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본고장에 알린 통영만세운동…로마·아스콜리 피체노 '감동'
꿈틀꿈틀통영청소년뮤지컬단 국외 공연, 송천박명용예술장학재단 후원

 

통영예총 꿈틀꿈틀통영청소년뮤지컬단(단장 원필숙)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각) 이탈리아 아스콜리피체노 ‘teatro dei filarmonici’ 극장에서 창작교육뮤지컬 ‘꽃비 내리는 날’을 공연했다.

모두 모두 나오세요 통영읍내 이 거리로 / 조선 독립 울려 퍼질 통영읍내 이 거리로 / 이 나라를 찾을 기회 우리 손에 달려있어 / 이 세상을 바꿀 기회 우리 손에 달려있어 / 신분 귀천 상관없소 모두 모두 같은 마음 / 내 나라를 찾고 싶은 모두 모두 같은 마음 … … (창작교육뮤지컬 ‘꽃비 내리는 날’ 넘버 ‘외쳐라 조선의 독립’ 중에서)

통영의 문화예술이 세계문화유산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통영 청소년의 목소리로 울려 퍼졌다.

꿈틀꿈틀통영청소년뮤지컬단(단장 원필숙, 이하 꿈틀꿈틀뮤지컬단)은 지난달 25일 이탈리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만리 먼 타국에서 아름다운 하모니로 한국과 통영의 역사를 알릴 생각에 꿈틀이들은 기대감에 부풀었다.

막이 오르자 현지 관객들과 재이탈리아 한인들은 열광적인 박수로 찬사를 보냈고, 이내 눈시울 붉히기도 했다.

송천박명용예술장학재단(이사장 박혁)의 후원으로 마련된 이번 국외 공연은 이탈리아의 소도시 아스콜리 피체노와 수도 로마에서 2회에 걸쳐 열렸다.

창작교육뮤지컬 ‘꽃비 내리는 날’ 통영기생만세운동 무대 성료
현지 관객·재이탈리아 한인 “눈물겹게 아름다운 이야기” 찬사

이번에 선보인 ‘꽃비 내리는 날’은 통영의 예기조합 기생 33명의 독립운동이 모티브가 된 창작교육뮤지컬이다.
꽃잎처럼 여리디 여린 두 기녀가 주민과 함께 목 놓아 외치는 독립 만세, 그 간절한 이야기가 한편의 뮤지컬로 탄생했다.
꽃잎처럼 여리디 여린 두 기녀가 주민과 함께 목 놓아 외치는 독립 만세, 그 간절한 이야기가 한편의 뮤지컬로 탄생했다.

원필숙 단장(기획)을 비롯 이재일 연출감독, 정혜진 작곡 겸 음악감독, 유송이 안무감독, 김혜숙 운영감독이 동행했으며, 16명의 꿈틀이들은 처음 서보는 해외 무대와 관객 앞에서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민족의 얼을 쏟아냈다.

이번에 선보인 ‘꽃비 내리는 날’(작가 박도영·작곡 정혜진)은 통영의 예기조합 기생 33명의 독립운동이 모티브가 된 창작교육뮤지컬이다.

배경은 일제 치하 통영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다. 일본의 무자비한 폭정으로 주민의 삶이 날로 어려워지자 꿈을 버리고 기녀의 삶을 택한 막래와 소선은 우연한 기회에 독립을 위한 비밀스러운 현장을 목격한다.

하지만 독립운동을 추진하던 충호와 그의 일행이 발각되며, 일본 경찰에게 붙잡혀가는 사건이 발생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막래와 소선의 기방에도 전국에서 독립만세 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났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꽃잎처럼 여리디 여린 두 기녀가 주민과 함께 목 놓아 외치는 독립 만세, 그 간절한 이야기가 한편의 뮤지컬로 탄생했다.

특히 이날 공연을 펼친 ‘teatro dei filarmonici’는 2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극장으로, 꿈틀이들에게 뜻깊은 시간이 됐다.
특히 이날 공연을 펼친 ‘teatro dei filarmonici’는 2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극장으로, 꿈틀이들에게 뜻깊은 시간이 됐다.

