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학교를 '이순신중학교'로 이름 짓자!

 최근 보도에 의하면 통영시 북신동에 신축 중인 공립중학교를 가칭 '신전중학교'에서 '통영중앙중학교'로 정식 명명하기로 하였다고 들었다. 이 결정에 대하여 아쉽게 생각하면서, 이 신설중학교를 '이순신중학교'로 부르도록 건의하고 싶다.


 고향 통영에는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시호(諡號: 신하가 죽은 뒤에 임금이 내려주는 호)를 딴 많은 학교가 있다. 충무중학교, 충무여자중학교 및 충무초등학교 등이 있고, 연관된 교명으로 충렬여자고등학교와 충렬여자중학교 그리고 충렬초등학교가 있다.


 대한민국 해군에는 '충무공 이순신'호로 명명된 최신예 구축함이 있고, 따로 잠수함에 '이순신함'이 있다. 이 후자는 충무공의 휘하 장군인 李純信(이순신)장군의 이름을 딴 것이다.


 해군은 두 함정의 이름을 확연히 구별하기 위하여 대형 구축함에는 시호까지 붙여서 '忠武公 李舜臣'함으로 부르고 있다.


 지금 남해안에는 두 곳에서 대교(大橋)건설 계획이 추진 중이다. 하나는 마산이 종점이던 국도5호선을 연장하여 진해만을 가로질러 거제시 장목면에 이르게 하기 위하여 거대한 사장교(斜張橋)건설 계획이 있고, 또 한 곳은 전남 여수 앞 돌산도(突山島) 동안(東岸)에서 광양만(光陽灣)을 가로질러 남해도(南海島) 서안(西岸)에 이르는 국도 77호선을 연결시키는 역시 거대한 현수교 계획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 두곳의 다리를 서로 '이순신대교(李舜臣大橋)'로 명명하자고 벼르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에 이 두곳의 바다에서 조선 수군은 충무공의 지휘하에서 크게 승리한 역사의 현장이기 때문에 마산과 여수에서 서로 이들 대교의 이름에 지대한 관심과 열성을 갖고 있다.


 '통영중앙중학교'? 어쩐지 어색하고 맞지 아니하는것 같다. 우선 서울에는 이미 '중앙대학교'와 명문사립학교인 '중앙고등학교'및 '중앙중학교'가 있다. 그 밖에 다른 도시에도 '중앙(中央)'이란 이름이 붙은 학교가 있는 것 같다.


 둘째는 소재지인 북신동이 결코 통영의 중앙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고향 통영의 중앙은 이미 중앙동(中央洞)이 있는 '강구안'(통영내항) 문화마당 일대라고 생각한다.


 중앙! 듣기 좋고 부르기 좋은 것 같으나, 너무 흔하고 고유성(固有性)이 없는 명칭이고, 공연히 서울 명문학교의 흉내를 내는 것 같아 친근감(?)이 없다.


 우리 고향 통영은 과거, 현재 그리고 아득한 미래에 이르기까지 충무공과의 인연을 끊을 수 없는 고장이다.


 필자는 이 신설 중학교를 '이순신중학교'(李舜臣中學校)로 자랑스럽고 떳떳하게 명명(命名)하기를 감히 권하는 바이다. 충무공이란 시호가 아닌, 불세출의 영웅의 휘(諱:돌아간 높은 어른의 이름)를 모신 나라안에 단 하나 밖에 없는 李舜臣中學校! 가슴 설레는 고귀한 교명(校名)이 될 것이다.


 노파심으로 토를 단다. 행여나 '舜臣中學校'라는 이자(2字)교명은 결코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서울 강남에 '구정중학교'와 '구정고등학교'란 사립학교가 있는데, 근처에 단종(端宗)의 비극에 등장하는 '한명회'란 정승이 언덕 위에 지었던 '압구정'이란 정자(亭子)에서 유래한 지명에서 세자(三子)가 어색하다고 두자(二子)만 따서 교명을 지었는데, 여러가지 구설에 올라 최초에 '압구정중학교'로 개명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출향 60년! 항상 마음속에 있는 고향을 그리는 마음에서 일언(一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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