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중앙전통시장의 불편한 동반자

통영중앙전통시장은 싱싱한 횟감은 말할 것도 없이 '착한가격'을 지향하는 활어시장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상인회에서는 어림잡아 평일은 5,000여 명 주말에는 1만 명 가량 방문객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그리고 2017년 현 기점으로 점포수 273개, 노점상 69개가 입점해 있으며 종사자가 620명으로 집계됐다.

전통시장의 흔한 광경이 노점상이다. 통영 재래시장에 부쩍 늘어난 노점상은 손사래를 칠 수 없는 시장의 제살붙이다. 무점포 상인들은 점포의 상인들과 서투른 투쟁 끝에 덥석 손을 잡았다. 그로 인해 전통시장의 한축으로 성장했다.

원래 중앙전통시장은 야채나 반찬, 먹을거리 등을 취급하는 오후시장이었지만 활어시장인 '서호전통시장'이 오후에 휴점하자 쏟아지는 관광객들의 요구에 편승해 활어시장으로 탈바꿈했다. 그 인기몰이로 활어코너가 충무데파트종합상설시장까지 확대됐다.

아는 듯 다들 잘 모를 것이다. 통영중앙전통시장과 충무데파트종합상설시장(중앙활어시장), 삼전활어시장(통영활어시장)인 3개 시장은 기묘한 동거를 하고 있다. 같은 시장이란 착각 속에 혼동하기 일쑤다. 공통점은 활어시장을 지향한다는 점이다. 이번 글은 한 지붕 셋 시장의 동거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그 시작으로 통영전통시장과 동거 중인 '충무데파트종합상설시장'을 살짝 엿보자. 1984년 1월 28일 중앙전통시장의 간선도로변에 들어선 백화점 형태의 시장이다. 당시 충무중앙시장 번영회에서 충무경찰서와 중앙파출소를 매입해 백화점식 상가아파트를 건설했다. 상가 형성은 조합 결성으로 연결됐다. 초기 조합명은 '충무데파트협동조합'으로 호칭되다 현재 '통영중앙시장사업협동조합'으로 개칭됐다.

다음으로 불편한 동거를 지속하고 있는 '삼전활어시장'이다. 통영중앙전통시장에 활어시장이 형성돼 있지만 다수의 관광객들이 빠지지 않고 찾는 곳이다. 이곳은 '통영활어시장' 간판을 내건 삼전상가빌라에 기초한 활어시장이다.

안타깝게도 이 시장이 무등록된 개인의 사설시장이란 점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많이 들린다.

삼전상가빌라는 1992년 12월 24일 통영시로부터 사용승인 받아 2004년 현대식 바다백화점으로 재개장했다. 당시 상가를 리모델링해 지하 1층 40개, 지상 1층 23개 등 총 63개 점포를 갖춘 현대식 활어센터로 탈바꿈했다.

더 놀라운 변화는 삼정상가빌라를 중심으로 노점상들이 즐비하게 모여 재래시장을 형성했다는 사실이다. 사측은 삼전상가빌라 앞 1,500㎡ 공터에 만들어진 고무대야 활어좌판 100개를 자체적으로 별도 관리하고 있다.

달콤한 동거를 꿈꾸는 셋 전통시장
한 지붕 셋 전통시장의 불편한 유기적 관계 청산은 무엇인가. 우선 공간과 고유의 특성을 살려 기존 통영중앙전통시장과 충무데파트종합상설시장, 삼전활어시장을 분리해 유기적인 협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불편한 동거의 반전을 꾀할 방안을 모색해 보자.

첫째, 충무데파트종합상설시장과 상호보완적 관계가 우선이다.

이곳은 대규모 소매점 형태지만 개설 당시 '시장'으로 허가돼 상설시장의 범주에 들어갔다.

위치상 통영중앙전통시장의 권역에 속해 설립 당시 시장의 침체를 우려했지만 고객층이 달라 상호보완적 관계가 가능했다. 근래 충돌요인인 충무데파트 뒤편에 들어선 '중앙활어시장'은 통영중앙전통시장과 상호보완적 운영이 필수다. 사실 이곳은 아케이드 설치공사가 통영에서 1호로 실시돼 통영중앙전통시장의 덕을 톡톡히 본 샘이다.

두 번째, 무등록 시장인 삼전활어시장과 정서적 공유를 꾀해야 된다.

이 재래시장은 '통영활어시장'이란 이름으로 간판을 내걸고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 새삼 놀라운 건 재래시장의 관광메카로 떠올랐다는 사실이다.

왁자한 곳에서 이방인들은 통영의 정서와 싱싱한 회감을 직접 고르는 재미를 느끼는 듯하다.
관광객들은 통영중앙전통시장 한 지붕에 있다는 이유로 같은 재래시장으로 인식한다. 그러다 보니 불편한 일이 발생하면 상인회에 항의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조금만 뒤로 물러나 다시 보면 경제적으로 서로에게 득이 되는 동거가 될 수 있다.

삼전활어시장을 관광객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정서적 공유가 이곳에 녹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전통시장과 대형마트가 기묘한 동거를 통해 상생을 창출하고 있다. 일종의 캥거루 비즈니스 모델이다.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않고 큰 공동체에 의존해 서로 협력하는 것을 말한다. 서로 상극 관계인 듯하지만 끝임 없는 대화를 통해 공생을 모색한 것이다.

통영 재래시장의 달콤한 동거를 꿈꾸는 통영중앙전통시장 상인회는 활어시장 중심으로 재편해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공을 들여 공동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 이런 노력은 시장 활성화를 위한 것이다. 천릿길도 한걸음부터다. 조금씩 달라지는 한 지붕 셋 전통시장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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