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 이용 친환경으로 굴 껍데기 세척…재활용 및 자원화 강구
세계 최초 고양이 모래, 김 종묘용, 비료·사료, 폼클렌징 등 개발
지난달 1~3일 고성 상족암 굴 껍데기 활용 ‘화이트머드 축제’ 호응

■굴 껍데기 자원 순환 전문회사 ‘가화바이오’ 김경옥 대표

굴 껍데기 자원 순환 전문회사 ‘가화바이오’ 김경옥 대표가 친환경공법으로 유기물질이 제거된 굴 껍데기를 들고 있다.
굴 껍데기 자원 순환 전문회사 ‘가화바이오’ 김경옥 대표가 친환경공법으로 유기물질이 제거된 굴 껍데기를 들고 있다.

“굴 껍데기는 쓰레기가 아니에요, 엄청난 자원입니다. 생각을 바꾸면 시야도 다르게 보이죠”

굴 껍데기 활용한 친환경 기업 가화바이오 김경옥 대표는 남태평양 청정휴양지인 팔라우 밀키웨이에서 산호가루로 천연 머드팩을 체험한 후 인생의 노선이 바뀌었다.

산호가루의 성분이 굴 껍데기와 유사하다는 말을 듣고 서울에서 통영으로 내려왔다. 굴 껍데기를 이용해 밀키웨이에 있는 머드팩을 만든다면 관광자원이 되고, 굴 껍데기를 자원화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것 같았다. 그렇게 지난 2020년 통영에서 가화바이오란 친환경 스타트업 기업을 설립했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너무나 단순하게 생각했다. 서울에서 굴을 먹으면 굴 껍데기가 깨끗해서 그런 줄만 알았는데 막상 굴 껍데기를 보니 껍데기에 붙은 이물질이 많아 어려움이 있었다. 굴 껍데기가 자원화되려면 굴 양식에 쓰이는 코팅사와 홍합·미더덕 등 각종 유기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하지만 당시 통영에서는 버리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굴을 까고 난 후 껍데기를 부숴서 그대로 버렸다. 굴 껍데기 자원화를 위해서 해야 할 것들이 점점 많았고, 한계가 있었다”고 회사 설립 후 막막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그래도 솟아날 기회는 있었다. 미생물을 활용해 음식물 처리 사업을 한 경험이 있었던 김경옥 대표는 이를 굴 껍데기에 적용했다. 굴 껍데기 표면에 붙은 유기물질도 미생물로 제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부단한 연구 끝에 소성이 없는 친환경 공법으로 1일 이내 유기물질을 제거하는 데 성공, 이와 관련한 특허도 냈다.

가화바이오의 특허공법을 활용해 1차로 굴 껍데기에 부착된 이물질을 제거하고, 2차로 유기물질을 제거하면 새하얗고 깨끗한 굴 껍데기가 완성된다.
가화바이오의 특허공법을 활용해 1차로 굴 껍데기에 부착된 이물질을 제거하고, 2차로 유기물질을 제거하면 새하얗고 깨끗한 굴 껍데기가 완성된다.

가화바이오의 특허공법을 활용해 1차로 굴 껍데기에 부착된 이물질을 제거하고, 2차로 유기물질을 제거하면 새하얗고 깨끗한 굴 껍데기가 완성된다. 이물질이 제거된 굴 껍데기는 보관할 때 악취가 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원으로 재탄생 될 수 있다. 굴 껍데기 원각은 김 종묘 배양 과정에서 활용되는 종패와 건축자재로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곱게 파쇄된 분말은 입자크기에 따라 탄산칼슘을 사용하는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김경옥 대표는 “전라도에서는 김 종자를 생산하기 위해 굴 껍데기를 중국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당시 국내에서는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었기 때문에 중국에서 수입하는 것을 국산화하고자 노력했다. 또한 비료와 사료, 보도블럭, 제설제, 비누, 폼클렌징 등의 제품을 연구·개발했다. 굴 껍데기를 자원화한 제품들을 많은 분들이 구매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화바이오는 세계 최초로 굴 껍데기를 활용한 친환경 고양이 모래를 제조,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용자들의 불편을 유발하는 먼지 발생 및 응고력, 흡수력, 탈취 등에서 품질을 갖췄으며, 환경에서 유래된 성분이라는 것에서 기대를 모았다.

지난달 1~3일 고성 상족암 오토캠핑장에서 개최된 굴 껍데기를 재활용한 ‘화이트머드 축제’, 높은 호응을 얻었다.
지난달 1~3일 고성 상족암 오토캠핑장에서 개최된 굴 껍데기를 재활용한 ‘화이트머드 축제’, 높은 호응을 얻었다.

또한 지난달 1~3일 고성 상족암 오토캠핑장에서 굴 껍데기를 재활용한 ‘화이트머드 축제’를 개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머드 축제를 선보였다. 드디어 김 대표가 밀키웨이에서 처음 떠올렸던 꿈이 생생히 이뤄진 것이다. 이번 축제에 사용된 굴 껍데기의 양은 약 2톤 가량이다. 김경옥 대표와 이연후 총괄본부장은 처음 치르는 축제 준비에 하루하루 분주했다. 세척을 마친 굴 껍데기를 곱게 갈아 머드로 만들고, 피부 임상테스트도 마쳤다. 풀장 또한 직접 준비했다. 축제는 성공적이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여름철, 캠핑장에서 만난 굴 껍데기 머드와 시원한 물놀이는 아이들과 어른 모두를 만족시킨 축제였다. 어린이들은 가족과 함께 머드팩을 바르며, 풀장 안에서 공놀이를 즐기는 소중한 경험을 체험했다.

김 대표는 “처음 치러보는 축제를 위해 모든 것이 수작업으로 진행됐고, 땀과 열정으로 이뤄냈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통영에서는 매년 한산대첩축제가 개최되고 있는데, 화이트머드 축제를 확대해 통영에서의 하나의 관광 콘텐츠로 확장시키는 것이 꿈이다. 통영은 국내 굴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굴 껍데기를 자원화한 머드 축제가 열린다면 많은 관광객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좀 더 오랫동안 머물 수 있는 관광 기반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연간 폐기되는 굴 껍데기의 양은 30만톤이 넘는다. 이를 한꺼번에 모두 처리하기는 힘들기에 앞으로가 중요한 시기다. 부산물 자원이 재활용되기 위해서는 깨끗하게 분리배출을 해야 한다. 분리배출이 된다면 바다의 모든 부산물들은 쓰레기가 아닌 자원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버린다는 개념보다는 다시 재활용한다는 개념으로 주인의식을 가진다면 우리의 미래가 조금씩 변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옥 대표는 “앞으로 자원 재순환 프로그램을 구성해서 어린이들이 좀 더 환경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체험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부산물 자원 활성화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할 예정이다. 지난 3년간 회사를 운영하며 어려움도 즐거움도 많았다. 이를 밑바탕 삼아 해양 부산물이 지속가능한 환경과 어울릴 수 있도록 꿈을 실현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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