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이웃에게 넉넉한 품, 민초에게 열린 공간을

   

 통영 고샅 고샅을 누비며 시민들의 동반자로 곧은 붓을 펼쳐온 한산신문이 어느새 창간 18주년을 맞았습니다.


 문광부에 등록된 주간지가 480여개에 이르지만 매주 꼬박 꼬박 정기적으로 독자들을 만나는 신문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더구나 경영의 어려움으로 한해에도 몇 개씩 휴간, 폐간을 거듭하는 게 지역언론들의 현실입니다. 이런 가운데서도 정론직필을 생명으로 강산이 두 번 바뀌는 시점에 이르른 한산신문입니다.  

      
 한산신문은 특히 심사가 엄격해 한 해 겨우 40여개 정도 신문사만 선정되는'지역신문발전지원법'에 따른 지원사로 3년 연속 내리 선정됐습니다. 이는 한산신문이 언론사가 지켜야 할 정체성과 건강성을 명확히 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필자 역시 개인적으론 삶이 고단할 수밖에 없는 지역언론에 10여년 몸담았던지라 한산신문의 열여덟 성상에 담긴 지난날 시간들이 어떠했을지 유추할 수 있습니다.


 하여 한산신문을 예까지 견인해온 지순한 임직원들의 노고를 위안하며 창간 열여덟 해를 남다른 감회로 축하드립니다.


 필자는 대전에 있는 바른지역언론연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곳 바지연 사무실에는 전국에서 매주 50여개의 신문들이 배달돼 옵니다. 하지만 고백하자면, 그 많은 신문들을 정독하지는 못하고 건성으로 넘겨보는 게 태반입니다. 그러나 한산신문은 꼬박꼬박 챙겨 읽는 신문 가운데 하나입니다.


 한산신문은 타블로이드 32쪽에 통영의 사회, 경제, 문화, 정치를 조목조목 담아냅니다. 그 뿐만 아니라  인근 고성과 거제에까지 다리품을 팔아 이웃지자체 소식도 전하는 로컬지입니다. 다른 지역신문에 비해 기사 완성도 또한 높으며 특히나 수산업, 문화 분야 기사는 여느 일간지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전문성을 담보하고 있어 통영 어민들의 눈과 귀가 되어 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전국 어디에 내 놓아도 꽤 괜찮은 신문으로 평가받고 있는 한산신문입니다. 


 그렇지만 예서 만족하지는 마십시오.


 아직은 걸어 온 길 보다 걸어가야 할 길이 더 많은 한산신문입니다.  


 '지방 방송은 꺼라'.


 우리가 술자리에서 예사로 내 뱉는 이 말이 지역 언론의 현실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한국 언론 시장은 아직도 중앙언론 특히, 조중동이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중앙언론에 지역 소식이 제대로 기사화 되는 건 대구지하철 참사나 김해 비행기 추락사 같은 대형사고 때 뿐 입니다. 이에 반해 지역언론은 지역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들을 소상히 다루고 있음에도 지역신문을 온전히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시민들이 많지 않습니다.


 하여 더욱 더 지역에 천착하기를 바랍니다. 시민들에게 "통영을 제대로 알려면 한산신문을 보라"는 명제가 서도록 통영시민 속으로 더 깊이 걸어 들어가시기 바랍니다. 


 통영은 후손들이 내리 내리 살아 갈 복된 땅입니다. 통영의 미래를 조망하는 청사진을 그리고 지역의제를 선정, 논의하는 장을 만들어 시민과 행정이 소통하고 교감하는 장을 제공하는 대안지가 되어야 합니다.  

 
 한산신문 지면도 아직은 민초들에게 그리 열린 공간은 아닌 듯합니다. 통영의 기득권, 기관장들의 등장이 빈번한 반면 소박한 이웃들의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욕지도, 두미도, 갈도를 비롯해 소외되기 쉬운 지역과 소외된 이웃들에게 넉넉함 품이 되는 신문이길 바랍니다. 


 한산신문은 통영의 경전입니다. 그 숭고한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오늘도 뉴스가 있는 현장 속으로 달려가는 한산신문 임직원들, 그 헌신성이 창간 100주년을 기념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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