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의장 전 통영시장

                    진의장 전 통영시장

필자는 2003년 통영시장에 당선되면서 ‘대한민국이 부자가 되면서 동시에 통영도 부자가 되는’ 구상을 하였다. 그것은 대한민국이 남해안 시대를 열고 그 중심에 통영이 선다면, 나라가 부자 되는 동시에 통영도 부자가 된다는 ‘꿈’이었다.

당시 경남지사였던 김태호 지사는 필자의 이 꿈을 즉시 알아차리고 이 일에 적극 나섰다. 그는 지사실에 우리나라의 지도를 거꾸로 걸어 놓고 남해안 시대의 선봉장에 섰었다. 박영준 전남지사도 적극 호응을 했고 허남식 부산 시장도 적극 동참하였으며, 서울대학 국토문제연구소를 이끌던 류우익 교수는 그 이론적 배경을 논리적으로 설파하여 전남도와 부산시를 찾아가서 강연을 하였다.

김태호 지사는 통영시장이 이를 구상하였으니 그 개막을 알리는 선포식을 통영에서 하도록 하여 관련된 광역단체장들이 통영의 마리나 콘도에 모여 ‘남해안 시대 출범식’을 개최하였다. 그 중간보고회도 통영의 시민문화회관에서 개최하였으며, 2007년 12월 27일 국회에서 남해안 특별법이 통과되자 그 축하연을 통영에서 개최하였다. 이때는 우근민 제주도지사까지 동참하였다.

경남도, 전남도, 부산시 3개 광역지자체에서는 ‘남해안권 개발 종합계획서’를 만들었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작성을 하였는데, 마침 연구소장은 필자의 친구였기 때문에 이 계획서에 통영이 남해안 중심도시가 되도록 주문을 하였다. 김태호 지사는 이 계획서의 초안을 보고는 ‘이것이 바로 통영계획서네요’하고 내게 농담을 했었다. 그 후 김 지사는 국무총리 후보로 발탁되어 경남도를 떠나게 됨에 따라 경남, 통영이 주도권을 쥐고 추진했던 이 일은 사실상 중단되고 말았다.

하지만 일이란 묘한 인연으로 성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전남에서는 박영준 지사 이후 계속 이 일을 추진해왔고 특히 주승용 여수 국회의원은 여수 돌산도에서 고흥반도로 이어지는 11개의 섬을 연결하는 연륙·연도교 공사를 위한 국가 예산을 확보함에 따라(2026년 완공) 이 남해안 시대의 성사는 호남 측에 의해서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그는 이 예산을 확보하면서 “여수시 신덕해변에서 해저터널로 남해군을 연결하게 되면 남해안시대는 명실공히 성사가 된다”고 하였다.

경남에서는 김태호 지사 이후 어느 지사도 관심이 없었고 이곳의 시장·군수 어느 누구도 관심이 없었다.

전남과는 달리 사실상 경남의 해안은 별 볼일이 없다. 다만 통영만이 미륵도, 한산도, 사량도, 욕지도와 그 부속섬들이 마치 신(神)이 빚어 놓은 것과 같은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하고 있다.

필자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7년 동안 몇 가지 일을 보태어 남해안시대의 중심에 통영이 서도록 노력해 왔었다. 그 첫째가 섬에 물을 넣는 일이었다. 통영의 섬들에 수돗물이 나와야 관광이 활성화되는 것이다. 욕지도에는 큰 댐을 만들어 주었는데 지금은 그 댐을 확장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한계가 있다. 결국 빗물에 의존하는 것인데, 연간 강수량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욕지도에도 수돗물을 넣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

두 번째로 사량도의 상(上)도와 하(下)도를 연결하는 다리공사를 성사시켰다. 사량도의 50년 숙원사업을 해결해 주었다.

셋째로는 이순신공원을 만들었다. 이 공원은 오늘날 관광객이 제일 많이 찾는 곳이라 한다. 이곳은 진입로가 문제가 있는데 해결해야 할 것이다.

넷째로 음악당의 건립, 다섯째로 박경리 공원과 기념관 조성, 여섯째로 케이블카 조성, 일곱 번째는 동피랑 조성과 중앙·서호시장 현대화 작업, 여덟 번째로 강구안·미륵도의 중화항 조성을 위한 1천200억원의 국가예산 확보 등이었다.

마지막으로 이루지 못한 것이 한산대첩교 건설이었다. 필자는 2년 전 2020년 3월 28일과 5월 9일 두 차례에 걸쳐 기고를 하였다. 마침 정점식 의원이 국가 계획으로 다리를 놓는 일을 성사하였다. 큰일을 하였다. 그러나 다리가 놓여지는 노선과 그 비용에 있어 필자의 생각과는 다르다. 다리를 건립할 수 있는 1단계 관문은 통과하였다. 제2단계 관문인 ‘국도·국지도 건설 5개년 중장기 계획’을 통과하지 못하면 또 10년, 20년을 기다려야 한다. 제2단계는 국토교통부를 찾아다니는 극히 실무적인 단계이다. 시장과 시 공무원들이 열심히 뛰어 주어야 한다.

사실 한산도 다리의 건립은 정부에 의존하는 것보다 민자유치를 한다면 훨씬 효과적이다. 이에 관해 2020년 5월 9일에 자세히 기고를 한 바가 있다. 민자로 다리를 놓을 경우 품질도 우수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신속하게 다리를 놓을 수가 있다. 요즘은 정부나 지자체에서 예산이 부족하여 민자를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예산이 있더라도 그 품질의 우수성과 공사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일부러 민자를 유치한다.

한산도 관암마을에서 도남동 쪽으로 다리를 놓을 경우 4천200억원의 비용이 들며,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으나 화도, 방화도를 거쳐 정량동으로 올 경우는 민자를 유치할 경우 그 절반인 2천100억원이면 된다. 민자유치 중에서도 ‘임대형 수입사업’이라는 방식을 취하면 통행표도 징수하지 않는 품질 좋은 관광다리를 건립한 할 수도 있다. 또한 통영의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영 IC에서 도남동으로 넘어가는 다리를 하나 더 놓아야 한다. 필자는 이 다리의 이름을 이순신의 호를 따서 ‘여해대교’라 하여 기본 설계를 해 놓았다. 그리고 민자유치를 할 경우 투자해 주는 민간사업자에게 ‘관광단지 조성의 혜택을 주다면 공짜로 다리를 놓을 수가 있다.

통영이 준비할 다음 단계는 추도를 중심으로 원을 그리면 미륵·사량·한산·욕지도가 걸쳐지게 된다. 그 면적은 2천267㎢로서 서울시 4배 크기의 통영이다.

이것이 필자가 꿈꾸는 ’바다의 땅-통영‘이다. 관광지 조성의 설계를 하는 전문업체에 맡기면 좋은 작품을 얻을 수 있다. 미술, 문학, 조각품등을 이곳에 펼쳐 놓는다면 고급스러운 세계적 관광지가 될 것이다.

프랑스의 드골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귀국하여 남프랑스를 개발하여 프랑스를 크게 부흥시켰다. 대한민국의 남해안은 프랑스의 그것보다 훨씬 아름답다.

지금 제주도는 포화상태이다. 제주도 다음으로 남해안을 찾는 시기가 도래했다. 통영이 그 중심에 선다면 대한민국이 부자 되면서 통영도 부자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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