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청원경찰로 22년 6개월, 85명 시의원 모셔 "의정활동 보좌에 최선"

통영시의회의 터줏대감인 성원만씨(61)가 정년 퇴임한다.
 
청원경찰로 시의회에 근무한 햇수로는 22년 6개월. 1990년 충무시청 새마을과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다 1991년 4월 청원경찰로 시청정문에서 근무하다 92년 1월 충무시의회 의회사무과로 옮기면서 시의회와 인연을 맺게 됐다.
 
재임기간 모신 의장만 장효천, 김광현, 김관욱, 윤민희, 정동배, 김용구, 구상식, 천재생, 김만옥 의장 등 9명에 달한다.
 
지금의 김만옥 의장은 학교 친구이다. 그래도 깍듯하게 모신다. 구상식 전 의장은 통영고 후배다. 정동배 전의장은 복싱 선배로 이래저래 인연이 깊다. 각자 독특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어 통영시의회를 대표해 왔다. 또한 모신 의원은 85명이다.
 
22년 동안 통영시의 현안사업 결정에 관련 시민들이 단체로 의회를 방문할 때 특히 긴장되는 순간이다. 과거 안정가스공사를 유치할 때와 케이블카사업, 화력발전소, 도남동 호텔 등 지역현안사업에 대해 시의회가 결단을 내려야 할 때면 어김없이 지역주민들이 단체로 몰려왔다. 그러나 여지껏 본회의에서 시민들이 회의장을 소란스럽게 한 적은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성원만씨는 "내가 덕이 많아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자찬하지만 그만큼 통영시민들의 의식이 성숙했기 때문에 시의회의 위상이 확립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도 거리에서 그동안 모신 의원을 만날 때가 가장 반갑다. 친구를 만나는 것보다 더 기분 좋은 순간이다. 4년 동안 동고동락하다보니 정이 들어서 일 것이다.
 
지금도 후배직원들에게는 따끔하게 충고한다. 시의회의 존재이유는 시의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즉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활발하게 할 수 있게 보좌해 주는 것이 직원들의 임무이기에 "최선을 다하라"고 충고한다. 직원들이 또 집행부로 발령받으면 거기에서 열심히 일해야 하지만 의회에서 일하는 만큼 의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의회직원들이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시설이 좋아서 별 손길이 안가지만 20년전 만해도 상임위의 난로관리며 의원들이 먹을 물을 미래사나 안정사 등에서 직접 떠서 올 정도로 잡일이 많았다.
 
그동안 성씨의 시의회에서 역할은 공식적으로는 청사경비이지만 의원들의 사진담당이다. 또 2호차량 운전사이기도 하다. 사진기사에 경비, 운전사까지 잡다한 일을 도맡아 한다.
 
성씨는 "의원들이 의회에 처음 입성하여 의원선서에서부터 상임위활동 등을 정리하여 4년후 임기가 만료되면 의원활동 앨범 2-3권을 선물로 드린다. 그때 의원님이 좋아해 하면서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에 정말 기분이 좋더라"라고 말했다.
 
성씨는 1남 3녀의 자녀를 두고 있다. 청원경찰 급여로서는 4명의 자녀를 대학공부에 결혼시키기 까지 부담이었지만 자녀들 모두가 착하게 잘자라고 공부까지 잘해 부모들의 부담을 들어주어 오히려 고맙게 생각한다. 큰딸은 지금 통영시청 공무원이다. 둘째딸은 대구지법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셋째딸은 거제시청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아들은 서울대대학원 전자 전기분야 박사과정에 있다. 자식들이 무탈하게 자라주고 안정적인 직장까지 다니고 있는 것이 가장 보람된 일이라고 말한다.
 
퇴임 후에는 아직 뚜렷한 직장이 없지만 당분간 쉬면서 일거리를 찾아볼 생각이다. 성씨는 "일반직원으로서 20년이 넘게 의회를 지켜오면서 정년퇴임하는 직원은 나뿐"이라며 "시의회는 통영시민들의 민의의 장소로 활발한 의정활동이 모두 시민들을 위하는 일인만큼 의원님들을 보좌해온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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