아스콜리 피체노 공연…200년 역사 자랑하는 극장
언어·문화적 차이 뛰어넘은 꿈틀이들의 열정·진정성

꿈틀꿈틀뮤지컬단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각) 아스콜리 피체노(Ascoli piceno) 시(市) ‘teatro dei filarmonici’ 극장 무대에 올랐다.

이날 공연에는 마르코 피오라반띠(Marco Fioravanti) 시장, 지오반니 실베스트리(Giovanni Silvestri) 부시장, 모니아 발레시(Monia Vallesi) 문화국장, 가스파레스폰티니 공립음악원(Istituto Musicale Gaspare Spontini) 국인철 학장, 마리아 푸카(Maria Puca) 교무과장, 현지 관객이 참석했다.

이재일 연출감독이 신명 나는 태평소 연주와 비나리로 분위기를 한껏 띄웠고, 이어 막을 올린 뮤지컬 공연에 관중들은 눈을 떼지 못했다.

비록 언어적 의미 전달은 온전히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통영 청소년들의 열정과 진정성은 언어·문화적 차이를 뛰어넘어 관객의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특히 이날 공연을 펼친 ‘teatro dei filarmonici’는 2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극장으로, 꿈틀이들에게 뜻깊은 시간이 됐다.

지난달 3일(현지시각)에는 로마한글학교에서 공연하며 이탈리아 교민들과 따뜻한 인연을 맺었다.

로마한글학교 공연…반겨준 재이탈리아 한인들
태극기 함께 흔들며 맺은 동포와의 따뜻한 인연

지난 3일(현지시각) 로마한글학교에서는 재이탈리아 한인들과의 따뜻한 인연이 맺어졌다.

이날 공연에는 로마한글학교 안영신 교장, 이예옥 교사(통영 출신), 각 학급별 교사 및 학생, 학부모가 참석했다.

로마한글학교는 평소 중학교로 운영되는 학교공간을 빌려 매주 토요일 오후 2~6시마다 한글수업을 열고 있다. 주로 교민 2세대들이 학생으로 다니는 중이며, 이날 약 100여 명의 동포가 모여 국악 공연과 뮤지컬 공연을 관람했다.

공연이 끝나자 양국 청소년들은 어느새 친구가 돼 작별의 아쉬움을 나누기도 했다.

로마한글학교는 주로 교민 2세대들이 학생으로 다니는 중이며, 이날 약 100여 명의 동포가 모여 국악 공연과 뮤지컬 공연을 관람했다.
로마한글학교는 주로 교민 2세대들이 학생으로 다니는 중이며, 이날 약 100여 명의 동포가 모여 국악 공연과 뮤지컬 공연을 관람했다.

꿈틀꿈틀뮤지컬단 단원들은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기 싫을 정도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막상 무대에 올랐을 때는 관객석 어두워 느끼지 못했지만, 공연이 끝나고 큰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을 때 정말 뿌듯했고 전율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스콜리피체노 현지 관람객은 “커튼콜이 끝나자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들이 뭐라 말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한국적인 음악에 얹힌 그들의 노래와 연기는 진정으로 다가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로마한글학교 학부모는 “한국 청소년들과 이탈리아 교민 자녀들이 교류하는 기회가 앞으로 많아지면 좋겠다. 그동안 아이들에게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을 가르쳐줄 기회가 없었는데, 꿈틀꿈틀뮤지컬단이 그 목마름을 씻어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한편 꿈틀꿈틀통영청소년뮤지컬단은 관내 초·중·고 연합 뮤지컬단으로, 10년째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2013~2019년 충렬초등학교, 2021~2022년 통영교육지원청 지정 통영예총 행복마을학교로 운영됐으며, 지난해부터 통영예총과 진남초등학교가 지역사회 행복마을학교로 함께 운영하고 있다.

“영국 에든버러, 미국 브로드웨이까지 꿈꿔 봅니다”
원필숙 꿈틀꿈틀통영청소년뮤지컬단장(통영예총 회장)

“회장님은 청소년 뮤지컬을 열심히 하셨지요?”

