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생물은 자연계에서 많은 수의 생식 세포를 방출한다. 참돔은 3만개의 알을 생산하고, 넙치는 1일평균 100만개로 총산란수는 1,000만∼3,600만개, 대표적인 다산 어종인 개복치는 3억개의 알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많은 수의 알을 생산하는 것은 그들의 알 또는 유생으로부터 어미가 될 때까지 죽지 않고 자랄 수 있는 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수산 생물의 산란, 부화 및 자·치어의 관리를 효과적으로 한다면 비교적 적은 수의 어미로도 많은 종묘를 생산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여 종묘생산 산업이 급속히 발달하게 되었으나, 거꾸로 생각하면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해산 종묘배양장에서 발생하기 쉬운 질병은 바이러스병으로는 넙치의 상피증생증과 바이러스성 신경괴사증 등이 있고, 세균병으로는 넙치의 장관백탁증, 비브리오병 및 조피볼락의 선회병 등이 있다.
 
넙치의 상피증생증은 종묘생산 시, 수온 18∼20℃에서 부화 후 25일령 이하의 자어에 주로 발병한다. 감염된 넙치는 먹이를 먹지 않고 힘없이 수조 바닥에 가라않아 폐사하게 되는 데, 지느러미 가장자리의 백탁증상, 복부함몰, 성장불량 및 체색흑화가 관찰된다. 병의 진행속도는 비교적 빠른 편으로 사육수온 18∼20℃에서는 1주일 안에 폐사개체가 나타나기 시작하여 늦어도 3주일 이내에 대량폐사한다. 종묘생산지에서 이 병이 한번 발생되면 그 해의 종묘에서는 반복해서 발병하여 피해가 가중된다.
 
바이러스성 신경괴사증은 노다바이러스에 감염된 어류가 힘없이 유영하거나 선회등의 비정상적인 유영행동을 보이며 쇠약해지면서 양식장 바닥에 가라앉아 폐사하게 되는 질병으로 높은 폐사율을 나타내므로 피해가 크다. 이들 바이러스병은 안타깝게도 뚜렷한 치료법이나 대책이 없어, 예방대책이 필수적인데, 바이러스에 오염되지 않는 수정란 혹은 친어 구입, 수정란의 소독(요오드 용액을 유효농도 25ppm으로 15분간), 사육수의 자외선 살균 등의 방법이 일반적이다.
 
장관백탁증은 넙치의 종묘생산 시, 부화 후 2주일 무렵부터 착저기에 들어가는 자어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감염된 넙치는 소화관이 백탁되고 먹이를 전혀 먹지 못하며 체색흑화, 소화관 위축 및 복부함몰이 나타난다. 이 질병의 원인 세균은 Vibrio ichthyoenteri로 먹이생물의 배양과 함께 증식된 V. ichthyoenteri가 로티퍼 및 알테미아의 체내·외에 부착하여 먹이공급 시 넙치 자어로 섭취된 후, 장상피에 증식하면서 감염된다. 치료는 매우 어려운데, 병의 진행이 급성형이므로 약제를 투여하여도 효력이 나타나기 전에 전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먹이생물을 배양할 때 원인균에 오염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여과해수로 먹이생물 배양하고, 고수온에서는 병원균의 증식률이 높아지므로 온도를 하향조절하며, 먹이생물을 넙치 자어에 바로 먹이지 말고, 항생제 희석액에 1∼2시간 정도 담구어, 먹이생물의 체내에 약물이 충분히 흡수된 뒤에 여과해수로 세척하여 공급하는 방법 등이 있다.
 
조피볼락의 선회병은 그람양성 포도상구균인 Staphylococcus epidermidis가 오염된 사료를 통해 조피볼락 치어의 소화관에서 증식한 후 뇌조직에 침입하여 뇌의 평형 및 중추신경에 손상을 주어 선회하면서 폐사에 이르게 하는 질병이다.
 
비브리오병은 대부분의 해산어류에 감염되어 피해를 입히는 세균병으로 특히 종묘단계에서 감염될 경우, 성어에 비해 단기간에 높은 폐사율을 기록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 세균병은 대부분 소화관에 감염되어 그 기능을 떨어뜨린 경우가 많으므로, 3일가량 굶겨서 소화관의 기능을 회복시킨 후 치료약제를 투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때의 투여량과 투여횟수는 평소 사료 투여량의 50∼70%, 그리고 투여횟수도 1일 1회로 줄여서 약제의 체내 농도를 높이는 겻이 효과적이다.
 
이와 같이, 질병이 잘 관리된 종묘는 높은 생산성과 우량종묘 제공이라는 종묘생산 업계의 양적·질적 향상을 도모하며, 양식을 위해서나 어업자원의 관리를 위한 자치어 방류용으로서나 다 같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건강한 종묘의 유통을 위해, 지난해부터 제공되고 있는 국립수산과학원의 '양식용 수산종묘의 무상 질병검사 서비스'(문의; 남동해수산연구소 055-640-4772)를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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