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석 사)한국미술협회 통영지부장, 통영미술관건립추진 준비위원장

                          양수석 사)한국미술협회 통영지부장, 통영미술관건립추진 준비위원장

 

이건희 컬렉션으로 세간이 떠들썩한지도 벌써 몇 개월이 지났다.

이미 알려진대로 삼성가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23,000여 점을 기증하였고 전남도립미술관에는 허백련의 작품이, 대구미술관에는 이인성, 강원도 양구의 박수근미술관에는 박수근의 작품을, 안산의 단원미술관에는 김홍도의 작품이 기증되었으며 제주도의 이중섭미술관에는 이중섭화백의 작품 12점이 기증되었다.

그러면 통영은?

제대로 된 전시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으면 어떤 결과로 이어졌을지 하는 탄식이 쏟아졌다.

통영은 이중섭화백이 1952년부터 1954년까지 머물며 작품 활동을 펼쳐 흰소 ,황소, 남망산 길이 보이는 풍경, 통영 수원지, 선착장을 내려다 본 풍경, 욕지도 풍경, 세병관 풍경, 달과 까마귀등 대표작의 대부분이 그 시기에 완성되었고 통영최초의 서양화가 김용주 화백과의 교류와 더불어 많은 지원을 받았으며 1952년 통영 녹음다방에서 열린 4인전(이중섭 전혁림 유강열 장윤성)과 1953년 통영 성림다방에서 열린 개인전에는 시인 유치환은 많은 후배 문인들과 함께 참여해 그를 격려했다.

시조시인 초정 김상옥은 이중섭과 많은 예술인이 교류하게 하여 그가 화가로서 입지를 굳힐 수 있게 했으며 시인 김춘수는 '이중섭'이라는 연작시를 8편이나 발표하여 그의 미술세계를 세상에 알리는 등 통영은 그가 화가로서 천재성을 완성하는 계기와 동력을 마련하여 준 곳이다.

통영시는 이중섭화백이 교육생과 시민들에게 그림을 지도하며 지냈던 항남동에 위치한 '경남도립 나전칠기양성소'(1951년 설립)를 2019년에 매입하여 국가등록문화재(제801호)로 등록(2020.12.31)하였으며 리모델링 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곳에 이중섭화백의 작품 한점이 걸리면 어떨까?

또는 그 인근에 이중섭 기념관등의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여 이중섭화백의 원화 한점 이라도 전시가 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져 본다.

그 1점이 은지화나 엽서화인들 어떠랴 싶다.

그 원화 1점이 던지는 스토리텔링은 무한한 의미와 상상력을 불어 넣을 것이며 한편으로는 마중물 역할을 하여 장차 제2,제3의 원화를 확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제주도의 이중섭미술관(2002년 설립)도 설립 당시에는 이중섭화백의 원화 작품이 1점도 없었으나 서귀포시와 의회 그리고 문화예술인들의 노력으로 1점을 확보한 이후로 상당한 분량의 원화를 확보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안산의 단원미술관은 이번에 삼성가에서 기증받은 김홍도의 작품 외에도 지난 6월 해외경매를 통하여 김홍도의 작품을 매입하는 등 지자체들은 지역의 문화자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다.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분관과 부산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된 '이중섭 100년의 신화'전에서 '통영관'을 별도로 설치하여 전시하였을 정도로 화가로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숱한 일화를 남긴 이중섭화백의 통영에서의 이야기도 이제 연로하신 어른들의 구술에 의존하여 차츰 전설이 되어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하고 원화1점의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는등 쉽지않은 현실이지만 통영시와 시의회 그리고 시민이 하나가 되어 관심을 기울여 추진한다면 분명히 좋은 출발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통영은 이제부터라도 준비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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