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초 공사 중단, 경찰서·소방서 등 입주 무산 위기
사업자 측 부족한 암석량 따른 손실보전금 거제시에 요구
거제시 “협약서에 손실분 보전 항목 無…지원 명분 없다”

거제시 행정타운 조성사업 공사 현장(옥포동 산177-3번지 일원). 암석 존치량 부족으로 현재 공사는 공정률 65%에서 중단된 상태이며, 거제시와 사업자 간 130억원의 손실보전금 분쟁마저 발생했다.
거제시 행정타운 조성사업 공사 현장(옥포동 산177-3번지 일원). 암석 존치량 부족으로 현재 공사는 공정률 65%에서 중단된 상태이며, 거제시와 사업자 간 130억원의 손실보전금 분쟁마저 발생했다.

거제 행정타운 조성사업이 반복되는 공사 중단으로 거듭 난항을 겪고 있다.

이번에는 암석 존치량 예측 실패로, 130여 억원에 달하는 공사 손실금 청구 분쟁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당초 민간사업자가 터를 닦는 공사를 제대로 시행하지 못해 장기간 표류하다 우여곡절 끝에 다른 사업자로 교체됐지만, 손실보전금 분쟁이 불거지면서 2년 만에 또다시 공사가 중단됐다.

거제시와 사업자 간의 법적 분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행정타운 조성사업은 거제시 옥포동 산177-3번지 일원을 석산 개발 방식으로 다듬어 공공 청사 등을 지을 터(9만6천847㎡)로 만드는 게 뼈대다.

사업자는 터 닦기 과정에서 나오는 자연 상태 암석 233만㎥(추정치)를 골재로 팔아 공사비 379억원을 조달해야 한다.

지난 2016년 9월 착공했으나 공정이 12%에 그친 채 수년째 골머리를 앓았고, 사업자 재공모를 거쳐 새 사업자를 선정하고서야 지난 2020년 4월 공사를 재개했다.

이후 순항하는 듯했지만, 암반량이 추정치와 적잖은 차이가 발생해 문제가 불거졌다. 골재로 팔 수 있는 돌이 적게 나오고 사토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공정률 65%인 현재 골재로 사용할 수 있는 암반량은 당초 예상한 233만㎥보다 적은 170만㎥ 정도에 불과했다. 반면 사토량은 예상치 17만㎥를 훌쩍 넘는 73만㎥에 달했다.

이에 그동안 재정 지원을 요구해왔던 사업자 측은 아예 공사를 중단하고, 시에 130억원 상당의 손실보전금을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거제시는 사업자와 체결한 협약을 변경해 공사비 일부(60~90억원)를 보전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정확한 손실금 계산 미비와 법적 근거 부족, 관계 공무원 배임죄 처벌 우려 등의 이유로 거제시의회 반대에 막혀 무산됐다.

현재 시는 암석 부족분에 해당하는 30억원 정도만을 인정하고 있다.

거제시 관계자는 “업체는 암석 부족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 등을 이유로 130억원의 손실금 보전을 요구하고 있으나, 협약서에 손실분 보전 항목이 없어 보전해줄 수 있는 명분이 없다. 업체가 거제시 암석 예측량 실패 등의 이유로 손실금 보전을 요청하고 있어 분쟁이 발생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분쟁이 발생하면 중재원에 중재 요청을 하든지, 아니면 소송으로 진행해야 한다. 현재 중재 요청과 소송 모두 검토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공사 재개에 대해서도 “암석 부족으로 당장 새로운 업체가 공사를 이어가기 어렵다. 시 재정사업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부지 확장 가능성을 비롯해 공공 청사 이전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중재원의 중재 기간은 1년~1년 6개월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행정타운 부지 조성 완공 시점이 불확실해지면서 거제경찰서와 거제소방서 등 지역 관공서 이전도 사실상 실현 불가능해졌다.

거제경찰서는 행정타운 공사 지연을 이유로 입주 불가 입장을 이미 밝혔다. 거제소방서도 현재 옥포 조각공원으로 이전을 희망하며 검토해 줄 것을 거제시에 요청했다. 현재 행정타운에 입주를 계획하고 있는 공공기관은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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