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한국농어촌융합연구개발원장/경제학박사

김성수 한국농어촌융합연구개발원장/경제학박사
김성수 한국농어촌융합연구개발원장/경제학박사

제61회 통영한산대첩축제가 지난 6~14일 9일간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통영시와 통영한산대첩문화재단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필자는 전국의 타 지자체 축제나 행사는 많이 봤지만 고향에서 개최되는 한산대첩축제 현장은 처음 돌아보며 많은 느낌을 받았다.

한마디로 감동과 함께 아쉬움도 있었지만 고향에 대한 자긍심을 한층 더 갖게 해준 행사였다.

축제 주제인 ‘장군의 눈물’에 담긴 깊은 뜻을 되새길 수 있었으며, 장군의 인간애는 물론 한산대첩 승전 당시 풍전등화와도 같았던 나라의 존망과 역사적 의미를 새삼 느끼게 되었다.

한산대첩축제는 문광부 20~21년 문화관광축제 35개에 선정된 축제다.

축제 주제가 되는 이순신 장군과 임진왜란은 명량해전의 진도, 노량해전의 남해, 그리고 여수와 아산도 이순신 장군과 연관성이 깊은 지자체이다. 이러한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한산대첩축제가 계속 선정되는 배경에는 삼도수군통제영과 한산대첩의 역사성과 함께 축제의 탄탄한 콘텐츠로 61회를 이어온 지속성도 한몫했을 것이다.

축제기간 중 50여 개의 크고 작은 행사가 통영시내 일원은 물론 한산도와 욕지도 섬 현지까지 개최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필자가 꼽은 주요행사는 개막식 특별기획공연과 축하 불꽃놀이, 축하공연 통제영의 밤, 영화 한산 김한민 감독 초청강연, 한산해전 재현, 통제사 행렬과 거리퍼레이드, 거북선 공중 쇼, 승전축하 주막이 가장 인상적이고 감동적이었다.

9일간의 비교적 긴 축제기간과 여러 장소에서 50여 개의 행사를 개최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축제나 행사는 지자체를 홍보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지역 축제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문화 과잉의 행정적, 정치적 논리와 이해관계로 합리성을 잃게 되어 자칫 지역의 갈등요인이 되기도 한다. 축제는 차별화된 정체성으로 시민과 관광객이 모두 열광하는 체험과 경험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 잡은 보령머드, 안동국제탈춤, 진주남강유등, 화천산천어축제는 가족과 연인이 함께 체험하고 보고 즐기는 축제다. 한때 유명세를 탔던 진해군항제, 함평나비축제가 예전만 못한 이유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한산대첩축제를 직간접적으로 보고 느낀 생각과 바람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 9일간의 축제 장기화로 인한 피로감으로 행사의 역동적인 분위기가 다소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 한정된 예산으로 50여 개의 다채로운 행사를 치르다 보니 예산 배분상 행사의 폭발력이 떨어짐으로 선별적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횡성한우축제의 경우 과거에는 더덕 안흥찐빵 축제를 제각기 했지만 유명 축제가 된 배경에는 한우를 집중화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횡성한우명품화 브랜드사업에도 참여한 바 있다.
- 주민 무관심과 참여를 해결하기 위해선 보령머드축제처럼 외래 관광객이 참여해 붐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외지 관광객이 찾는 매력적인 축제라면 시민도 동참할 것이다.
- 불꽃 축제를 여러 행사에서 터트리다 보니 불꽃 축제의 하이라이트가 없는 것으로 느껴졌다. 물론 서울의 한강, 부산의 광안리 불꽃축제를 기대하지는 않는다.
- 통제영의 밤 축하공연은 구성이 다채롭긴 했지만 소위 한방이 없었다. 요즘처럼 열광하는 유명 트롯가수 1명이면 충분할 것이다.
- 바다에서 펼쳐진 한산해전 재현보다는 오히려 육지에서 선보인 거북선 공중 쇼가 더 역동적이었다. 멀리 바다 위에서 펼쳐야 하는 해전과 거북선 쇼는 가까이서 보는 관계로 생동감이 더한 듯했다.
- 영화 ‘한산 용의 출현’ 김한민 감독의 강연은 통영한산대첩축제가 아니면 볼 수 없는 백미였다. 강연장을 찾은 인원 중 70%가량이 외지 관광객임에 놀랐다.
-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 승전축하 주막거리는 고향의 精과 훈훈한 인심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지역별 새마을 부녀회의 참여와 봉사도 돋보였다. 통영의 산해진미를 무상으로 즐기는 주막 파티라 관광객들도 통영의 후한 인심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앞으로 올해의 축제 성과와 개선에 대한 여러 의견을 충분히 받아들여 내년 축제에 과감하게 반영해야 할 것이다. 다음 축제에는 ‘통영음식거리 축제한마당’이 프리마켓과 함께 펼쳐졌으면 한다. 충무김밥 경연대회도 같이 개최하면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것이다. 충무김밥이 유명세를 탓 배경은 여의도에서 개최된 국풍이었다는 사실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면 한산대첩축제도 식후경이 될 것이다. ‘거북선의 현대적 재조명과 한국 조선산업의 미래’ 주제의 포럼을 제안한다. 이는 정부부처 조선산업 대기업이 함께 지원과 참여 후원이 이뤄져야 할 과제다.

고향에 대한 필자의 바람은 통영이 거제와 고성에 비해 좁은 면적 때문에 미래 발전 저해요인의 핑계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국토 면적이 좁은 스위스와 이스라엘은 무한한 경쟁력을 가진 나라다. 일본 예술의 섬으로 유명해진 나오시마는 자연환경과 경관이 파괴되어 1989년 재생 프로젝트에 의해 복원된 섬이다. 안도 타다오 지중미술관과 쿠사마야오이의 점박이호박이 랜드마크가 되었다.

따라서 통영의 자존감과 자긍심을 더욱 살리기 위해서는 윤이상기념관과 통영국제(윤이상)음악당, 박경리기념관이 있듯이 한산대첩 승전기념과 삼도수군통제영의 전통과 역사성을 되살린 ‘이순신 기념박물관’ 건립을 제안한다. 박물관 건립을 통한 통영의 차별화되고 독보적인 정체성을 확보하는 데 의의가 있을 것이다. 아산 현충사와 광화문 광장 장군의 기념관과 박물관과는 규모나 내용면에서 국가적 차원에서 박물관이 기획 건립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이순신공원 등과 같이 박물관 건립 인프라를 조성했다. 완도의 청해진과 장보고 박물관 선례도 있다.

한산 김한민 감독 강연을 듣고 이순신 장군의 시대정신과 왜적과의 싸움을 義와 不義와의 전쟁으로 규정하고 한산대첩을 대승으로 이끈 장군의 구국정신을 더욱 깊이 있게 알게 되었다. 특히 이 글을 쓰는 날 미뤄 왔던 한산 용의 출현 영화를 통영에서의 관람은 더욱 의미 있고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끝으로 통영! 우리는 아름다운 한려수도와 천혜의 자연경관을 뛰어넘는 문화, 예술과 더불어 역사적 유산을 보유한 도시를 가졌다. 모두가 감사하며 이를 계승 발전시켜 보석처럼 빛나는 통영시의 미래를 다 함께 긍정의 힘을 모아 가꿔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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