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숫골상가번영회 허만준 회장 "십시일반 제작, 공동체 발전 계기"

"편지요? 이거 동네 신문이라던데 정겨운 느낌으로 잘 만들었네요. 우리 동네도 이런 거 만들면 좋겠네"
 
지난 2~3일 봉수골 꽃축제, 꽃길의 낭만을 즐기는 시민들 사이에 '봉수골 꽃편지'라는 이름이 벚꽃 연분홍색으로 새겨진 마을신문이 작은 화제가 되었다.
 
봉수골상가친목회, 출판사 남해의봄날, 주민들이 정성을 모으고 재능기부로 제작한 마을신문 '봉수골 꽃편지'가 지난달 31일 발간되어 봉수골 꽃축제에 첫 선을 보인 것이다.
 
취재와 편집에 한달간의 제작기간으로 탄생한 제1호 '봉수골 꽃편지'에는 행사와 공지 등 이모저모 동네소식을 비롯해 봉수골 터주대감인 김안영 전 통영문화원장 인터뷰, '자연채' 한식당과 '우리동네' 커피숍 소개가 실렸다.
 
시의회 강혜원 의장과 구상식 의원, 전혁림미술관 전영근 관장, 봉평동 추영석 동장이 보내 온 축하 메시지, 편집을 맡은 남해의봄날 정은영 대표의 인사말도 담았다.
 
특히 이번 창간호의 하이라이트는 신문 뒷면 전체를 활용한 봉수골 동네지도 수록이다.
 
지난해만 해도 20여 곳이던 봉수골 상가번영회가 이번 '꽃편지' 신문 제작을 추진하며 뜻과 힘이 모아져 동네지도에 담아낸 상가번영회 회원 가게는 42곳이 되었다.
 
1만부를 인쇄한 비용은 상가친목회에서 십시일반 모은 재원으로 충당했으며, 편집 및 취재는 남해의봄날 편집자들이 맡아 동네 곳곳 이야기를 담아냈다.
 
수채화 느낌의 동네지도는 식당 '성림'에서, 사진 촬영은 커피집 '우리동네'에서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봉수골 꽃편지'라는 이름도 "벚꽃길이 유명한 동네이니 꽃을 반드시 제호에 넣어달라"는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정해졌다.
 
봉수골 새봄을 열어젖힌 제1호에 이어, 올 가을 제2호 발간도 기대되고 있다.
 
상가친목회 허만준 회장은 "어디서 뚝 떨어진 돈이 아니고 봉수골 상가 회비와 지역 주민들의 노력들이 모아져서 이루어낸 일이라 더욱 가치가 있는 것 같다. 만들어내고 보니 나도 감동을 받았다"며 "꽃축제 참석한 김동진 시장도 '봉수골 꽃편지'를 갖고 가셨는데 상가회에서 자발적으로 지역활성화에 나선 것이 좋다, 큰 상인회에서도 못한 일을 봉수골에서 잘 했다고 호평했다"고 전했다.
 
'봉수골 꽃편지' 제작은 단순히 동네 소식지나 가게 소개의 의미를 넘어, 마을 주민들 사이 공동체의식 강화 계기로 더욱 뜻 깊다.
 
허만준 회장은 "이번 신문제작에 뜻을 모으자고 취지를 알리고 다니는 과정에서 상가회 회원 수가 두 배로 늘었다"며 "토착 주민들과 이주해오신 분들 사이 친목도 다져지고, 서먹하던 가게들도 상가회에서 모이고 일을 추진하면서 서로 배려하고 협조하는 관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상인들과 주민들은 동네신문 '꽃편지' 제작으로 자긍심과 애향심도 더욱 높아졌다.
 
허 회장은 "어쩌면 이런 멋진 일은 봉수골이라서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꽃길로 유명하고 전혁림미술관과 같은 곳이 있으니 봉수골만의 개성이 있고, 상가에서도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정이 살아 있다"며 "특히 출판사 남해의봄날 사람들이 봉수골을 아끼는 마음과 열정이 없었다면 이 일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한편, 동네신문 '봉수골 꽃편지'는 상가친목회 42곳 상점에서 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동피랑 강구안 등 통영 곳곳에 배포하며 관광객의 발걸음을 봉수골로 이끌어 상권 활성화를 도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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