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SB 부지에는 관광산업이 아닌 제조업을 유치해야 합니다.

2017년 12월 국토교통부가 신아SB 부지 개발 사업을 정부 지원 도시재생사업으로 선정하면서 이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가 큰 것 같습니다. 저도 기대가 큽니다. 하지만, 걱정도 큽니다. 제 말씀 들어보시겠습니까?

전 세계에서 GDP(국민총소득)가 11등이나 되는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기틀을 마련한 사람은 박정희 대통령입니다. 1960년대 초부터 박정희 대통령이 추진한 경제개발5개년 계획 등이 바로 그 중심이었죠.

그런데,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개발 계획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제조업입니다. 철을 만드는 포항제철을 설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동차와 조선 산업 등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농업, 수산업 등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것입니다. 바로 1차 산업(농수산업)과 2차 산업(제조업)을 일으킨 것이 우리나라의 경제를 일으킨 비결이었습니다.

1차 산업(농수산업)과 2차 산업(제조업)의 중요성은 선진국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도 어릴 때 미국 같은 선진국은 농업같이 소득이 낮은 산업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농산물은 저개발국에서 수입해서 먹는 줄 알았는데, 천만에 말씀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전 세계 옥수수 생산량의 거의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자동차산업은 군수산업과 긴밀히 연관된 핵심 산업입니다. 독일의 기계 제조업은 지금도 전 세계 최고입니다. 또한, 21세기에 중국이 세계 최강대국이 될 수 있었던 비결도 바로 전 세계 먹거리를 지배하는 농업과 세계의 공장이라 불릴 만큼 거대한 제조업 덕분입니다.

신아SB 조선조 터를 정부가 도시재생 뉴딜 사업에 선정해준 것은 고마운 일입니다.

하지만, 이곳을 어떤 식으로 재개발해야 하는지는 정해진 것이 아닙니다. 뉴딜사업 신청시 통영시청은 여기에 미술관과 관광시설을 짓겠다고 대략적인 계획을 만들어 넣었지만, 이는 대략적인 구상일 뿐, 확정된 것이 전혀 아닙니다.

자, 그러니 우리는 이제, 이곳을 어떻게 개발해서 우리 통영시민에게 골고루 이익이 되도록 할지 지혜를 모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몇 주 전 이에 대한 토론회를 한 것도 참 잘한 일입니다.

통영시민 여러분, 신아SB 터의 도시재생사업으로 제조업 공장을 유치하는 건 어떻습니까? 신아SB도 바로 제조업이었습니다.

신아SB터 도시재생사업을 얘기할 때 스웨덴의 말뫼 조선소 얘기를 많이 하는데요, 말뫼에서도 조선 산업 이후에 유치한 산업은 태양광 발전 관련 제조업이었습니다.

제조업을 해야만 고용인원도 많아지고, 도시 경제에 뿌려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크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잘 알지도 못하는 스웨덴 말뫼를 볼 게 아니라, 우리가 이미 경험한 박정희 대통령의 한국 경제개발을 교훈으로 삼아야 합니다.

물론 제조업 공장을 유치하더라도, 우리 통영의 여건에 맞아야 합니다. 그래야 제조업을 영위하는 사람들도 할 만한 이유를 느낄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 그렇다면 통영에 어떤 제조업이 적합할까요?

제가 생각하는 첫 번째 제조업은 수산물 가공 산업입니다.

우리 통영은 뭐니 뭐니 해도 수산 도시입니다. 지난 백년간 통영의 경제를 이끌어온 것은 수산업이었습니다. 그런데, 수산물을 그대로 판매하는 것보다 가공해서 판매하는 것이 수출 용이성이나 부가가치 면에서 훨씬 낫습니다.

두 번째 제조업은 태양광 조립산업입니다. 물론 통영이 다른 도시에 비해 태양광 조립산업에 엄청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태양광 산업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성장률이 가장 높은 산업입니다. 한국이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의 전자산업 등과 연관하면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문재인 정부가 태양광 등 재생가능에너지의 사용 비율을 많이 높일 계획을 가지고 있어서, 이에 대해 많은 지원을 할 예정입니다. 그러므로 태양광 산업을 유치한다면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춰 유리한 점이 많습니다.

한 번 더 말씀 드립니다. 신아SB 부지에 대한 도시재생사업을 어떻게 진행할지 결정된 것은 없습니다. 우리 통영시민들에게 오랫동안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려면 우리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제 의견이 정답은 아니지만, 이런 여러 의견들이 모여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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