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우 전 국회부의장 비서실장

 

바이오 산업 유치를 중심으로

러일전쟁 전승기념일에 외신기자가 승장 도고이찌로에게 ‘당신은 조선의 이순신 장군에 비교할 수 있는 위대한 장수다’라고 하자, 도고가 이렇게 답한다. ‘나를 영국의 넬슨 장군에 비교하는 것은 이해가 가나, 나를 어찌 조선의 이순신 장군에 비교할 수 있는가’ 하면서, ‘나는 일본 천황과 온 백성이 도와서 겨우 이겼지만 이순신 장군은 조정조차도 외면한 최악의 상황에서 스스로 양병하고 “스스로 군수물자를 조달”해 풍전등화 같은 나라를 구했다. 이순신이 장군이면 나는 일개 하사관에 불과하다’라고 말한다.

우리의 자랑스런 고장 통영은 그동안 3번의 번영기를 누렸었다. 첫 번째가 영.정조시대 군수 및 공예 산업이다. 이는 이순신 장군께서 스스로 군수물자를 조달하기 위해 당시 왕실에 딸린 기술자들을 제외하고 전국 최고의 기술자들로 구성된 12공방의 전통 때문일 것이다. 트롯트 가수 마리아의 아버지가 갓을 쓰고 방송에 나왔을 때 우리 통영의 갓이 세계적인 브랜드가 될 수도 있다는 예감이 든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두 번째는 수산업의 활황과 대일 수출이 왕성이 이루어지던 때일 것이다. 그래서 ‘통영 가서 돈자랑 하지 말라’고들 한 것 같다. 40여년전 내가 꽁치잡이 배를 탈때만 해도 당시 학꽁치 30마리 정도가 들어가는 한 학꾸에 30만원에 일본에 수출하던 기억이 새롭다.

세 번째는 얼마전까지 우리가 누렸던 조선업 호황기일 것이다. 통영인구가 가장 많았으며, 통영경제가 최고조에 달했던 시절이었던 것 같다.

지금 우리 통영은 기간산업인 수산업 및 양식업이 기후 변화 및 바다환경 변화 등으로 인해 어려운 국면에 처해 있고, 관광산업 마저도 타 지자체에 비해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특히 2030세대 인구 감소률은 전년 대비 통영이 -21.4%로 기초단체 중 전국1위이다. 도시행정의 성패의 바로미터 중 중요한 변수가 인구수의 증감이다. 이대로 가면 소위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 삶에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이다. 통영 중흥을 위한 대안이 절실한 시점에 와있다.

아시다시피, 우리는 4차산업혁명이 거세게 몰아치는 문명사적 전환기에, 덩달아 코로나19 펜데믹으로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극한 국면으로 내몰리고 있다. 정부는 미대면 경제, 디지털 경제를 부르짖고 있다. 궁즉통이라고 했다. 지금 바로 미대면 경제 및 디지털 경제에 기반을 둔 연구 중심의 바이오 산업으로 통영의 미래를 대비해야 할 때이다.

우선 통영의 산업구조를 다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바이오 산업의 유치이다. 2022년 예산중 R&D예산이 29조7,755억원이다. 바이오 산업은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질병예방.신약개발 등은 혈액의 붉은 색을 상징하는 레드 바이오라 하고, 식.의약품 관련은 블루 바이오, 탄소기반 화학산업은 화이트 바이오라고 한다. 우리 통영은 기후 및 산업 여건 등을 감안하면, 레드와 화이트에 경쟁력이 있고, 블루의 경우에도 수산 및 양식을 고도화하는 과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통영은 기후가 따뜻하고 자연경관이 수려하므로 세계적 유관 업체들과 협조, 실버타운 등 대규모 글로벌 요양기관을 만들어서 가족.친지 등이 방문하고 소비함으로써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켜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선진적인 시설을 갖춘 종합병원이 필요한데 예산 2,000억이 이미 확보된 적십자병원을 남해안의 거점 병원으로 활용해 나가면 좋을 것이다. 이러한 전제를 토대로 정부 R&D예산을 투입하는 레드 바이오 산업을 유치하는 과업이 필요하다. 산업의 연관성을 강조하는 측면이다. 우리 통영이 코로나와 그 이후의 관련 질병 등에 대한 백신 및 치료제를 개발하고, 특히 해양원료 의약품 개발 등 레드 바이오 산업을 발전시키는 첨단 기지 역할을 수행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자는 것이다. 나는 이미 카나다 연구기관.대형로펌 등과 유관 업체 유치를 협의한 바 있다. 이 경우 젊고 유능한 연구자들이 머무를 수 있는 각종 생산자 서비스 시절이 갖추어져야 하고, 이럴 경우 세계적인 의학 세미나 등을 통영에 개최할 수 있을 것이며, 통영의 브랜드는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다.

기후 및 환경의 변화로 수산업과 양식업의 다변화 및 고도화가 필요하다. 호주에 가면 링컨 포트라는 조그만 항구가 있다. 원래는 빈촌이었는데 참치 양식과 배양에 성공하면서 엄청난 부촌으로 탈바꿈했다. 수온 상승 등에 따라 변해가는 수산업 및 양식업을 선제적으로 준비할 때가 왔다. 블루 바이오 산업 유치가 절실한 이유이다. 그리고 굴껍데기 등을 처리하는 기술과 재활용을 효과적으로 하기위한 연구가 지속되어야 한다. 화이트 바이오 차원에서 연구기관 유치가 가능한 영역이다. 지속 성장을 위한 토대를 튼튼히 하는 계획적 투자가 필요하다. 연관 산업을 체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경우 젊고 유능한 인력들의 일자리가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다. ‘고도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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