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1번지 통영을 비롯 제주, 여수, 목포 등 전국의 근해자망 어민들이 지난 15일 정부 오징어 총허용어획량(TAC) 제도에 결사반대하는 집회를 동시에 열고, 해상시위에 나섰다.

통영에서는 통영근해자망선주협의회를 비롯 인근 삼천포, 여수, 멀리 제주도에서 온 28척의 근해자망 어선이 통영수협 도천위판장 앞 바다에 집결, 정부의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오징어 조업이 100년 이래 최악의 상황은 맞다. 해수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오징어 총 생산량은 2000년 22만6천톤에서 2019년 5만2천톤으로 크게 줄었다. 이에 반해 중국 오징어 수입량은 2014년 8천800톤에서 2019년 7만톤이나 증가했다.

오징어 씨가 마른 것은 기후변화의 원인도 없지 않겠지만, 중국 어선들의 남획 때문이다. 북한 수역에서 입어료를 내고 조업하는 중국 선단이 오징어 흉어의 가장 큰 주범이다.

중국은 2004년 북한 동해 수역을 놓고 북·중 어업협정을 체결, 매년 수천 척의 어선이 저인망 쌍끌이 방식으로 오징어 씨를 말리고 있다.

15년 넘게 오징어가 우리 수역으로 내려오는 길목인 북한 해역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막무가내 조업 중이다.

동해 북한수역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은 2004년 114척에 불과했지만 2019년에는 최대 2천161척이나 됐다. 이들은 한 해 20만∼32만 톤의 오징어를 잡는 것으로 추정된다.

어민들은 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오히려 우리 어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불공정한 정책인 오징어 총량제(TAC)로 어민들에게 올가미를 씌우고 있다.

근해자망 어민들은 정부보다도 더 자발적으로 금어기를 설정하고 수자원 보호에 앞장선 어선업계이다.

명백한 유엔 제재 위반인 데도 우리 정부가 중국에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모습에 억장이 무너진다.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 형세다.

중국 어선이 우리 어자원을 황폐화 하는 것을 방관한다면 해양주권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다각적이고 지속적인 국제 대응책이 절실하다.

5만 명의 생계가 달려있는 어민들의 목소리가 더 이상 공허한 메아리가 되기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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