그리고 평생 잊지 못할 말씀 “나는 사람과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내가 예총에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할 수 없는 일을 예총을 통해 도움받습니다”

꿈틀꿈틀통영청소년뮤지컬단의 꿈은 그때부터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원필숙 단장은 지난 2020년 2월 충렬초등학교 교장 재임 시, 故 송천 박명용 회장과 나눈 대화를 소개하며 꿈틀꿈틀뮤지컬단의 아름다운 성장을 소망했다.

이번 이탈리아 공연은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통영예술 메세나 운동을 이어가고 있는 송천박명용예술장학재단 박혁 이사장을 비롯 운영위원회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추진될 수 있었다.

원필숙 단장은 “박혁 이사장님과 초대단장 김용은 교장선생님, 김정명 해양소년단연맹장님, 통영교육지원청 김경숙 전 교육장님, 김재수 교육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10년 동안 보이는 곳이든 보이지 않는 곳이든 헌신해주신 학교 선생님과 지도 강사, 통영예총 관계자 여러분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원 단장은 “아스콜리 피체노 시장, 부시장, 문화국장까지 참석해 나전칠기 액자를 선물로 전달할 때 만족한 모습과 공연을 성황리에 끝낸 뒤 단원들의 뿌듯한 모습은 잊을 수 없다. 로마공연을 추진해 준 이민 25년 차 통영 출신 이예옥 선생님께 교민들이 ‘앞으로 이런 기회를 더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던 모습도 뜻깊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빛고운 한복을 입고 거리 퍼레이드를 할 때, 외국인들의 깊은 관심을 보며 ‘가장 통영적인 것이 가장 한국적이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란 생각을 했다. 이번에는 삼일절 기념 ‘꽃비 내리는 날’ 작품으로 이탈리아를 다녀왔으니, 다음에는 넬슨 제독보다 훌륭한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기념 ‘학익진’으로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참여하고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이탈리아의 갖가지 교육사례를 보며, ‘캠퍼스가 있는 곳만 학교가 아니라, 학생이 있는 곳이 학교’라는 교육 가치관이 견고해졌다. 통영에 예술학교가 생긴다면, 인구급감 시대에 학령제가 아닌 ‘세대통합예술학교’로써 모든 연령층과 외국인까지 수용하는 모습을 그려본다. 나아가 이들이 통영으로 와서 공부하고, 우리도 외국에 나가 공부할 수 있는 교류예술학교의 문이 열리길 소망한다”며 웃음 지었다.

 

아스콜리 피체노 시청사에서 찍은 단체사진.
아스콜리 피체노 시청사에서 찍은 단체사진.
첫 공연이 열린 'teatro dei filarmonici’ 극장 앞.
공연 하루 전날 연습에 열중하고 있는 꿈틀이들.
아스콜리 피체노 공연에 앞서 원필숙 단장과 마르코 피오라반띠 시장이 양 도시의 특산품을 주고 받았다. 
원필숙 단장은 통영의 자랑인 나전 공예품을, 마르코 피오라반띠 시장은 아스콜리 피체노의 특산품이 세라믹 도자기를 선물했다.
창작교육뮤지컬 '꽃비 내리는 날' 공연 모습.
비록 언어적 의미 전달은 온전히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통영 청소년들의 열정과 진정성은 언어·문화적 차이를 뛰어넘어 관객의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비록 언어적 의미 전달은 온전히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통영 청소년들의 열정과 진정성은 언어·문화적 차이를 뛰어넘어 관객의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산마리노 공화국 문화탐방.
로마 문화탐방.
쏘렌토 문화탐방.
피렌체 문화탐방.
바티칸 문화탐방.
지난달 3일(현지시각)에는 로마한글학교에서 공연하며 이탈리아 교민들과 따뜻한 인연을 맺었다.
로마한글학교에도 통영의 나전 공예품이 전달됐다. 로마한글학교 안영신 교장(오른쪽)과 통영출신 이예옥 교사(왼쪽).
로마한글학교에도 통영의 나전 공예품이 전달됐다. 로마한글학교 안영신 교장(오른쪽)과 통영출신 이예옥 교사(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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