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필규 통영시의회 의회운영위원장-공무국외연수를 다녀와서-②

                                                      조필규 통영시의회 의회운영위원장
                                                      조필규 통영시의회 의회운영위원장

도시국가인 싱가포르(Singapore)는 인구 545만명, 면적 719㎢ (서울의 약 1.2배)로, 언어는 영어(48%), 중국어(30%), 말레이어(9%) 등이며, 중국계(74%), 말레이계(13%), 인도계(9%) 등이 살고 있다.

고온다습한 열대성 기후로 의원내각제, 임기 5년의 단원제였다. 싱가포르에 유명한 세 가지는 쇼핑, 여성, 벌금이었다. 새 모이를 줘도, 꽃을 꺾어도, 집에 모기가 많아도, 화장실에서 물을 내리지 않아도 벌금이라니, 엄격한 법에 모든 것이 조심스러웠다.

싱가포르는 성적이 높은 사람이 복지가 좋은 군대에 먼저 입대하고, 공직의 주요부서에 배치하는 등 투자 유치를 위해 인재부터 양성한다고 했다. 능력주의 싱가포르는 1인당 GDP 6위, 행복지수 27위(한국 59위)인 2022년 아시아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다. 통영의 미래 100년을 위해 학계 전문가 및 문화·예술 분야에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싱가포르 첫 방문지는 Newater였다. 싱가포르는 대표적인 물 부족 국가로 강이나 호수 같은 수자원이 부족, 적은 토지 대비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국가라 오랫동안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해왔다.

한국 역시 물 부족 국가로, 2025년에는 물 기근 국가로 전망하고 있어 해결을 위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또한 욕지도를 비롯한 통영의 많은 섬의 물 부족의 슬픔과 닮아, 마음이 답답하고 아팠다. 뉴워터 시스템은 DTTS (Deep Tunnel Sewerage System)라고 불리는 심층 터널 하수처리시설을 통해 버려진 폐수를 재사용하고 있었다.

여과 과정을 거쳐 미세한 입자와 박테리아를 걸러내고, 역 삼투압 과정을 통해 바이러스를 포함한 오염물질을 제거한다. 추가적인 안전 조치로, 자외선 소독을 통해,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또 한 번 제거, 순도와 수질을 더욱 높였다.

또한 바닷물에서 염분 등 용해 물질을 제거해 민물을 만드는 해수 담수화 방식은 섬이 많은 통영으로서는 유용한 기술이다. 뉴워터를 관람하면서, 통영의 5개소(두미도 2곳, 매물도 2곳, 소매물도 1곳)의 담수화 시설도 관광객을 위한 관람 장소로 개발해 운영비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수를 정화한 재활용 식수는 싱가포르 물 수요의 40%를 책임지고 있으며, 2060년에는 55%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재활용된 물의 대다수는 산업용으로 이용, 일부는 식수 공급에 추가되며, 맥주로도 만들고 있었다. 특히 처리된 물의 일부만 해양으로 배출돼 해양 오염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통영은 마을 단위 하수종말처리장을 다수 건설하고 있는데, 재활용해 농사용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새로운 사업 방향을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다.

싱가포르에는 뛰어난 수자원 처리시설뿐만 아니라 도심 속 저수지라 불리는 ‘마리나 베라지’를 통해 수자원 확보에도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홍수조절 기능, 수자원 공급뿐만 아니라, 시민 휴식 공간 제공 및 카약, 윈드서핑, 마리나 베이 샌즈, 가든즈 바이 더 베이 등 유명 관광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관광명소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욕지면의 식수원 조성공사도 식수원뿐만 아니라, 시민 휴식 공간 및 관광자원으로서 개발에 기대감이 들었다.

마리나베이에는 싱가포르의 상징인 ‘머라이언 상’과 바다 건너편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이 웅장하게 서 있어, 전망 좋은 호텔과 고급 레스토랑, 명품 쇼핑몰이 즐비한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관광지다. 마리나베이는 싱가포르에서 가장 멋진 야경이 펼쳐지는 곳으로 유명하다.

매일 밤 스펙트라 레이저 쇼가 공연되며 약 15분 동안 오색찬란한 빛과 물, 환상적인 오케스트라 음악이 어우러져 마리나베이를 매일 밤 축제의 장으로 만든다. 마리나베이 샌즈 스펙트라쇼와 함께 유명한 야경으로,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 트리쇼도 도심 건물과 공원 조형물을 활용해 도시 전체가 예술 전시관이 됐다.

통영시도 2022년에 첫 야간관광 특화도시로 선정돼 글로벌 야간 관광도시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시에 아름다운 빛을 입혀 ‘Tonight, TongYeong’이라는 환상적인 예술작품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는 정원에 도시로 만들고자 하는 싱가포르 국립공원청의 비전으로 출발, 국제 종합계획 디자인 공모전을 통해 세계적인 디자인 아이디어를 모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기둥 없는 온실로 알려져 있으며, 실내에는 크게 플라워 돔과 클라우드 포레스트로 나눠진다.

