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회 통영한산대첩축제가 지난 6일 고유제를 봉행, 14일 시민대동제까지 9일간 여정의 돛을 올렸다. 이번 축제는 코로나19로 3년 만에 개최, ‘장군의 눈물’이라는 주제로 치러졌다.

축제는 이전과 달리 5일에서 9일로 기간을 확대했다. 또한 그간 ‘폭염 속 축제’라는 부정적 여론을 감안해 저녁 6시 이후 야간 시간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변화를 꾀했다. 주 행사장은 강구안 문화마당에서 통영 삼도수군통제영으로 옮겼다. 특히 무전대로, 죽림 내죽도공원, 한산도, 사량도, 욕지도 등 섬 지역까지 축제 장소를 확대하면서 시민참여 축제로 치러내고자 했다. 이는 야간경제관광이라는 새로운 트렌드와 섬 관광에 대한 변화와 관심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실제로 축제기간이 9일로 확대되면서 축제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민여론도 강했다. 갑작스런 월요일 휴무 지정도 궤를 같이한다. 일정이 길어지고 야간 중심 축제로 진행되다보니 축제에 대한 관심도가 자연스레 떨어졌다.

실제로 축제 장소의 분산과 야간 프로그램 운영으로 지역 커뮤니티에는 축제 기간 중 하루가 멀다 하고 일정과 장소를 되묻는 글이 쇄도했다. ‘시민과 함께 즐기는 축제’를 지향하면서 행사를 준비해 온 통영시와 통영한산대첩문화재단은 바로 이러한 점을 간과했다.

우선 축제의 홍보 측면에서 여실히 부족한 면을 보였다. 축제의 대대적인 참여를 위해서는 ‘홍보’가 최우선이다. 축제를 불과 며칠 앞두고 쏟아내는 보도자료식의 홍보는 제대로 된 홍보가 될 수 없다. 또한 축제 첫날 개막공연이 열린 삼도수군통제영 세병관 앞마당에는 쏟아지는 인파에 비해 협소한 공간으로 시민·관광객들이 관계자와 실랑이를 벌였다.

적극 통제에 나섰던 국보 제305호 세병관 마루 역시 밀려드는 인파들을 막는데 역부족, 신발을 신은 채 인파들은 마룻바닥을 밟았다. 문화 행사를 치르면서 문화재 보호는 뒷전이다.

오랜 역사를 지닌 한산대첩축제는 이제 시대적 흐름, 변화와 맞닥뜨려야 한다. 예전의 것만 고수해선 안된다. 더 많은 시민 여론과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축제 기간 확대, 야간 프로그램 운영으로는 축제의 지속적인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선택과 집중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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