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복’ 대량양식 성공…복어 양식 연구·개발·운영 35년 경력
복어회·복어진액 등 가공식품 개발, 고부가가치 산업화 집중

■한산신문 창간 34주년 특별기획
황복 대량양식 선구자 ‘아쿠아토피아 인터내셔널’ 김형선 대표

고급어종 ‘황복’ 대량양식의 선구자인 김형선 대표는 한산도 앞바다에서 복어 30만여 마리를 키우고 있으며, 가공식품 개발 등 고부가가치 산업화에 주력하고 있다.
고급어종 ‘황복’ 대량양식의 선구자인 김형선 대표는 한산도 앞바다에서 복어 30만여 마리를 키우고 있으며, 가공식품 개발 등 고부가가치 산업화에 주력하고 있다.

해양수산 벤처기업 ‘아쿠아토피아 인터내셔널’ 김형선 대표는 자나 깨나 복어만 생각하는 복어 사랑꾼이다.

복어 중에서도 귀한 고급어종 ‘황복’ 대량양식의 선구자인 김 대표는 한산도 앞바다에서 황복, 자주복, 졸복, 복섬 등 30만여 마리를 키우고 있다.

한국해양연구원(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소속 연구원이었던 그는 안정적인 직장을 떠나 통영에 정착했다. 황복 양식에 관한 연구·개발을 시작으로 운영까지 35년의 경력을 자랑한다.

김형선 대표는 연구원이었던 1990년대 초, 참게 연구를 위해 임진강을 자주 드나들다가 황복을 처음 마주했다. 황복은 바다에서 성장하지만 산란 시기가 되면 강으로 거슬러 올라와 알을 낳는다. 당시 어민들이 강에서 황복을 잡아 비싸게 파는 것을 본 김 대표는 황복을 대량 양식한다면 큰 미래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후 황복에 관한 문헌을 찾아보며, 황복 양식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다. 특히 정부 과제로 황복에 관한 연구에 책임자로 일하게 되면서 황복을 더 깊게 공부할 수 있었다.

이후 김대중 정부 시절 연구원에게 벤처창업을 장려하면서 김형선 대표 또한 황복 양식으로 창업을 시작했다. 황복 양식에 직접 뛰어들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양식을 위해 경기도 안산을 시작으로 서산, 통영, 거제 등을 찾았고, 마지막 종착지는 통영 한산도 앞바다였다. 수온과 바람, 파도 등 황복을 양식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했다.

 김형선 대표는 수온과 바람, 파도 등 황복을 양식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했다.
김형선 대표는 통영 한산도 앞바다가 수온과 바람, 파도 등 황복을 양식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했다.

김형선 대표는 복어에 관한 여러 문헌을 찾아보며 알게 된 복어와 얽힌 역사 이야기를 소개했다. 그는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조선 침략을 위해 전국에서 병력을 모아 시모노세키 항구에 집결시켰다. 하지만 일본 수병들이 복어를 먹고 독 때문에 수백 명이 죽어 나가자 ‘복어 금식령’을 내렸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일본을 물리쳤지만, 황복도 한몫하지 않았나 하는 재밌는 이야기다. 이러한 역사적 이야기가 통영 한산도이기 때문에 엮어졌고, 복어와의 스토리텔링을 하면 좋을 것 같아 한산도를 선택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서울 토박이였던 김형선 대표는 오로지 황복 양식만을 위해 가족들과 함께 통영으로 내려왔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지금은 아들도 복어 양식에 뛰어들어 2곳의 생산 양식장을 가동 중이다. 복어의 통영 특산화와 세계화를 위한 가공 제조공장도 운영하고 있다.

다른 어종보다 비싸고 귀한 몸인 황복이 대중화될 수 있었던 것은 양식 덕분이었다. 쫄깃한 맛과 풍부한 영양소가 가득 든 황복은 복어 중에서도 최상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복어는 독이 있어 복어를 요리할 수 있는 자격증 제도가 있고, 복어 전문 요리사가 만든 음식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김 대표는 여러 연구 끝에 독이 없는 ‘무독성 복어류 생산 기술’을 개발, 신기술로 인증받아 주목받았다.

각종 복어를 이용한 복어진액, 복 불고기, 복어환, 육수 티백, 복국, 복죽, 복어포, 간편 복어탕 등의 식품을 개발했다.
각종 복어를 이용한 복어진액, 복 불고기, 복어환, 육수 티백, 복국, 복죽, 복어포, 간편 복어탕 등의 식품을 개발했다.

김형선 대표가 생산하는 복어는 주로 식당에 납품되고 있다. 생산되는 품목은 신선한 횟감용 고급 황복, 자주복, 졸복, 복섬 등 고부가 황복 어류다. 그는 복어의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기능성 가공식품 연구·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각종 복어를 이용한 복어진액, 복 불고기, 복어환, 육수 티백, 복국, 복죽, 복어포, 간편 복어탕 등의 식품을 개발했다.

김형선 대표는 “황복은 고단백·저지방·저칼로리 식품으로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해 혈액을 맑게 한다. 숙취 해소와 간 해독에도 효능이 있다. 특히 암 예방과 치료 효능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어가 가진 효능은 무궁무진하다. 건강 기능 쪽으로 식품을 개발해 많은 사람들이 복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형선 대표는 "세계 4대 진미 중 하나인 복어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형선 대표는 "세계 4대 진미 중 하나인 복어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수출 시장 개척의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의학적으로 복어의 효능이 입증되자,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복어의 가치를 알게 됐다. 여러 국가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지만 아직 복어가 지닌 독에 대한 안전 기준 제도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안전성 검사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이를 해결해 나가는 것도 하나의 과제”라고 덧붙였다.

김형선 대표는 “복어 양식의 미래가 밝다. 양식 확산을 위해 주변 사람들에게 복어를 키워보라고 권유를 하고 있다. 통영에는 굴이나 멍게 등 대표 수산물이 많은데 복어를 또 하나의 통영 대표 수산물로 육성해 보고 싶다. 복어는 복(福)을 주는 생선, 신이 주신 명약이다. 세계 4대 진미 중 하나인 복어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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