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 민들레누비, 우수 사회적기업상 수상
이주여성들과 함께하는 민들레누비 ‘해외진출’ 최종목표

민들레누비 강분애 대표
사회복지사로 시작해 YWCA 사무총장에서 우수 사회적기업 ‘민들레누비’ 대표까지.

강분애 대표의 민들레누비에 대한 애정과 열정, 그리고 자부심이 대단하다.

강 대표는 지난 2008년 통영YWCA에서 결혼이주여성들의 한국생활 정착을 돕기 위해 통영전통누비기술 교육을 진행했다. 그 이후 2011년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됐고 현재는 15명의 직원을 둔 주식회사 민들레누비 법인을 운영 중에 있다.

강 대표는 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YWCA에서 누비기술교육을 진행할 당시 교육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닌 취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 하지만 타국에서 온 이주여성들은 취업이 됐음에도 언어의 장벽으로 인한 취업 부적응 사례가 늘어나면서 강 대표는 흩어지지 말고 공동작업장을 만들어 수익금이 생기는 일을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사회적기업 민들레누비를 설립하게 됐다.

강 대표는 왜 많고 많은 아이템들 중 누비를 택했냐는 질문에 “이주여성들을 상대로 조사를 하니 이들이 한국에 오기 전 봉제 일을 한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아이템을 찾다보니 통영누비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또 “이후 이주여성들의 욕구조사를 하니 이들이 원하는 것은 ‘일자리가 필요하다, 돈을 벌고 싶다’ 등의 공통된 의견들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강 대표는 당시 결혼이주여성들을 상대로 누비에 대한 교육과 기술을 가르치며 민들레누비를 운영했지만 이주여성들의 이직률이 너무 높았다. 겨울이 되면 굴 공장에 가 굴 손질하는 일, 참치 공장에서 일을 하는 등 목적의식 없이 일하는 이들을 안타까워 했다.

강 대표는 “이주여성 친구들이 정말 목적의식 없이 일을 했다. 그냥 돈만 많이 벌면 된다는 식으로 일을 했는데, 그런 부분들이 너무 못마땅했다. 그 이후 이 친구들에게 왜 누비를 배워야 하는지, 누비를 배우면 어떤 점이 좋은지, 누비기술을 배우므로 지속적인 일을 할 수 있다고 교육했다”고 말했다.

또 “통영에는 대부분 수산업계통의 일이 많지만 그 일들을 하려면 아침 일찍부터 일을 시작해야 한다. 그러면 육아에 문제가 생기게 되고 결국 악순환의 연속이다. 누비를 하면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들도 많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이후 이들은 강 대표의 탁월한 리더십으로 민들레누비에서 하루 8시간 근무하며 월급제로 안정적인 경제생활을 하고 있다.

강 대표는 민들레누비 운영의 어려운 점에 대해 “처음부터 완벽한 기술자들과 제품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자립이 조금 더딘 편이다. 그래서 사회적기업으로 국가 지원을 받고 있지만 자립을 빨리 하기위해 지금도 노력중이다. 서두르기 보다는 조금 느리더라도 처음부터 꼼꼼하게 만들자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강 대표가 이끄는 민들레누비의 제품들은 ‘누비의 업그레이드를 가져왔다’, ‘기술적으로나 디자인 적으로나 훌륭하다’, ‘ 바느질이 꼼꼼할 뿐 아니라 마감처리도 깔끔하다’ 등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재봉틀 보다는 hand made를 강조, 원단과 디자인의 차별성을 통해 ‘누비의 고급화’를 위해 힘쓴 강 대표의 역할이 컸다.

 
강 대표는 “민들레누비는 기술을 가르쳐주고 일터로서의 역할도 하지만 서로의 어려운 점을 이야기하며 상담도 하고 있다. 새로운 직원들이 들어오면 더 잘해주고, 일을 하면서 힘든 일도 잊고 기분 좋은 일터가 되기 위해 ‘내가 아닌 여러분이 함께 해야 하는 것’이라고 늘 강조한다”고 말했다.

얼마 전 강 대표의 생일이 있던 날 “15명의 직원들이 직접 준비한 생일상을 받고는 정말 눈물이 많이 났다며 직접 만든 케이크가 그렇게 감동적이었다”며 활짝 웃었다.

이들은 평소에도 배달시키거나 사먹는 밥이 아닌 각국의 음식을 도시락으로 준비해 점심을 늘 함께 먹는다. 결속력을 다지고 관계형성에 점심 함께 먹기는 아주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 강 대표의 설명이다.

또 지난 2일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4 우수 사회적기업 어워드 시상식’에서 결혼이주여성들의 성공적인 한국정착을 위한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 역할을 한 민들레누비는 우수 사회적기업에 선정돼 수상을 하는 영예도 안았다.

강 대표는 “정말 나 혼자 잘해서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함께 일하고 함께 나누는 우리 직원들이 있어서 이런 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수상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우리가 그동안 노력해왔던 것들을 인정해주고 알아 준다는 것에 다시 한번 초심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하자는 마음을 되새기게끔 해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 대표는 “민들레누비에는 전문 디자이너가 없어 직원들끼리 품평회를 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훌륭한 디자이너를 영입해 보다 더 좋은 제품들을 만들어내고 싶고 민들레 누비의 해외진출과 세계화를 꿈꾸고 있다. 상황이 더 좋아진다면 이주여성을 위한 일자리 지원도 확대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민들레누비 공동작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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