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가에서 스님의 길을 택한 연암사 주지 연암

 

동아대 졸업 서울지법 근무, 서예가에서 철학박사까지 긴 여정
43년 전 부처님의 가르침 따라 불가 귀의, 중생 인도 봉사 앞장
MBC 만나고 싶은 그 사람, KBS 아침마당 섭외…현재 삶 만족

"사람에게는 누구나 자신의 운명이 정해져 있습니다. 다만 그 길을 언제 찾느냐가 중요한 게지요"

서예가에서 43년 전 부처님의 뜻에 따라 스님의 길을 택한 무전동 연암사 주지 연암(속명 이정희).

연암 스님은 통영에 터를 잡고 고등학교를 거쳐 동아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지방법원에서 근무한 재원이었다.

평소 문학과 서예에 소질이 있어 백제예술협회 문화공보부 주최 서예대회를 비롯 동양문화예술협회, 동남아 종합예술대상, 대한민국서예 대상전, 일본 후쿠오카 문화예술원장 감사패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다.

94년 한중일 동남아 종합예술대상전 종합단체상 우승기를 획득하고, 현대서화예술협회 운영위원장을 지낼 만큼 그녀의 명성은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평범한 생활 속에서 안빈낙도의 삶을 살아가던 그녀에게 인생을 바꿀만한 큰 일이 발생했다.

자신만큼이나 사랑하던 남편과 갑작스런 사별이 예고 없이 찾아왔던 것.

이 일로 10년간 운영하던 백송서예학원 등 서울생활을 청산하고 삶의 터전이었던 통영으로 발길을 돌렸다.

"고향에서 봉사하고 살자, 이것이 나에게 주어진 길이다" 이렇게 마음먹은 그녀는 충렬사 전통문화교실을 운영하면서 열심히 살았다.

하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은 결국 그녀를 불가에 귀의시켰다.

43년 간 불경과 서예로 마음을 닦으면서 부처님의 뜻에 따라 상담 어머니회와 학교순찰대, 어머니 봉사단 등을 구성, 적극적인 봉사활동에 앞장섰다.

또 철학공부에도 정진, 지난 2001년 태국 승가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결국 연암사의 주지로서 중생들의 갈 길을 인도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파란만장한 인생을 산 덕에 현대문학 수필 등단과 함께 MBC '만나고 싶은 사람'에 초대돼 1시간 동안 대담을 나눈 적도 있었다.

또 KBS 아침마당에서 섭외 요청이 들어오고 있으나 주지 연암 스님은 "현재의 삶에 만족한다"는 대답이다.

"이제 제가 할 일은 자신의 운명 속에서 고통받는 중생들을 인도하는 것입니다"
연암 스님이 속인들에게 자주 해주는 말이 복록선경'福祿善慶'(거울처럼 맑고 착하게 살면 복록이 찾아온다)이다.

스님이 특별히 아끼는 글귀이기도 하다.

"사업에 실패하고 가정이 화목하지 못한 것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단지 어둠의 길에서 자신의 운명을 몰라 헤매 다니기 때문이지요. 제가 부처님의 뜻에 따라 연암사를 연 것도 중생들이 앞날을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길을 인도하자는 소망입니다"

주지 연암 스님은 "누구나 힘들고 지칠 때 이 연암사가 따뜻한 벗이 됐으면 한다"고 다시 한번 합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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