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상가아파트 "이삿짐 나르기 불가능, 공사중단" 호소

 

"이제 이사 가지도 오지도 못하게 되나. 시가 지원하는 중앙시장 사업이니까 피해를 감수하라는 건가"

중앙시장 입구 '중앙상가아파트' 주민들의 하소연이다.

중앙전통시장상인회와 통영시가 전통시장현대화사업으로 설치해 온 '아케이드' 시설이 중앙상가아파트를 둘러싸는 형태가 됐다. 최종 경남은행 쪽 아파트 벽에 아케이드가 추가 설치되면 사다리차로 이삿짐을 나르는 것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48가구가 거주하는 중앙상가아파트는 1974년 준공된 통영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로 엘리베이터가 없다. 이사를 하는 경우 사다리차가 채광창으로 대형 가전과 가구를 날라야 하는데, 이미 3개 벽면이 아케이드로 차단된 상태로 시내버스정류장 뒤편만 벽이 남았다.

하지만 올해 통영시와 중앙시장상인회가 아케이드 추가 설치를 추진하며 남은 하나의 벽면도 가로막힐 판이다.

아케이드 설치 절차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상인회와 통영시가 시설 설치에 대해 수혜자인 시장 상인들에게만 동의서를 받았다.

반면 다른 이해당사자인 상가아파트 주민들에게는 협의와 동의를 구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10일 구 경남은행 옆 중앙상가아파트 입구에 아케이드 공사 장비가 자리를 잡자, 주민들이 옥상에 모여 긴급 반상회를 열었다.

주민들은 "시장상인회와 이야기해 봤자 답도 없다. 시청 가서 따져야 한다", "공사중지 가처분신청 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날 11일 주민 20여명은 통영시 지역경제과를 항의방문,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주민 A씨는 "먼저 설치한 아케이드 때문에 반대방향 주민들도 경남은행 쪽으로 사다리를 올리며 불편을 감수해 왔는데, 남은 벽 하나마저 막아버리냐"라고 말했다.

또한 주민 B씨는 "지금 하려는 공사는 당장 중지, 철수해야 한다. 앞서 설치해 낡아버린 아케이드도 새로 보강하느니 하지 말고 앞에 설치한 것도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지역경제과 전통시장담당은 "그간 주민들이 겪은 불편을 미처 인식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지금 공사는 일단 중단하고 좋은 해결방안을 찾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11일 오후 확인한 현장은 중앙상가아파트 입구에 이미 강철 바(bar)가 설치, 사다리차 진입은 불가능해졌다. 철수가 아니라 '일단 중단'일 뿐, 언제든 공사가 재개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주민들과 상인회 간에 갈등의 불씨도 더욱 커지고 있어 통영시의 대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주민들 통영시 지역경제과 항의방문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