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총명사(주지 호석)에서 소장하고 있는 경남도 유형문화재 ‘예념미타도량참법’이 지난 21일 국가 보물로 지정됐다.

‘예념미타도량참법 권6~10’은 현재 주지인 호석스님이 은사에게 전수 받아 보관하고 있는 의식집이다. 이 책은 지난 2015년 경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 2022년 12월 경남도에 보물 지정을 요청했다. 지난해 4월 경남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문화재청에 제출됐으며, 같은 해 8월 문화재청의 현지 조사를 거쳐 12월 문화재위원회에서 가결돼 지정이 예고됐다.

예념미타도량참법은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죄업을 참회하고 염불할 때 행하는 13편의 의례 절차가 수록된 10권의 불교 의식집이다. 송나라 왕자성(王子成)이 결집한 이 책은 ‘미타참(彌陀懺)’으로 약칭되기도 하고 ‘정토문(淨土門)’이라 불리기도 한다. 완질본 혹은 결본 5종은 이미 보물로 지정돼 있으며, 부산 선광사에서 소장한 예념미타도량참법 권6~10과 함께 보물로 지정돼 총 7종의 예념미타도량참법이 보물이 됐다.

총명사 소장 ‘예념미타도량참법 권6~10’은 권10 말미에 김수온의 발문이 수록돼 있다. 1474년(성종 5) 성종 비 공혜왕후가 승하하자 그녀의 명복을 빌고 앞서 승하한 세종, 세종 비 소헌왕후, 세조 등 선왕과 왕비의 음덕을 기리고자 성임(成任)에게 명해 ‘자비도량참법’과 ‘예념미타도량참법’의 판하본을 다시 써 판각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발문 뒤에는 시주질이 이어지는데, 1474년(성종 5)의 여타 판본과는 다른 필체로 시주자가 추가로 새겨져 있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왕실 발원으로 간경도감에서 조성된 목판이 사용되다가 머지않아 새로운 시주를 얻어 시주질을 수정·판각한 뒤 제작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인쇄 상태 및 보존 상태가 우수하며 동일판본 중 유일하게 제첨면이 포함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간경도감판의 전래와 변화 양상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조선 전기 불교인쇄문화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므로 보물로 지정됐다.

거제시는 국가지정문화재가 증가한 만큼 국비 지원을 신청, 복제본 제작 등으로 총명사를 찾는 시민·관광객이 더욱 쉽게 문화재를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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