플라워 돔은 온실 안에서 계절별로 테마를 즐길 수 있고, 클라우드 포레스트는 열대 고랭지 식물과 세계에서 가장 큰 약 35m 높이의 실내 폭포가 있어 인증사진을 남기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보타닉 가든은 1859년 개관한 싱가포르 최대 열대 식물원이다. 싱가포르 최초로 UNESCO 문화유산 지구로 지정됐다. 식물원 중앙에 있는 내셔널 오키드 가든은 난초 정원으로 세계 희귀 난초를 볼 수 있어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장소이다. 이와 같은 실내 정원이 통영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지 전문가와 시민의 의견이 궁금했다. 현재 거제와 평택에는 보타닉 가든이 조성, 통영시 산양읍에는 산유골 수목원이 조성돼 있다.

싱가포르 국회는 공화국 단원제 의회이며 일당우위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현재 의원 수는 총 102명으로 구성, 이 중 9명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임기는 5년이며 의장은 의원 중에서 선출된다.

싱가포르 국회는 시민들의 의회 참여와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홈페이지의 방문 신청을 통한 방청 제공과 의회 진행 상황을 올린 동영상을 통해 시민들에게 좀 더 쉽게 의회의 활동 사항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나라처럼 단일민족이 아닌 다수민족으로 구성된 싱가포르 정부는 소수민족을 배려해 12명의 의석을 배정, 우리나라와 다른 입헌군주제의 의회 구성 방식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게 됐다.

1942년에 설립돼 70년 동안 경영하고 있는 The Seafood Company라는 싱가포르 및 전 세계에 수산물을 공급하는 유통업체를 방문하였다. 신선한 수산물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품질을 관리 감독하는 숙련된 전문가팀을 보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염물질에 대한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식품 안전 표준을 준수하는 등 제품이 안전하게 제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통영시의회 공무국외연수단을 대상으로 친절하게 안내해준 창업자의 아들을 보면서, 우리 통영에서 2대째 수산업을 하는 많은 업체와 열정 하나로 창업에 뛰어든 청년 기업가들이 생각났다. 더욱이 통영 수산 미래를 위해 최고 품질의 제품 및 연구개발에 아낌없는 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해 보았다.

현재 통영시는 국립경상대학교 수산식품산업화 기술지원센터에서 5년간 약 109억 원의 정부 출연금을 지원받아 전통 수산가공식품 개발 및 상품화라는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약 150억원의 사업비로 수산식품산업 거점 단지 센터 조성을 완료, 수산물 스마트 가공단지 및 수산 클러스트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Republic of Singapore Yacht Club(RSYC)은 싱가포르 국가에서 운영하는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요트클럽 중 하나다. 민간에서 운영하는 말레이시아 요트클럽과 비교해볼 좋은 기회였다. 1922년 웨일스 왕자(훗날 에드워드 8세)가 클럽의 첫 번째 왕실 후원자가 됐다.

클럽의 주요 특징인 멤버십 옵션으로는 요트와 보트 운영을 위한 대형 보트 슬립 및 수영장, 스파, 레스토랑, 바 등의 다양한 시설을 제공했다. 또한 정기적으로 다양한 이벤트와 경기를 제공, 해양환경 보호 및 보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어 지역사회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었다.

통영시 마리나 사업에 관한 조언으로는 첫째, 작은 보트로 시작해, 조금씩 더 큰 보트로 유도할 것, 둘째, 바다에 친근한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요트클럽으로 가입 유도할 것. 셋째 시설 관리와 회원들을 위한 특별한 혜택에 집중하는 것 등 이었다.

싱가포르 클라크 키는 과거 ‘통캉’이라 불리는 나무배가 드나들던 중요한 항구지역으로, 오염된 강을 싱가포르 정부는 10년에 걸친 수중 정화작업을 통해 현재는 연간 1천200만명이 방문하는 관광지로 탈바꿈시켰다.

도시개발청(URA)은 1천여 명에 이르는 도시계획ㆍ설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유산보존 구역’으로 지정, 다양한 상업시설 입주를 통해 보존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부두를 연결하는 지하도에는 벽화를 그리고, 주말에는 차량 없는 거리로 지정해 유동 인구를 늘려나갔다. 또한 불건전한 주점을 단속해 주말에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변모해감으로써 안전하고 쾌적한 야간 명소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이 지역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지역민들이 주도해 필요한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했기에 민원 발생이 최소화되고 사업 진행 또한 원활히 추진할 수 있었다. 역사적인 건축물을 보존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싱가포르의 도시재생 사업은 쇠퇴한 구도심을 정비하고 역사와 정체성에 가치를 부여해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었다. 통영시의 도시재생 사업 및 미륵도 관광특구에 대해 비교하고 고민해보는 귀한 시간이었다.

적은 토지 대비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국가, 싱가포르는 통영시와 참으로 많이 닮았다. 물 부족, 야간관광, 마리나 요트 사업, 도시재생 등 유사한 사업이 많아 비교·분석하고 고민할 좋은 기회였다.

무엇보다 미래 50년, 100년을 준비하는 장기 계획을 세우고, 이를 대비해 인재를 육성하고 구체적인 세부사항을 철저하게 하는 싱가포르를 보면서, 통영의 미래 100년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면서, 귀국행 비행기에 탑승하는 참으로 귀한 시간, 좋은 해외연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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