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스동서, 욕지도 서측 해역 340MW 규모 신청
어업인 단결 “생존권 문제, 적극 대응하겠다” 결의

어민들에게 황금어장으로 불리는 욕지도 해상에 또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이 추진, 어민들의 반발이 거세다.(사진=지난 2021년 경남어업인들의 욕지도 인근 해상시위 모습)
어민들에게 황금어장으로 불리는 욕지도 해상에 또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이 추진, 어민들의 반발이 거세다.(사진=지난 2021년 경남어업인들의 욕지도 인근 해상시위 모습)

어민들에게 황금어장으로 불리는 욕지도 해상에 또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가 추진, 어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경남어선어업인연합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초 부산 중견기업인 아이에스동서가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에 해상풍력 발전사업허가를 신청했다.

계획 면적은 욕지도 서측 해역(본섬~구돌서 사이) 21.93㎢ 해상에 발전용량 340MW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해상풍력은 수심 20~50m 사이에 평균 풍속이 6㎧를 넘는 곳을 사업 적합지로 보고 있다. 욕지도 해역은 해당 조건들이 모두 충족하는 곳 중 하나다.

현재 욕지도를 중심으로 아이에스동서를 포함해 모두 4건의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지난 2019년 뷔나에너지(구 욕지풍력)는 욕지도 서쪽 8㎞ 해상(구돌서 일원) 32㎢ 면적에 14~17MW급 풍력발전기 27개를 세우는 발전사업 허가를 받았다. 또 2021년에는 현대건설이 욕지도 동쪽 좌사리도 일원 47㎢ 면적에 8MW급 풍력발전기 28기에 대한 허가를 득했다. 한국남동발전도 욕지도 남쪽 해상(갈도~좌사리도 일원)에서 풍황계측을 마치고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아직 신청 접수 단계로 발전사업 허가 등 많은 절차가 남은 상태지만 이미 주변에 여러 해상풍력발전단지가 추진되고 있어 어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욕지도 일대는 항아리형으로 둘러싸인 바다로, 통영을 비롯 고성, 남해, 사천 등 경남 다수 어업인이 활동하는 조업구역이다. 욕지도 해역은 경남 해역 어류의 최대 어류 서식·산란장으로 각종 어종들이 밀집하는 ‘황금어장’으로 불린다. ‘해양공간계획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욕지도 인근 해역 대부분이 ‘어업활동 보호구역’으로 설정돼 있기도 하다.

어업인들은 해상풍력발전단지가 건설되면 해당 해역을 발전사업자가 건설과 가동기간 동안 배타적 권리를 확보, 대규모 조업지 상실로 미래생존권이 박탈되고 경남 수산업 전체가 붕괴될 위험이 높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한 광활한 바다에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가동 과정에서 발생할 소음과 진동, 전자파 등의 영향으로 산란 및 서식지 훼손, 해양생태계 교란 등의 피해를 우려한다.

경남 어민들은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을 생존권 문제로 보고 적극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경남해상풍력대책위원회는 지난 12일 통영수협 회의실에서 긴급회의를 개최,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 반대 의지를 확고히 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경남권역해상풍력대책위원장인 정두한 통영수협 조합장은 “어업인들의 삶의 터전인 욕지도 인근 해상에 해상풍력발전단지가 조성되면 어업인들은 설 자리를 잃게 되고, 수산업 역시 무너지게 될 것이다. 우리 어민 스스로 바다를 지켜야 한다. 대책위에서는 서로 합심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해상풍력 저지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 17일에는 통영시 스탠포드 호텔에서 ‘욕지 해상풍력 발전사업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참석한 경남 어업인들은 해상풍력사업 반대 의견을 강력히 전달했다.

경남어선어업인연합회장인 최필종 멸치권현망수협 조합장은 “우리 바다는 우리가 지켜야 한다. 해상풍력발전단지사업에 대한 반대 입장을 해수부와 산자부, 환경부에 전달하고, 관철되도록 끝까지 대응하겠다. 어업인들의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향후 해상시위를 해서라도 어업인들의 진정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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