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태권도, 저소득층, 다문화가족 무료 재능 나눔 계획

 
"어릴 때부터 제 머릿속에는 태권도 밖에 없었습니다. 젊을 때는 직장 생활도 했지만 직장생활을 할 때조차 태권도는 저와 늘 함께였습니다"

김정렬 한려체육관장은 태권도 얘기를 할 때만큼은 그 어떤 것보다 행복한 표정을 짓고 열정이 가득 차 보였다.

김 관장은 2000년 3월에 7단 승단을 한 이후 올해 9월 약 15년 만에 통영시에서 유일하게 태권도 8단 승단을 했다.

8단 승단을 하기 위해 한 번의 좌절과 새로운 품새를 익혀야하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창원과 진주로 교육을 다니며 오전·오후 두 차례의 운동을 몇 달 동안 연습했다.

그 노력의 결과로 8단 승단을 했고, 지난 15일 열린 제26회 통영시태권도협회장기 겨루기대회에서는 이군현 국회의원으로부터 표창장을 수여받았다.

이런 상을 받게 돼서 후배들에게 부끄럽다고 말하는 김 관장은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더 많아 지는 것 같아 어깨가 무겁다고 말한다.

처음 태권도를 호신으로 시작한 김 관장은 타고난 운동신경으로 1972년과 1975년에 각각 53·56회 전국체전에 경남대표선수로 출전해 동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태권도에 더 많은 애정을 쏟게 됐고 태권도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었다.

김 관장은 "학교를 졸업하고 울산 소재 한성기업에 수산제조기사로 일을 하게 됐다. 거기서 내 이력서를 본 공장장이 빈 창고를 이용해 직원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쳐 달라고 요청을 했다. 그렇게 직원들과 직원 자녀들까지 가르쳐주게 됐다. 그렇게 하다 보니 멀리 울산까지 와서 태권도를 가르치기 보다는 내 고향 통영으로 가서 태권도를 가르치고 후배양성을 하고 싶었다"고 고향 통영으로 돌아오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그렇게 통영으로 오게 된 김 관장은 당시 통영시립체육관 사범을 시작하게 됐지만 더 많은 후배양성을 위해 개인 도장을 열었다.

이후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제자들이 있냐는 질문에 "통영중학교-통영고등학교-통영수산대(현 해양과학대)에서 태권도 코치로 재능기부를 하면서 전국체전 경상남도대표 코치를 겸했다. 그때 지도를 한 아이들이 현재 이태리 국가대표 감독 유순철과 카타르 국가대표 감독 지재기이다. 그 당시 윤순철은 서울체고에서 경희대로 진학, 지재기는 통고에서 동아대로 진학을 하며 학생들의 진로가 대학 진학까지 이어지도록 많은 도움을 줬고 그때의 아이들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관장은 "경상남도 소년체전 코치를 할 당시 주로 마산실내체육관에서 태권도 경기가 진행됐다. 그 때만 해도 체육관 관장들이 심판을 보게 돼 편파판정이 아주 심했고 경남 체고 선수들이 모든 상을 휩쓸었던 시절에 기재기 선수가 통영고교에서 경남대표 선수 선발대회에 출전을 했다"며 "그런데 시합이 시작되고 코치석에 서 있는데 편파판정이 눈에 보일 정도로 심했다.
편파판정에 승복할 수 없어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 했다. 결국 그 시합에서 지재기 선수가 승리해 전국체전에 경남대표로 출전해 은메달을 수상했다. 편파판정이 아닌 실력으로 이겼다는 사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김 관장은 추억했다.

 
10년이 넘도록 태권도장을 운영하면서 여러 사정으로 도장을 수십 번 옮겨 다닌 김 관장은 " '통영시 교육장기 태권도 대회에서 충렬초등학교·유영초등학교·진남초등학교 3년 연속 우승', '유영초등학교 3년 연속 전교어린이회장이 한려태권도 유품자 출신', '통영중학교 태권도 팀 3년 연속 경상남도교육감기 우승' 이라는 한려체육관 3가지 신화를 쓴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제2의 지도자 인생을 시작한 김 관장은 "앞으로는 어르신들을 위한 태권도 교육인 실버태권도와 저소득층·다문화 가족들에게 무료로 태권도를 가르치는 재능 나눔을 통해 물질적·정신적·육체적인 봉사를 하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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