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 8일 영남성곽연구소 등 현장조사, 토성 흔적·범위 확인
발견된 성벽 ‘거제지명총람(1996)’ 근거 다양한 가능성 추측

거제시 둔덕면 소재 국가사적 509호 둔덕기성에서 토성이 추가로 발견, 영남성곽연구소 나동욱 소장이 토성의 시작지점으로 추정되는 곳을 가리키고 있다.
거제시 둔덕면 소재 국가사적 509호 둔덕기성에서 토성이 추가로 발견, 영남성곽연구소 나동욱 소장이 토성의 시작지점으로 추정되는 곳을 가리키고 있다.

거제시 둔덕면 소재 국가사적 509호 둔덕기성에서 토성이 추가로 발견됐다.

영남성곽연구소(소장 나동욱)와 거제역사문화연구소(소장 김의부)는 지난 1일 현장조사를 통해 석축으로 만들어진 둔덕기성의 성곽 부분만이 아닌 토성이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후 거제시 문화예술과 문화재팀은 지난 8일 다시 현장을 찾아 토성의 흔적과 범위를 확인했다.

둔덕기성에 토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일부 성곽 연구자뿐만 아니라 둔덕면민들도 지속 주장해왔다.

둔덕기성 주변 항공사진(1967, 국토지리정보원).
둔덕기성 주변 항공사진(1967, 국토지리정보원).

지난달 14일 100년거제디자인추진단에서 진행한 비전 수립 세미나에 제1 발표자로 나선 영남성곽연구소 나동욱 소장은 60년대 항공사진을 통해 둔덕기성에 토성이 있을 가능성을 다시 한번 제기했다.

이에 현재 시민숙의단에 소속된 김의부 소장 등 거제역사문화연구소 회원들은 사전답사를 통해 토성의 존재를 확인했고, 성곽 전문가인 나동욱 소장의 현장조사로 정확한 토성 흔적과 범위가 확인된 것이다.

거제시 문화예술과 문화재팀이 지난 8일 둔덕기성에서 발견한 토성의 흔적.
거제시 문화예술과 문화재팀이 지난 8일 둔덕기성에서 발견한 토성의 흔적.
토성 내벽을 따라 배수용으로 보이는 너비 약 3m의 구, 5m의 추정 남문지도 확인됐다.
토성 내벽을 따라 배수용으로 보이는 너비 약 3m의 구, 5m의 추정 남문지도 확인됐다.

토성구간은 둔덕기성 남쪽에서 석축성곽에 인접해 시작하는 것으로 보이며, 일부 구간에 임도가 개설되면서 흔적이 확인되지 않는 구간이 있지만, 너비 10m, 높이 약 2.5~3m(최대 5m)로 양호하게 잔존해 있었다.

또 토성 내벽을 따라 배수용으로 보이는 너비 약 3m의 구, 5m의 추정 남문지도 확인됐다.

너비 약 5~6m의 석성구간도 확인됐지만, 외벽은 대부분 무너진 상태다.
너비 약 5~6m의 석성구간도 확인됐지만, 외벽은 대부분 무너진 상태다.
일부 석성구간은 둔덕기성의 고려시대 수축구간과 유사한 형태를 보였다.
일부 석성구간은 둔덕기성의 고려시대 수축구간과 유사한 형태를 보였다.

석성구간도 확인됐는데, 너비 약 5~6m로 외벽은 대부분 무너지고 일부 구간에서는 둔덕기성의 고려시대 수축구간과 유사한 형태이며, 너비 5m의 추정 북문지도 확인됐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나동욱 소장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새로 확인된 성벽은 전체 둘레 약 1.4㎞(토성 약 450m, 토석혼축 포함 석축성 길이 약 950m)로 현재 지정된 둔덕기성의 길이 526m보다 3배가량 긴 것으로 밝혀졌다.

드론 사진에 표시한 추가 발견 성곽(나동욱 소장 제공).
드론 사진에 표시한 추가 발견 성곽(나동욱 소장 제공).

나 소장은 초축된 삼국시대 성은 내성, 1차 확장된 고려시대 성은 중성, 이번에 확인된 구간을 외성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거제문화원에서 발간한 ‘거제지명총람(1996)’을 근거로 고려 성종 14년(995)에 거제현의 치소였던 둔덕기성을 확장, 왜구의 침입을 대비하고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 확보를 위해 확장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 고려 의종 24년(1170) 무신의 난으로 의종이 거제도에 유폐된 사실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 고려 원종 12년(1271)과 13년(1272) 삼별초의 거제도 공격과 관련한 대피처였을 가능성, 조선 세종 1년(1419) 이종무의 대마도정벌 때 정벌군 집결처인 거제도의 주둔처 목적으로 축조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증축 목적을 추측했다.

하지만 이는 추측일 뿐 향후 정밀 지표조사 및 시굴 또는 발굴조사가 수반돼야 하는 상황이다.

거제시는 국·도비 지원이나 별도의 예산을 마련해 현황조사를 실시, 성곽의 정확한 축조수법과 축성시기, 성격 등을 규명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필요한 경우 문화재 구역 확대 및 종합정비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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