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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을 도와 나라를 구한 제주도 유랑민들 (1)장용창 <(사)숙의민주주의 환경연구소 소장, 시민기자>

초등 고학년 정도 아이들에게 들려주면 좋을 옛날 이야기입니다. 자녀분들에게 소리내어 읽어주시면 좋아할 겁니다.

니들 이순신 장군은 잘 알지? 그런데, 제주도 사람들이 이순신 장군을 엄청 많이 도와줬다는 얘기는 들어봤니? 처음이라고? 그럴 거야. 나도 이 얘기를 2013년에야 알게 되었거든. 제주도에 이영권이라는 고등학교 역사 선생님이 있는데, 그 분이 2013년에 쓴 박사 학위 논문에 나오는 얘기야. 그 정도면 쫌 믿을 만하겠지?

유랑민이 뭐냐고? 집이 없어서 떠돌아다니는 사람들을 유랑민이라고 해. 조선시대에 제주도는 정말 살기 힘든 곳이었어. 지금의 도지사처럼 옛날에 지역을 다스리기 위해 왕이 보낸 사람을 사또라고 불렀잖아? 제주도를 다스렸던 사또들이 세금을 법에 정해진 것의 몇 배나 많이 거두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살기가 어려웠어. 그래서 제주도에서 도망쳐 나왔어. 조선시대 제주도 사람들은 제주도를 떠나 다른 곳에서 사는 것이 금지였대. 그래서 도망쳐 나와서는 통영같은 남해안 일대에 있는 섬에서 몰래 살고 있었던 거야.

그런데, 이 사람들이 어떻게 이순신 장군을 도와서 나라를 구했냐고? 잘 들어봐. 제주도에서 도망쳐서 통영의 섬들에 숨어서 살던 사람들은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었어. 그래서 배를 타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주로 고기잡이를 하고 다녔지. 하지만, 조선시대에는 고기잡이도 국가의 허가를 받아야 했고, 또 세금도 내야 했어. 그러니까 제주도 사람들이 통영 바다에서 고기를 잡는 건 불법이었던 거야. 그래서 혹시라도 조선시대 경찰같은 사람들이 잡으러 오면 열심히 도망을 다녔지.

그렇게 도망을 다니다보니까 제주도 유랑민들은 통영의 바닷길을 엄청 잘 알게 되었어. 바닷길이 뭐냐고? 바다에 있는 길이지. 저렇게 넓은 바다에 무슨 길이 있냐고? 윗모습은 똑같이 보여도 바다 아래는 전부 달라. 어떤 곳은 깊어서 안전한 곳도 있지만, 어떤 곳은 바위들이 튀어나와서 배가 다니기 힘든 곳도 있어. 또 어떤 곳은 물살이 너무 빨라서 한쪽 방향으로 가기만 쉽고 반대 방향으로 배를 타기엔 힘든 곳도 있지. 또 바다의 물살은 시간에 따라서도 늘 달라져. 이런 걸 물때라고 하는데, 제주도 유랑민들은 이렇게 바닷길과 물때를 엄청 잘 알고 있었던 거야.

이순신 장군은 정말 인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전쟁의 신이었어. 수십번을 싸워서 한번도 져 본 적이 없으니까. 동서양 역사를 통틀어서 이렇게 패배를 한번도 한 적이 없는 장군은 이순신 장군밖에 없어. 특히 전라도 명량 바다에서 13척의 배로 수백척의 적군을 무찌른 건, 어벤져스가 타노스를 무찌른 것보다 더 힘든 일이었어. 그런데, 이순신 장군의 비결이 뭘까?

이순신 장군의 비결은 바로 천지인(天地人, 하늘과 땅과 사람)을 잘 알고 활용했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어. 하늘은 시간을 뜻하고, 땅은 전투가 벌어지는 곳의 지형, 그리고 사람은 적군과 아군을 잘 아는 것을 말하지. 그런데, 바다에서 시간은 물때라고 했지? 시간에 따라 물살의 움직임이 달라지기 때문에 바다에서 싸워서 이기려면 바다 속 지형은 물론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물살도 잘 알아야 하거든.

그런데, 남해안의 수많은 바다 지형을 혼자서 다 알긴 어렵잖아? 그래서 바로 세번재 요소인 사람이 중요한 거야. 이순신 장군은 전라도와 경상도의 모든 바다를 알아내기 위해서 그 지역에서 활동하던 어부들의 지혜를 빌렸어. 그런데, 제주도 유랑민들은 경찰한테서 도망 다니기 위해서 평소 전라도나 경상도 토박이들보다 훨씬 더 이곳 바다를 잘 알고 있었어. 그래서 이순신 장군이 제주도 유랑민들의 지혜를 활용한 거지. 물론 제주도 유랑민들만을 활용했다는 뜻은 아니야. 토박이 어민들도 이곳 바다를 잘 알고 있었으니까 이순신 장군이 많이 활용했어. 어때? 그럴 듯 해 보이니? 다음 시간에 더 자세히 얘기해줄께.

 

한산신문  hannews@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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