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환경농업은 농작물이 행복한 농업의 혁명입니다"

 

"생명산업의 포문, 우리 고성이 열겁니다"
이학렬 고성군수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한번 쯤 공룡군수라는 말을 들어 본 적 있을 것이다.
 
한때 공룡군수로 명성을 날렸지만 요즘 이 군수는 또 다른 브랜드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학렬 군수가 2002년 첫 임기 때 공룡세계엑스포 유치를 위해 정신없이 고성 논, 밭을 다니며 홍보를 하고 있었다. 그 순간 이 군수는 사방에서 살기를 느끼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 살기는 그를 쏘아 보고 있는 인근 농민들의 눈. 일하기는커녕 서로 귓속말로 험담을 하는 거 같이 보였다. 나지막이 들리는 소리에 이 군수는 귀를 기울였다.
 
"우리 군수는 말이야 매일 공룡 똥구멍만 쳐다보고 다니는 거 같아. EXPO도 좋지만 농업에는 아예 관심이 없나봐. 저래가지고 다음에 군수 해먹겠어? 농심이 천심인데 그걸 알아야지! "
 
이 군수는 농민들에게 다가가 "농업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닌데"라고 답하자 "그걸 아는 사람이 그래? 농업에 관심이 있기나 한거냐? EXPO하면 나한테 돌아오는 게 뭔데?"라며 더욱 이 군수를 질타했다고 한다.
 
이 군수는 "고성을 알려야 한다는 것에만 착안한 나머지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고 지냈다는 것을 그 때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날 이후 이 군수는 고성군민의 50%를 차지하는 농민들을 위해 농업에 관한 엄청난 공부를 시작했다. 전국의 농업 관련기관을 모조리 방문하고, 농업박사들에게 매일 자문을 구하더니 드디어 고성농업에 신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생명환경농업의 창시자 충북 괴산의 조한규 박사와 2008년 자연농업 기술협약서를 체결한 것.
 
'고성생명환경농업'은 이때부터 고성 고유의 브랜드가 됐다.
 
시행 초기에 이 군수는 농민들에게 "농약치지 마라! 흙을 먼저 살려낸다! 한방 영양제로 거름 줘라!"고 하자 "군수님! 이래갖고 무슨 농사가 됩니까? 안되면 군수님이 책임져라"며 이 군수의 정책에 불안해했다. 이에 이 군수는 "믿어라! 원칙대로만 한다면 반드시 성공 한다"며 농민들을 격려했다고 한다.
 
그리고 3년이 지난 2011년. 공룡나라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고성생명환경농업 상품은 없어서 못 팔 지경이 됐다. 특히 고성생명환경쌀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미국 한인체인점에 까지 수출한다.

이 군수는 "정부 지원 없이도 농업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농업은 미래 녹색 생명산업이며 최근 가장 핫(HOT)한 산업에도 뽑혔습니다. 농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요즘 농업은 인류의 생존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고부가 녹색 농식품 산업을 위해서는 친환경농업으로는 무리가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고성생명환경농업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표방한 정부정책의 선두주자라고 감히 주장 합니다"라고 강조한다.
 
"농민들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이 군수는 고성생명환경농업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농약에 대한 농민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농약 안치면 농사 망해버린다는 인식이 아직도 농민들의 머릿속에 깊이 박혀있다"고 말했다.
 
10년 후의 고성생명환경농업의 모습에 대해 묻자 "솔직히 시골 군수로서는 한계가 있다. 농민들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고성군의 생명환경농업 집단화, 체계화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이러한 것을 정부 차원에서 농약 사용농가에 환경 부담금을 적용하고, 생명환경농가에는 인센티브를 주는 등의 정책을 시행하고 보완하면 엄청난 가능성이 있다. 조직·규율·체계 등을 법정화 하면 된다. 국민보건, 환경보존을 위해 범 국민의식개혁운동으로 정부가 주도해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최근 고성생명환경농산물에서 검출된 농약에 대해 묻자 "우리가 언제 농약 치라 했나? 일부 농민의 인식 부족과 믿음의 차이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줬다. 원칙대로 경영 안한 일부 농민의 잘못이다"며 아쉬워했다.
 
고성생명환경농업의 경영자 이학렬 군수
"생명환경농업하면 우리 고성이죠. 생명환경농업은 농민들이 생각을 바꾸고 원칙을 따르면 됩니다"
 
이학렬 군수의 당찬 목소리를 듣자 생명환경농업 경영자로서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나도 언젠가 농업인이 될 거다. 농업에 처음 종사하시는 분들께 용기를 가질 것을 말씀 드린다. 또 농업이야말로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강조 한다. 농업도 경쟁력 있는 산업이 될 수 있다."
 
이제 그에게 남은 임기는 2년 8개월. "고성 행정에서 농민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그러나 지나치게 행정에만 의존하게 되면 오히려 자립능력을 잃게 된다. 고기를 잡아 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행정이 되겠다. 그리고 그 때가 언제인지는 정확히 말할 수 없지만 나도 반드시 농업인이 되어 내가 처음으로 주창한 생명환경농업을 스스로 실천 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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