가면서 제가 아는 모든 것들을 발표했고, 난의도 높은 질문에도 아는 만큼 편하게 말씀드리고 왔다. 그리고 합격 통보를 받았다”고 그루매니저에 지원한 계기를 설명했다.

그루매니저 전수연씨는 지역 내 산림·인적자원조사, 지역특화 비즈니스모델 개발, 사업계획수립, 창업과 경영개선 지원 등의 역할을 한다. 통영에서 산림자원을 활용해 소득을 늘리고,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하는 공동체(5인 이상)인 ‘그루경영체’도 발굴한다. 그루매니저는 산림일자리발전소와 그루경영체, 지자체와 그루경영체, 그루경영체와 그루경영체 사이에서 중간 연결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그루경영체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창업과 경영개선 지원까지 전 과정을 현장에서 풀어갈 예정이다.

전수연씨는 “한국임업진흥원 산림일자리발전소 그루경영체로 선정되면 선진지 견학, 전문가 멘토링, 워크샵, 마케팅, 홍보, 네트워크, 경영체 운영에 필요한 교육훈련, 사업계획 수립, 법인화 등 실질적인 산림창업을 지원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최소 3년에서 5년까지 총괄적으로 진행, 지원이 이뤄진다. 주민 공동체인 그루경영체에 속해 있는 분들이 산림자원을 통한 사업 구상을 잘 할 수 있도록 하고, 지원이 잘 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산림이라고 하면 흔히 사람들은 나무, 산나물, 목재 이런것들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밖에도 숲체험, 산림치유, 숲레포츠, 숲명상, 유아숲체험, 숲영상제작 등 산림의 영역은 다양하고 무궁무진하다. 통영시청 홈페이지에서 찾아본 결과 통영 전체 면적의 64%가 산림자원이다. 챗GPT나 AI 등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이 일할 공간이 점차 줄어드는 세상이다. 농업도 기술화가 많이 됐지만, 산림은 아직까지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되도 결국 산림쪽으로 일자리가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수연씨는 전국 14개 지역 중 통영의 그루매니저로 선정된 후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대전에서 열리는 그루매니저 교육을 매주 받고 있다. 강원도 고성에서 경남 통영까지 각 지역의 13명의 동기가 생겨 기쁘다는 전수연씨는 그들과 함께 공부하며 산림에 대한 새로운 것들을 배워가고 있다.

그는 “통영은 관광의 도시지만 통영의 섬들이 묻혀 있는 것이 늘 안타까웠다. 산림관광을 추진해 보고 싶은 큰 목표와 꿈이 있다. 섬에 있는 숲을 발굴하고 가꿔서 크고 작은 숲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싶다. 더불어 섬에 있는 숙박까지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섬과 숲에 머무는 산림관광을 추진하고 싶다. 이는 저 혼자만의 힘으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자체를 포함한 많은 분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지금은 육지에서 부터 시작하고 확장해 나가고 싶다”고 앞으로의 목표를 밝혔다.

전수연씨의 현재 목표는 건강한 ‘그루경영체’들을 발굴하는 것이다. 그는 “통영에 그루경영체를 알리는 것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산림이 자원이 되는 시대가 왔다. 집밖에 나서면 앞에도 뒤에도 산이 제일 먼저 보인다. 여지껏 산림자원을 눈으로 바라보면서 만족했고, 나무 심는 것에만 집중했었다. 인공지능의 발달은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이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산림쪽 분야밖에 남지 않았다. 어렵고, 더디게 가겠지만 이렇게 좋은 산림 자원을 가지고 산림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양관광도시, 바다의 땅 통영에서 관광과 산림을 접목한 그루경영체 발굴에 힘을 보태고 싶다. 아낌없이 주는 숲에게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득을 늘릴 수 있음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시길 희망한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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