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5일, 용남면에 있는 굴수하식수협 회의실에서 '친환경 굴양식 어업인 간담회'라는 것이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완도의 전복에 대해 '친환경 양식 수산물 국제 인증(ASC 인증)'을 받은 청산바다환경연구소 김경원 박사가 발표를 하고 참가자들과 질의응답을 했는데요, 여기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질의응답 형식으로 요약해 드리려고 합니다.

'친환경 양식 수산물 국제 인증'이 뭔가요?

친환경 양식 수산물 국제 인증이란 에이에스씨(ASC, Aquaculture Stewardship Council) 인증을 가리키는 쉬운 말입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친환경 양식 관리 협의회 인증'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데요, 친환경적으로 양식업을 하는 어업인들을 후원하는 국제 협의회가 인증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친환경 양식을 인증하는 기관은 미국 정부 소속인가요?

친환경 양식 수산물 인증(ASC인증)을 발행하는 기관은 미국 정부 소속이 아닙니다. 국제적 민간 기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기관은 최초에 WWF(세계자연기금)이라는 국제민간기구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하나의 독립된 기관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친환경 양식 수산물 인증을 받으면 수산물 수출이 보장되나요?

아닙니다. 1972년 체결된 한미패류협정에 따라 FDA 인증 해역에서 생산한 생굴과 냉동굴은 미국에 수출이 보장되는 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한미패류협정은 한국과 미국이라는 국가 사이의 협정이지만, 에이에스씨(ASC)인증은 국제민간기구가 관리하기 때문에, 이 인증을 받는다고 해서 수산물 수출이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수출이 보장되지도 않는데 인증을 받는 효과가 있나요?

예, 있습니다. 수출이 보장되지는 않지만, 수출이 잘 되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전세계의 시장 경제에서 민간기구 인증이 점점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살림 등의 친환경 농산물 유통업체에선 국가가 인증하는 유기농을 줄이는 대신, 한살림 자체 친환경 인증 농산물을 판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와 생산자 사이의 신뢰가 있기 때문입니다.

친환경 양식 수산물(ASC) 인증도 마찬가지입니다. 민간기구 인증이지만, 예를 들어 인터컨티넨탈호텔은 앞으로 ASC 인증을 받은 국내 전복 등을 일정 비율 이상 구매하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이처럼 구매하는 수산물의 일정 비율을 ASC 인증 수산물로 구매하겠다고 약속하는 국제적 호텔이나 레스토랑 그룹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통영은 이미 FDA 인증을 받았는데, ASC 인증을 추가로 받을 필요가 있나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땄다고, 올림픽 금메달을 포기하시겠습니까?

FDA인증은 우리 통영에 정말 효자 노릇을 했습니다. 금메달을 따온 자식처럼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FDA 인증은 오히려 미국하고만 맺은 협약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데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무역 다변화를 위해서 이미 우리 통영시도 중국이나 일본, 러시아 수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 않습니까?

FDA인증이 아시안 게임 금메달이라면, ASC인증은 올림픽 게임의 금메달이나 마찬가지입니다. ASC 인증을 받는다면 미국만이 아닌 여러 나라로 수출하는 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ASC 인증을 받는 게 어렵진 않나요?

어렵다, 안 어렵다로 딱 잘라 말씀 드리긴 힘들겠지만, 저는 완도 전복이 인증을 받은 것처럼 통영 굴도 인증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ASC 인증은 FDA인증과 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FDA인증이 결과적으로 수질이 좋은지 안 좋은지, 패류독소가 있는지 없는지 등을 따지는 반면, ASC인증은 과정을 따집니다.

즉, 양식업 과정에서 어업인들이 양식어장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는지, 그 노력하는 과정을 보는 것입니다.

특히 굴양식업은 다른 동물성 양식과 달리, 먹이를 주지 않기 때문에 그 자체로 매우 친환경적인 양식업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ASC 인증을 받으려면 누가 무엇을 해야 하나요?

먼저 어업인들의 의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FDA인증은 해역을 기준으로 하지만 ASC인증은 개별 어업인들의 양식장을 기준으로 합니다.

그러므로 인증을 받고자 하는 개별 어업인이 도전해서 신청하면 됩니다.

그런데 인증을 받으려면 인증 요건(친환경 양식)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문서로 증명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문서를 어업인들이 작성하는 것을 도와주는 자문기관(컨설팅 회사)이 인증을 받고자 하는 어업인들을 만나 함께 인증을 준비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컨설팅 회사도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 비용을 통영시 또는 해양수산부가 지원해준다면 큰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해양수산부는 ASC 인증에 소요되는 비용을 2천만원까지 지원해 주기로 결정했습니다. (물론 이 지원을 받기 위한 요건들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하신다면?

수산업은 통영 경제의 근간입니다. ASC 인증은 통영 수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이미 일본은 굴에 대해 ASC 인증을 받았고, 중국에서도 추진 중입니다. 통영의 어업인들이 미래를 보는 안목을 가지고 세계적인 경향을 선도하기를 바랍니다.

장용창  (사)숙의민주주의 환경연구소 소장, 행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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