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불러 모았던 2023 통영문화재야행이 혹평 속에 막을 내렸다. 통영한산대첩문화재단이 주관한 이 행사는 2019년부터 통영시에서 치러지고 있다. 하지만 어느 때 보다 전문성이 결여된 행사로 치러졌다. 우천의 날씨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난달 준비보고회에서 제기됐던 메인프로그램 부재, 프로그램 구성 아쉬움, 행사 주 무대 공간 이원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됐다. 통제영과 문화마당으로 나눠진 주 무대는 행사 자체에 대한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재단이 주요 관람 동선으로 내놓은 계획도 계획에 그쳤다.

특히 이목이 집중됐던 개막특별공연은 서울발레시어터의 발레공연을 준비했지만 우천으로 공연은 절반의 절반에 그쳤다.

공연 후 펼쳐진 개막 불꽃놀이와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함안 낙화놀이는 2023 통영문화재야행의 하이라이트가 아닌 졸작 그 자체였다. 병선마당에서 쏘아올린 불꽃은 인근 건물에 가려져 제대로 조망이 불가했다.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함안 낙화놀이는 “뭘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시민들의 혹평만 남겼다. 함안 낙화놀이가 통영문화재야행의 대미를 장식하려 했던 것도 의문이다. 서투르다 못해 공연의미 자체를 관객들에게 전혀 전달하지 못했다. 낙화놀이에 대한 사전 설명은 물론 어디서 어떻게 관람해야 하는지 자세한 안내 역시 없었다. 뒤늦게 보도교 인근에서 조망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시민들은 실망을 안고 발걸음을 돌렸다.

과연 발레 공연과 함안 낙화놀이가 통영의 정체성, 문화재야행의 의미와 맞닿은 기획이자 공연이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사실상 통영문화재야행은 정체성을 잃은 행사로 전락했다.

시민들은 “발레 공연을 보면서도 배우들이 미끄러질까 노심초사했다. 불꽃놀이와 낙화놀이는 전혀 이해를 하지 못했다. 투입된 예산에 비해 너무 실망스러운 행사였다”고 쓴 소리했다.

반면 통영한산대첩문화재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통영 밤을 아름답게 수놓았다고 자화자찬했다. 여론과 극명하게 상충한다. 통영문화재야행은 올해 처음 치러진 행사가 결코 아니다. 재단의 전문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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