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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대교습지에 사는 독수리들 우리는 왜 야생동물을 보호해야 할까요?장용창 시민기자

2019년 4월 4일 거제대교습지에서 독수리(Aegypius monachus) 15마리를 발견했습니다. 거제대교 북동쪽은 거제시 사등면인데요, 오량천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논이 넓게 펼쳐져 있고, 바닷물에 잠겼다 나타나는 갯벌도 조금 있습니다. 독수리들은 여기 논과 갯벌에 앉아 있었고, 일부는 무슨 먹이를 뜯어먹고 있었습니다.

한 종류의 생물이 지구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멸종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물범하고 비슷하게 생긴 바다사자(=독도강치, Zalophus japonicus)는 1972년에 독도에서 마지막으로 잡힌 이후 1994년 국제자연보전연맹이 멸종을 공식 인정했습니다.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진 것입니다.

완전히 멸종하지는 않았더라도, 멸종할 위험이 높은 동물들을 멸종위기종 동물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동물이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호랑이, 곰, 코끼리, 황새, 두루미 등 덩치가 큰 동물들은 대부분 멸종위기종입니다.

독수리도 덩치가 아주 큰 새이죠. 두 날개를 펼친 길이가 2.5미터나 된다고 합니다. 독수리는 2000년대 초반 전세계에 5천마리만 남았었는데, 스페인 정부 등의 노력으로 지금은 15,000마리 정도로 다행히 늘어났다고 합니다. 독수리에게 20년 넘게 먹이를 주면서 돌봐준 김덕성 선생님 덕분에 경남 고성의 독수리도 20년 전 수십 마리에서 지금은 500마리 정도로 늘었습니다. 지난 1월 전국에서 독수리를 동시에 세어보니 1,367마리였습니다.

그런데, 그깟 새가 뭔 대수라고 먹이를 주면서까지 보호해야 할까요?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자연의 신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불과 30년 전만 하더라도 저희 집 뒤 삼봉산엔 토끼가 많았다고 합니다. 토끼가 사는 굴을 찾아가고 여러 사람이 함께 잡아서 솔가지를 꺾어 토끼탕을 해먹고 있으면, 마치 원시 시대 사람으로 돌아간 것처럼 자연이 신비롭고, 삶이 재미있지 않습니까? 야생동물들이 다 멸종하고 나면, 이제 이런 재미가 다 사라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자연의 신비가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이런 동물들이 완전히 멸종하기 전에, 우리도 이제 관심을 좀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늘 내 곁에 있을 것 같던 부모님이 어느 순간 돌아가시면 불효했던 일들이 후회되는 것처럼, 언제나 저 자리에 있을 것 같은 자연이 지금 21세기엔 급속도로 죽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산신문  hannews@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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