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가다 보면 하천을 복개하는 작업이 요란하다. 굴삭기로 하천을 파헤치거나 확장한다.
대도시는 복개된 하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려고 예산을 투입한다. 굳이 복개하지 않았어도 될 하천이다. 이는 곧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다.
산에서 내려오는 물은 원래 음용해도 될 정도로 깨끗하지만, 어느 지점을 지나면 썩은 물로 바뀌어 악취를 풍기고, 고인 물에서는 모기와 갖가지 미생물, 실지렁이가 꿈틀거린다. 복개된 곳을 지나면 생기는 현상이다. 다시 생활하수와 합쳐져 썩은 물이 되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
산에서 내려온 물줄기는 깨끗한 물이라 손발을 씻을 만큼 좋은데, 복개하지 않아도 되는 곳을 복개한다. 복개된 곳에서는 생태계를 찾을 수 없다. 대도시는 도심 내부의 복개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는데, 오히려 거꾸로 가는 형국이 아닌가.
장마철이 되고, 폭우가 내리면 하천 주변은 물난리를 겪을 수 있다. 그러면 가장자리에 석축이나, 콘크리트로 벽을 만들면 된다. 굳이 바닥까지 복개할 이유가 없다. 바닥까지 복개가 이루어지면 생태계가 완전히 파괴돼 미생물이 살 수 없다. 썩은 물과 퇴적토가 쌓여 악취만 풍기고, 해마다 방역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오염지역을 만들어 방역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하천은 흙과 만나지 않으면 생물이 살 수 없고, 정화되지 않아 미생물도 살 수 없다. 땅을 콘크리트나 돌로 덮어버리면 보기는 좋아도 결국, 후에는 각종 병원균과 해충이 사는 곳이 되고 만다.
복개하려면 하천의 벽면만 복개해도 될 것을, 전부 진행하면 생태계는 완전히 파괴된다. 절반을 복개해도 문제가 되는데, 완전히 덮어버리거나 바닥을 덮으면 물이 썩어 악취가 발생하고, 벌레가 생긴다. 그 영향은 고스란히 시민들이 겪어야 할 문제다. 복개할 때는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조사해야 하고, 하지 않아도 되는 곳은 자연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 하천에서 손발을 담그며 놀 수 있는 시대가 그리워진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