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안전하다 여겨졌던 경남도내 산란계 농장 3곳의 계란에서 살충제 비펜트린 성분이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경남도는 지난 17일 산란계 농가 3곳에서 살충제 성분(비펜트린)이 검출되어 이들 농장 계란을 즉시 폐기 조치하고 유통중인 물량을 회수토록 조치했다.

또한 15일 이후 계란 유통을 금지했지만 혹시 가정 내 보관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계란 난각에 15벧엘, 15연암, 15온누리 표시가 있는 것은 폐기하고 섭취하지 않도록 당부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살충제 비펜트린과 피브로닐은 닭 진드기용 살충제로 사용이 금지된 약물이다. 피브로닐은 벌레의 중추신경을 파괴하는 살충제로 사람에게 두통이나 감각이상, 신장·간 등 장기의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유독물질이다. 그러나 피브로닐 살충제는 이미 벼 진드기를 없애려는 목적으로 농촌에서 사용되고 있는 농약이다. 온도 25℃이상, 상대습도 70% 이상에서 급속도로 증식하는 닭진드기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정한 14개의 살충제에 이미 내성이 생겼다.

살충제 달걀 파동은 올해 갑자기 발생한 사건이 아니다. 지난해 8월 농림축산식품부는 양계농가에서 닭진드기 제거를 위해 맹독성 살충제를 사용하고 그래서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배출될 가능성을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1년 넘게 무기력한 대응을 해왔다.

조류독감이 발생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농가에 대한 사전예방과 지도 활동은 미진했고, 살처분과 단속에만 급급했다. 올해 초 계란파동이 발생하자 정부는 근본적인 대책없이 외국산계란 수입을 추진했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매번 농민이었다.

이제는 임시방편이 아닌 근본적인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 인간 안전과 동물 생명을 위한 정답은 하나뿐이다. 반복되는 대규모 축산참사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 선택해야 할 대안은 축사시설현대화나 ICT융복합사업이 아니라 대규모 공장식축산을 동물복지 축산농장으로 전환하는 길 뿐이다.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시스템이 바뀌어야 변화가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정부의 대책과 시민사회의 협력이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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