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와 함께 우수 인재, 지역 정착할 수 있는 밑거름 마련
선행(先行)교육보다 선행(善行)교육 중심되는 가치교육 실현
지역산업 연계 교육과정 확대, 해양수산분야 교육모델 제시

■한산신문 창간 34주년 특별기획
경상국립대학교 해양과학대학 이정석 학장 특별 인터뷰

경상국립대학교 해양과학대학 제16대 이정석 학장이 지난 1월 취임했다.
경상국립대학교 해양과학대학 제16대 이정석 학장이 지난 1월 취임했다.

경상국립대학교 해양과학대학 제16대 이정석 학장이 지난 1월 취임했다.

이정석 학장은 부경대학교 식품공학과에서 공학사, 공학석사, 공학박사를 취득, 지난 2021년부터 경상국립대학교 해양식품공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 학장은 취임식에서 ‘지산학(地産學)’을 강조, “지자체 및 지역산업체와 함께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젊은 사람들이 머물 수 있는 정주여건 개선 등 상생발전 방안을 함께 모색해 경남 유일의 해양수산 특성화 대학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경상국립대학교 해양과학대학은 해양·수산교육의 발상지로써 해양수산 특성화 분야의 우수 인재를 배출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등 스마트 해양과학대학으로 도약하고 있다.

한산신문은 창간 34주년을 맞아 특별기획으로 우리나라 최초 해양수산학교인 경상국립대학교 해양과학대학을 방문, 제16대 이정석 학장을 만나 대학 운영 구상과 향후 발전 계획을 물었다.

지난 1월 경상국립대학교 제16대 해양과학대 학장으로 취임하셨다. 취임 소감은.

현재 해양과학대학은 어려운 대내·외적인 여건으로 인해 16대 학장 선출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제 개인적으로는 아직 중책을 맡을 때가 아니라고 생각돼 주변의 권유에도 여러 차례 고사한 바가 있다.

그러나 결국 제 소명을 받아들여 지금은 교직원 및 학생 포함 1천여 명 이상으로 구성된 작지 않은 조직의 수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과 함께 우리 해양대학의 발전만을 생각하면서 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있다.

또한 해양과학대학 보직교수를 포함한 교직원에게 지역인재 양성이라는 대학의 기본적인 역할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싱크탱크로서 위상 및 역할 강화를 자주 주문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대학교육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본인만의 교육철학과 가치관은.

지금 대학은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연계한 AI와 생성형 AI 챗GPT, 메타버스 등 최신 교육환경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선행돼야 하는 것이 올바른 교육 가치를 공유하는 사회라 생각한다.

올바른 교육 가치라는 말 자체가 막연하게 들릴 수 있어, 저는 유대인의 율법인 탈무드의 교육철학을 인용하기도 한다. 탈무드에서는 교육을 위한 핵심원칙으로 세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빨리빨리’ 대신 ‘천천히’를 요구한다. 기초와 기반을 튼튼하게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둘째, 실수와 실패는 또 다른 시작을 위한 기회로 본다. 즉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듯이 도전하는 실패에 대해 너그러운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 창의적인 인재가 많이 양성될 수 있길 바란다. 셋째, 선행(先行)교육이 아니라 선행(善行)교육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출중한 능력과 우수한 자질을 가진 사람이라도 도덕적인 양심과 건전한 사고 등이 부족하다면 사회에서 바라는 인재상이 결코 아닐 것이다.

지금처럼 빠른 환경변화와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는 어울리지 않은 교육원칙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한 사회환경 조성과 글로벌 선도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탈무드의 교육철학을 우리가 한 번쯤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취임 당시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해양과학대학 및 지방 소도시가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다고 말씀하셨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학령인구 감소와 학생들의 수도권 대학 선호에 따라 통영시에 소재하고 있는 우리 대학은 최근 신입생 미충원 문제 등 여러 가지 어려운 대내외 환경에 직면해 있다. 대학의 어려운 현실은 대학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향후 소도시 소멸이라는 난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지역공동체가 지금이라도 경각심을 갖고 슬기롭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제 취임식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지자체 및 지역산업체 그리고 대학이 공동운명체라는 마음으로 혼연일체가 돼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젊은 사람들이 머물 수 있는 정주여건 개선 등 상생발전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우리 대학이 통영경제의 버팀목이 되는 해양수산업의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연관 산업체의 내실 있는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 지원과 외부 공공연구기관이나 우수기업을 유치하는 데 일조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경남 유일 해양수산 특성화 대학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계획과 교육 목표는.

제 임기 동안 우리 대학이 지역 상생을 전제로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마스터플랜은 다음과 같다. 첫째, 졸업생들의 지역 정착을 위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산학(地産學) 연구 및 교육이 가능한 ‘해양수산산업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 기반 구축이다. 현재 해양과학대학 내 클러스터 유치공간의 부족으로 해양과학대학 실습선 전용부두 후면에 건설 중인 통합부두와 대학 사이의 공간을 매립해 조성할 계획이며, 제4차 전국 항만기본계획에 수정 반영한 내용을 경남도를 통해 해양수산부에 제출중에 있다.

둘째, 정부 지원 지산학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해 우리 대학의 경쟁력 제고를 도모할 계획이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교육발전특구 시범사업’,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사업(RISE)’에 지자체 및 지역 유관단체와 공동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또한 해양생명과학과와 해양식품공학과를 중심으로 스마트 양식과 블루푸드테크 산업의 고급혁신인재 양성을 위해 ‘4단계 BK21’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지역산업체 및 대학이 공동으로 지역 현안 과제인 굴, 가리비 등의 패각을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융복합 상용화 기술개발 및 교육을 담당하는 ‘패류부산물 산업화지원센터’도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셋째, 지난해 11월에 경상국립대학교가 유치한 글로컬대학30 사업에 해양과학대학 및 통영지역 활성화를 위한 ‘체험·탐방형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담겨 있어,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구성원들과 지혜를 모을 예정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 대학이 지역 맞춤형 우수한 인재양성을 위해 다양한 지산학 프로그램 참여와 함께 지역산업과 연계한 교육과정 확대로 해양수산분야에서 성공적인 교육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재학생들과 대학 지원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최근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들에게 “선박은 방파제에 둘러싸인 항구에 정박돼 있을 때 가장 안전하지만 그것이 선박의 존재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 재학생들에게도 비슷한 의미로 인생행로에 대한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과감히 도전하기를 권한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인 J. K 롤링이 말했던 “실패가 두려워 아무 시도도 하지 않는다면, 실패한 것이 없어도 삶 자체가 실패다”라는 말을 우리 재학생들이 마음속에 담아서 과감히 도전하는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아울러 우리 대학 지원자에게는 “해양수산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특화된 산업분야로서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하고 싶다.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1980년 출판한 ‘제3의 물결’에서 미래 4대 핵심산업으로 해양을 비롯한 우주개발, 정보통신, 생명공학이라 전망한 바 있으며, UN이 정한 지구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온난화 억제 및 건강한 식단을 제공하는 해양수산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우리 대학은 최근 5년 동안 전체 교수의 약 30%가 연구역량이 우수한 신임교수들로 구성돼 있어 해양수산분야에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대학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대학에 관심있는 학생들이 단순히 통영이라는 지리적 제약으로 우리 대학을 판단하기엔 우리가 차려놓은 밥상이 너무 아깝다고 생각한다. 지원자들이 앞으로 우리 해양과학대학의 이름을 듣는다면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