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태 대구공업대학교 호텔관광과교수, 지도연륙교추진위대외협력위원장

천혜의 자연환경과 임진왜란 해전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바다의 땅” 통영 바다는 근대 문화와 예술인의 창작 주제이기도 했다. 이곳에서 바다에 의지한 수산업과 어업의 발달은 과거 통영경제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후 수산업과 어업을 위한 조선업의 성업은 서로 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통영의 경제를 견인하는 양대 축으로 성장하였다.

그러나 최근 통영의 조선업이 무너지고 있다. 물론 세계적인 조선경기의 영향이라고는 하지만 그 충격은 과히 메가톤급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지구와 생태환경의 변화는 지역의 해양환경 악화, 어족자원의 고갈은 통영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그래서 각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관광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지역의 특성과 연계한 특성화된 관광산업 보다는 단기에 실적이 나타나고 가시적인 관광 시설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통영도 예외는 아니다. 말하자면 케이블카, 루지, 호텔의 유치 등 가장 전통적인 시설위주의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지역의 관광산업을 부흥하고자 노력해 왔다.

관광산업 중 가시적이고 비교적 쉬운 정책이 관광시설의 개발 즉, 시설의 유치와 건설이다. 이미 잘 알고 있는바,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단기적인 성과위주의 정책이 난무하여 지역의 자연생태 환경이 난 개발되어 있는 것은 통영만의 현실은 아닐 것이다.

선진국의 관광정책은 과거 역사적 사실과 건축물의 보존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입혀가는 컨텐츠 중심의 역사성을 강조하고 있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은 자연환경과 과거 역사적 사실, 그리고 건축물에 스토리를 가미한 유무형의 자원이 어우러져 우수한 관광자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통영의 경우 우수한 자연의 해양생태 환경과 전래성과 역사성을 가진 유무형의 문화재를 많이 간직하고 있다. 근대 예술과 문인들의 고향이자활동공간으로 단위 면적당 문인과 예술인의 수를 비교한다면 통영은 단연 1위의 예술 문화의 도시일 것이다. 이러한 컨텐츠가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그간 시설위주의 문화관광 정책은 실로 아쉬운 부문이 있었으나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본다.

그리고 통영에 산재해 있는 다수의 무인도와 유인도 그리고 수려한 해양환경은 그 자체가 우수한 생태 관광자원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해있는 사량도, 욕지도, 연화도, 한산도의 경우 개발 보다는 자연생태의 보존에 중점을 두면서 접근성 제고와 가시성을 배가한다면 심미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통영의 내륙은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관광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교통과 숙박 등 편의를 제공하며 도서관광 자원을 감상하고 즐길 수 있는 기간시설 즉, 플랫폼을 제공하는데 역점을 두고 개발해야 하나 도시지역 주민의 편의성도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이다.

일찍이 버틀러(R.W.Butler)교수는 관광지 사이클 이론에서, 관광성숙단계를 지나면 교통 혼잡과 오수, 관광자원의 훼손, 커뮤니티의 변질 등 외부비경제 현상이 나타나고 지역주민이 관광활동에 대한 강한 부정적인 인식과 비협조적인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통영의 경우 여름 휴가철이나 주말에는 관광객과 주민의 편의가 상충하는 현상들이 종종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통영시장에 출마한 예비시장들은 모두가 주민의 행복을 위해 출마했다고 하지만 그 공약사항은 보면 어떻게 주민의 행복을 추구할 것인지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통영의 관광을 포기하자는 것은 아니다. 자연생태 환경이 우수한 도서지역은 훼손해서 개발을 하기 보다는 보존하면서 생태와 체험이 가능한 관광지로 그리고 통영 내륙은 임진왜란 승전의 역사적 스토리와 근대 예술과 문인들의 문화적 향기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콘텐츠 구축에 힘써야 할 것이다.

관광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食과 休 그리고 美, 이 중 통영의 미식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기존의 음식산업에 통영 특유의 전래성과 역사성을 더해 통영을 대표하는 음식브랜드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통영의 수산물과 전래음식을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산업화할 수 있는 “통영음식전문학교”의 설립은 장기적으로 수산물의 안정적인 생산과 판로에도 기여할 것이다.

또한 통영을 국제음악의 도시라고 한다. 그러나 음악전문학교 하나 없는 음악의 도시가 과연 지속가능할 것인가? 음악전문학교는 없더라도 음악공동체 마을을 조성하여 거창한 국제음악은 아니라도 국내음악이라도 언제든 콘서트와 공연이 열리는 열린 음악도시여야 하는 것 아닌가?

대부분의 도시 학자들은 미래는 문화와 교육이 어우러진 창의성을 바탕으로 도시는 성장해 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앞으로 통영관광 정책은 다음 세 개의 축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다수의 도서를 포함하고 있는 통영지형의 특성상 내륙과 도서, 그리고 도서는 근해도서와 원해도서를 구분하여 관광개발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내륙은 도서 발전의 기반으로 도시 통영의 정체성을 나나낼 수 있는 공간으로 음악공동체 마을 조성과 통영의 전래음식과 간식을 브랜드화 할 수 있는 음식전문학교의 설립도 좋은 관광정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통영에서 비교적 먼, 원해에 위치한 도서지역은 자연생태를 유지하면서 접근성을 제고하는 정책을, 근해 도서의 경우 자연생태 환경보전이 어려운 상태로 난 개발이 이루어져 있어 이런 곳은 친환경적인 정책으로 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특히 용남면의 경우 개발 중심의 도시개발 전략이 시행되어 인근 죽림지역과 안정지역을 중심으로 신도시와 조선 그리고 LNG기지 등 통영의 신산업지역이다. 그 맨 끝자락에 위치한 지도(종이섬)와 호도(범섬) 그리고 수도와 어의도는 이들 산업단지를 에워 감싸고 있다. 해양 환경은 보존할 수 없는 상태로 이미 어장은 황폐해졌고, 거제로 향하는 고압선은 무시무시한 흉물로 더 이상의 생태계의 보존가치는 없다고 본다. 그렇다고 한다면 적극적인 개발정책으로 내륙과 연결하는 연륙교를 가설하여 지도에는 체육진흥 시설과 복지시설, 호도에는 리조트와 휴양시설을 그리고 섬의 한가운데서 암반수가 분출하는 수도(물섬)는 명상과 치유센터로 그리고 어의도는 휴양과 낚시터로 개발하면 장래 통영의 해양체험관광지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김국태 대구공업대학교 호텔관광과교수 지도연륙교추진위대외협력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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