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훈 여주대 보육과 교수(교육학 박사)

▲ 홍성훈 교수.요즘 다중지능(Multiple Intelligences)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정서지능, 성공지능, 도덕지능 등 다른 지능들도 많은데 왜 하필 다중지능에만 시선이 쏠리고 있을까?


다중지능은 전통적인 지능 개념인 IQ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1980년대 미국 하버드 대학의 가드너(H. Gardner) 박사에 의해 제시된 새로운 지능 개념으로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크게 주목받고 있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이다. 


IQ는 너무 논리적이고 수리적인 부분에만 치우치다보니 인간의 다양한 재능을 포괄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IQ가 높아 공부 한 가지를 잘 한다해서 나중에 반드시 성공적이고 행복한 인생을 사는 것은 아니다. ‘학교의 우등생이 사회의 열등생’이라는 말도 그래서 나온 것이다.  

 
재능과 지능은 같은 것이며 차별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IQ라는 틀 속에서는 재능과 지능을 차별할 수밖에 없지만, 다중지능 관점에서는 인간의 다양한 재능을 지능으로 파악한다.

 

전에는 지능 하면 IQ 하나만 떠올렸지만 이제는 각자가 지닌 다양한 재능을 지능으로 본다.이처럼 지능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라는 것, 그래서 '다중지능'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이를테면, 머리가 좋아 공부 잘 하는 것도 지능이지만, 글을 잘 쓰거나 말을 잘 하고 그림을 잘 그리거나 음악이나 운동을 잘 하며, 심지어는 자기 자신을 잘 다스리고 남들과 잘 사귀는 것도 동등한 지적 능력이기 때문에 차별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다중지능에는 언어․ 음악․ 논리수학․ 공간․ 신체운동․ 인간친화․ 자기성찰․ 자연친화 지능 등 모두 8가지 지능이 있는데, 이중 논리수학지능이 바로 종전의 IQ라고 보면 된다.

 

이렇게 보면 IQ는 8가지 능력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100년 동안 우리 모두는 IQ 하나에만 너무 매달려 온 셈이다.    


그렇다면 다중지능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각자의 재능을 파악하여 진로(전공이나 직업 분야)를 선택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일 것이다. 


인생의 성공과 행복은 누구나 바라는 소망인데, 어떻게 하면 이를 이룰 수 있을까?

 

누구든 자기 재능을 제대로 파악하여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하는 분야를 전공이나 직업으로 선택하면 된다.이렇게 해서 일과 놀이가 일치하게 되면 사는 것 자체가 즐겁고 행복해진다.

 

이것이 바로 인생의 진정한 성공과 행복이며, 교육의 가장 숭고한 목표인 자아실현(self-actualization)인데, 다중지능이 바로 이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다중지능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의외로 많다고 하니 실로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심지어는 손가락 지문으로 다중지능을 잴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하니, 다중지능을 연구하고 있는 교육학자로서 실로 통탄할 노릇이고, 심히 개탄스런 일이다.손금으로 IQ를 잰다면 믿을 텐가? 손가락 지문과 다중지능은 아무런 관계도 없다.  


다중지능은 이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각자의 다양한 재능의 발견과 실현을 통해 행복한 삶을 가꾸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매우 훌륭하고 멋진 교육 패러다임이다.

 

최근 전북의 어느 한 지자체(전라북도 완주군)에서 전국 최초로 다중지능을 초등교육 현장에 접목시키는 매우 과감하고 용기있는 노력을 시작했고, 이러한 노력이 현재 인근 지역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부모든 교사든 교육에 관련된 모든 이들은 다중지능의 정확한 내용과 진정한 가치를 제대로 알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다중지능이 우리 모두에게, 특히 재능 탐색과 진로 선택 때문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이 땅의 많은 학부모, 학생들에게 주는 귀한 선물을 놓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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