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영신봉-낙동강 하류 고암나루 ‘낙남정간 종주’ 산악시집

김보한 시인이 5여 년의 낙남정간 종주를 담은 시집 ‘낙남정간을 읽다(실천문학사)’를 출간했다.
김보한 시인이 5여 년의 낙남정간 종주를 담은 시집 ‘낙남정간을 읽다(실천문학사)’를 출간했다.

백두대간은 1대간이고 2정간(장맥정간, 낙남정간)이며 12정맥이라네요
‘여지편람(연대 작자 미상)’의 산경표 산경 16페이지 뒷면과 산경 18페이지 앞면에 그 예전부터도 명백했다나요
근자에 발견된 산경표 초기 필사본에도 일관되게 낙남정간으로 표기라네요
그래서 나도 낙남명맥은 아니고 낙남정간(落南正幹)이 맞는다고 박수치며 노래합니다요
-‘낙남정간’ 中에서-

지면에 산줄기를 일으켜 세우는 김보한 시인이 5여 년의 낙남정간 종주를 담은 시집 ‘낙남정간을 읽다(실천문학사)’를 출간했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지원을 받은 이 시집은 제1~4부로 구성, 총 56편의 시가 실렸다.

이번 시집은 지리산 영신봉에서 낙동강 하류 고암나루까지 총 239.85km에 이르는 ‘낙남정간’을 종주하면서 산에 얽힌 설화나 서사까지도 읽어내 시로 형상화한 역작이다.

이에 대해 구모룡 문학평론가는 “지용과 노산의 산행 시가 없었던 바 아니지만, 경로와 행보의 총체에 있어 전무한 문학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일”이라고 평했다.

김보한 시인은 그동안 시집 ‘진부령에서 하늘재까지’, ‘하늘재에서 천왕봉까지’와 시조집 ‘백두대간, 길을 묻다’를 출간, ‘백두대간 남진구간 단독 종주’라는 10년의 여정을 발표하면서 산악시와 산악시조를 구현해왔다.

김보한 시인이 시도했던 특별한 시적 행보는 ‘낙남정간을 읽다’에서 계속된다.

특히 시인은 산악인들 사이에서 흔히 일컫는 ‘낙남정맥’이라 부르지 않고, ‘낙남정간’으로 호칭을 분명히 한다. 그 이유에 대해 시인은 시집의 서문 격인 ‘낙남정간’에서 밝히고 있다.

김태경 문학평론가는 “이번 시집은 현재까지 시의 생산적인 측면에 있어서, 그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초유의 사건이다. 낙남정간을 시로 풀어내어 이미 있는 존재를 다시금 아름다운 언어로 갱생하고 낙남정간의 존재적 가치를 부여한다. 이외에도 산에서 겸손함과 정겨움, 푸름을 배우는 인간의 덕목 또한 엿볼 수 있다. 시인의 고귀하고 특별한 시적 행보로 생성된 시편들이 세상에 차츰 드러나 독자와 공유하는 계기를 마련하길 기원한다”고 평했다.

김보한 시인은 “올곧게 신(神)이 빚은 명산과 강줄기가 더불어 사는 낙남정간, 어쩌면 그 예전에는 풍광마저 더없이 지순(至純)하여 영롱하였으리라. 올찬 산세에 감탄도 해보고 더러 허탈도 당했지만 다 흘러간 세월 탓으로 돌렸다. 낙남정간의 산길은 지리산 영신봉에서 낙동강 하류 고암나루까지를 선택했다. 2018년 4월 1일 ‘낙남정간 종주’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동희(東熙)가 늘 가슴에 맴돈다”고 말했다.

한편 김보한 시인은 1986년 시집 ‘벙어리 매미는 울지 못한다’를 발간하고 1987년 ‘문예중앙’(가을호)에 시 ‘비둘기’ 등을 발표하며 시인으로, 198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조 ‘살풀이’가 당선돼 시조 시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외에도 다수의 시집과 시조집을 발간, 현대시조문학상, 성파시조문학상, 김상옥백자예술상, 한국바다문학상 본상, 청마문학연구상 대상, 최계락 연구논문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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