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초 6학년 김재이, 유소년축구 대표팀 발탁 국제대회 우승
경남주니어FC 소속 주장…공격·수비 유틸리티 플레이어 ‘탁월’

■한산신문 창간 33주년 기획 – 지역의 미래 꿈나무들을 만나다 52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여름날, 그라운드 위 축구소년의 얼굴은 밝다. 4년 전부터 축구와 사랑에 빠진 소년은 꿈을 현실로 이루어가기 위해 운동장을 찾는다. (통영초 6학년 김재이)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여름날, 그라운드 위 축구소년의 얼굴은 밝다. 4년 전부터 축구와 사랑에 빠진 소년은 꿈을 현실로 이루어가기 위해 운동장을 찾는다. (통영초 6학년 김재이)

“국가를 대표해 조국을 빛내고, 세계적인 리그에서 필드를 누비는 멋진 상상을 해요. 실력과 인성을 고루 갖춘 훌륭한 선수가 되겠습니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여름날, 그라운드 위 축구소년의 얼굴은 밝다. 4년 전부터 축구와 사랑에 빠진 소년은 꿈을 현실로 이루어가기 위해 운동장을 찾는다.

통영공설운동장에서 만난 김재이(통영초 6) 학생은 그가 지닌 순수함으로 필드를 더 푸르게 물들였다. 밟고 선 잔디처럼 새파란 시절을 보내고 있는 재이. 매일 볼과 함께 지내는 그의 축구 이야기를 들어 봤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부모님의 권유로 축구를 시작한 재이는 이제 축구 없인 못산다고 말한다. 동료들과 협동이 필요한 스포츠로서의 매력, 득점과 수비성공 시 느끼는 쾌감이 지금까지 달려온 원동력이 됐다.

재이는 한국유소년축구연합회 대표팀으로 발탁, 지난달 15~20일 중국 연길에서 개최된 ‘2023 한·중 국제유소년축구교류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만끽했다.
재이는 한국유소년축구연합회 대표팀으로 발탁, 지난달 15~20일 중국 연길에서 개최된 ‘2023 한·중 국제유소년축구교류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만끽했다.

그동안 남해유소년축구대회, 경주화랑대기, 부여굿뜨래배 등 대회에 다수 출전한 재이는 최근 특별한 경험을 하고 돌아왔다.

지난달 15~20일 중국 연길에서 개최된 ‘2023 한·중 국제유소년축구교류대회’에서 우승을 차지,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만끽했다.

재이는 “지난 6월 한국유소년축구연합회 대표팀으로 발탁됐을 때 정말 행복했다. 경남에서는 4명이 뽑혔는데, 내가 그중의 한 명이라니 믿기지 않았다. 게다가 일주일간 리그 형식으로 진행된 대회에서 우승은 꿈 같은 일이었다. 비행기 타는 것도 좋았고, 외국 친구들과 친해진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첫 국제대회 경험을 통해 더 큰 꿈을 품을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표팀에 선발될 수 있었던 것은 그간 흘린 구슬땀에 있다. 재이는 소속 클럽(경남주니어FC) 연습을 위해 매일 방과 후 훈련장을 찾는다. 2시간가량 이어지는 훈련에도 불구, 재이는 힘든 내색을 보이지 않는다. 그저 “2학년 때부터 맨날 해오던 과정이라 몸에 배어서 괜찮아요. 오히려 재밌어요”라고 밝게 웃을 뿐이다.

재이는 경남주니어FC 주장으로서, 공격과 수비 모두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피지컬은 아직 소년의 모습이지만,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마음가짐은 여느 프로 선수 못지않게 성숙하다.

그는 “공격수로서 내 장점은 슈팅 감각과 바디페인팅 등 상대를 제칠 수 있는 개인기라고 생각한다. 수비 시에는 정확한 킥력을 통한 볼 배급, 침착함을 가지고 있다. 다만 보완해야 할 점도 많다. ‘오프 더 볼’ 움직임이나 공간 창출 능력을 갖춰야 하고, 1대1 대인방어 시 자세를 낮추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성찰했다.

이어 “공격에서는 엘링 홀란의 스피드, 골 결정력, 킥력, 팀 적응력 등 육각형 능력치를 닮고 싶다. 또한 수비에서는 김민재 선수의 여유로운 탈압박, 볼 배급 능력을 닮고 싶다. 특히 김민재 선수는 통영 출신으로, 점점 성장해 국가대표팀으로 발탁되고 현재는 유럽 리그에서 인정받는 모습이 나의 롤모델”이라고 말했다.

축구와 사랑에 빠졌다고 해서 매일 행복할 수는 없는 법. 재이에게도 힘든 순간은 있다. 큰 대회를 앞두고 고강도 체력훈련을 할 땐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 지치기 마련이다. 체력적인 부분은 감내할 수 있지만, 더 힘이 빠지는 순간은 동고동락하던 동료들이 축구를 그만둘 때다. 이는 친화력이 좋고, 동료를 소중히 여기는 재이에게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 소년은 앞 다가온 대회를 착실히 준비하기 위해 축구화 끈을 동여맨다. 오는 11~17일 경주 화랑대기전국대회를 준비하며 무더운 여름날 땀을 비오듯 쏟아낸다.

경남주니어FC 최인걸 감독은 “재이는 스피드, 킥력 등 기술적인 부분도 훌륭하지만, 클럽 주장으로서 동료 통솔 능력도 상당히 뛰어나다. 경남FC 프로 산하팀으로 진학을 결정한 만큼, 앞으로 펼칠 기량이 기대된다. 손흥민, 김민재 같은 세계적인 선수가 또 한 번 통영에서 나오지 않을까 자부한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재이의 단기 목표는 경남FC 프로 산하팀에 입단하는 것. 함안 군북중(경남FC U-15), 진주고 (경남FC U-18) 진학을 바라보고 있다.

프로 산하팀의 경우 전국의 프로산하 22개 팀과 리그 경기를 펼칠 수 있고 풍족한 지원이 따르지만, 그만큼 현실도 냉혹하다. 까다로운 입단 테스트는 물론, 입단 후에도 기준 점수에 미달 되면 퇴출의 위험이 따른다. 실력 좋은 선수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욱 단련하고, 스스로 가치를 증명해야만 한다.

재이는 요즘 무릎 성장통으로 고생 중이다. 하지만 그만큼 키가 자라는 게 눈에 띈다. 앞으로도 숱한 경쟁의 성장통이 기다리고 있지만, 소년은 실력과 특유의 긍정 마인드로 이겨낼 것이다. 세계 무대를 누비는 소년의 꿈은 지금 이 순간에도 영글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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