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무형문화재를 통영에서 쉽게 볼 수 있게 하자!

   

 

우리나라에 50여 개나 되는 시티투어를 다 직접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필자가 하는 일과 관련이 있는 일인지라 타 시도의 시티투어에는 늘 관심의 안테나를 세우고 있는데, 지난 봄 안동 시티투어를 시작하기 위한 준비과정에서 통영시티투어 견학을 오신 안동시청 관계자분들과의 인연으로 9월에 시범운영을 시작하였다는 소식을 받고 안동을 다녀왔다.


 사전 벤치마킹을 위해 각지의 시티투어를 둘러보고, 그 중 통영 시티투어가 가장 인상에 남았다는 당시 그 분들의 말씀에 기쁜 마음과 고마운 마음으로 둘러 본 안동 시티투어는 통영만큼이나 많은 스토리텔링 소재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고, 그런 고향을 사랑하는 이들의 진심 어린 손님 맞이가 있어 시티투어가 안동의 대표적인 문화, 여행상품이 되기를 기원하지 않을 수 없었다.


 통영서 꼭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저절로' 두 도시를 비교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통영에 필이 꽂힌(^^) 필자의 아주 주관적 시선으로 보았기에 "아브라카다브라~~", 마치 주문처럼 '통영이 더 좋아.' 를 속으로 외고 다녔지만 한가지만은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지막 코스에 배정되어 있는 하회별신굿탈놀이 관람이었는데, 10명 남짓 되는 우리 일행이 공연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500여명쯤 되어 보이는 사람들이 좌석 바깥둘레까지 에워싸고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편안히 앉아 보기는 고사하고 빼꼼 끼어들어 보기조차 만만찮은 상황에 흥분이 되고, 관람객 틈틈이 외국인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는 사실에 질투가 났다.


 탈놀이의 바보스타 '이매'가 관람객(특히 외국인)을 '희롱'하며 즐거이 함께하는 1시간은 너무도 빨리 지나갔고, 공연장을 빠져나가는 관람객들이 남긴 왁자하지만 즐거운 '뒷담화'는 계속 공연장을 맴돌았다.  

 
 안동 하회별신굿탈놀이는 3~4월은 일요일 오후, 5~12월은 토, 일요일 오후 1차례씩 전수회관 앞마당에서 상설공연을 하고 있고, 이를 지원하기 위해 시에서 공연 1회당 일정금액을 보조하고 있다고 한다. 


 다시 통영을 생각한다.  우리나라에 통영만큼 문화예술의 기저가 탄탄한 도시가 그리 흔할까?  중요무형문화재 중 유희부문만도 승전무, 남해안별신굿, 통영오광대까지 3가지나 있고, 그 중 하회별신굿탈놀이와 견주어 가장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재미요소를 갖춘 통영오광대는 지금도 바삐 타 지역 출장공연을 다니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왜 본고장인 통영에서는 구경하기가 그리 쉽지 않은가?


 전통문화가 이렇게 가까이 재미있는 '놀이'의 장에 늘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은 '그럼, 우리도……'를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은가?


 그날 공연장에서 우연히 만난 지인(서울 거주)에게 어쩐 일이냐 물으니 공연보기 위해 단체를 이끌고 안동관광을 왔다라는 대답이 내내 가슴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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