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집 이후 20년 만의 상재…온유돈후(溫柔敦厚)의 품새

원은희 시인이 20년 만에 두 번째 시집 ‘봄, 환상통’(고요아침)을 출간했다.
원은희 시인이 20년 만에 두 번째 시집 ‘봄, 환상통’(고요아침)을 출간했다.

원은희 시인이 20년 만에 두 번째 시집 ‘봄, 환상통’(고요아침)을 출간했다.

이번 시집은 총 5부 77편으로 구성, 작가가 삶의 여정에서 취득한 질료들이 오랜 세월 발효와 숙성을 거쳐 세상 밖으로 나왔다.

시인은 “세상을 향한 울분과 사랑의 교차점에서 나를 더하기도 하고, 덮기도 하면서 시조의 음률에 몸을 맡겼다. 봄날의 환상통이 나를 훑고 지나고, 오래도록 그 마음의 섭생을 울어줄 공명통이 깊은 곳에서 울려 나오길 기다렸다. 시집을 발간하는 데 20년, 질책과 부끄러움을 무릅썼다. 늘 뒷전에 밀려나 유보됐던, 애써 잊고 지낸 나를 위한 격려, 호사라 해도 좋다. 날 선 꾸지람이 뒤따른대도 기쁘게 보듬을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전남도립대 한강희 교수는 “대체로 다작이 시적 항상심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데 기여하지만, 그렇다고 과작이 딱히 흠결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번 시편이 여실히 보여준다. 틈틈이 써온 시편에서 시인 특유의 소소한 생활감이 탄력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특히 시인은 ‘슬플지라도 마음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온유돈후의 품새를 조화로운 시 정신으로 톺아보고, 하나의 정체성으로 귀일하고 있다”고 평론했다.

원은희 시인은 1960년 경남 사천 출생으로 창원대학교 대학원에서 현대문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부문 당선으로 문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시조집 ‘마스가제호에서의 하루’, 평론집 ‘서벌 시조 연구’, ‘서벌, 적막의 바다에서 건져 올린 시그널’ 등을 출간했다.

남명문학상 신인상, 경남우주작품집상 등을 수상했으며 경남시사랑문화인협의회 회장, 권환문학제 제전위원장, 경남지역문학회 회장, 가향문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창원대학교에서 강사로 재직하다 현재 권환기념사업회 회장, 성재일기간행위원회 회장으로 봉사하며 지역 문학의 발굴·보급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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