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통영 근대역사문화공간 종합정비계획 최종보고회
중앙·항남동 일원 구도심 지역경제 재생 통영 르네상스 목표
천 시장 “용역비 8억원 투입 대비 아쉬운 결과물” 개선 당부

영상 제작: 조동하 인턴기자

통영시는 지난 22일 통영시청 강당에서 ‘통영 근대역사문화공간 학술조사 및 종합정비계획 수립 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 세부사업계획 및 추진전략 등을 발표하고 논의했다.
통영시는 지난 22일 통영시청 강당에서 ‘통영 근대역사문화공간 학술조사 및 종합정비계획 수립 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 세부사업계획 및 추진전략 등을 발표하고 논의했다.

통영시는 중앙·항남동 일원을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조성, 구도심 회복과 더불어 통영 르네상스 구역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하지만 종합정비계획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통영다움’이라는 가치가 세부적으로 담기지 않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시는 지난 22일 통영시청 강당에서 ‘통영 근대역사문화공간 학술조사 및 종합정비계획 수립 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지난 2년간 1·2차 중간보고회를 거쳐 이날 최종보고를 진행, 용역사는 세부사업계획 및 추진전략 등을 발표했다.

‘통영 근대역사문화공간’은 지난 2020년 문화재청 공모사업인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활성화사업’에 선정돼 중앙·항남동 일원(1만4천444㎡)에 총사업비 304여 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용역사는 ‘격동의 역사와 새로운 시대문화를 간직한 통영’을 기본원칙으로 삼고, ▲통제영: 통영의 형성과 번영의 상징(이순신 장군의 기상과 충의의 상징) ▲개항기 독립운동의 거점 ▲근대예술문화의 거점(초정 김상옥, 이중섭 등) ▲강구안 해안산업과 문화가 어우러진 친수공간 거점을 수행전략으로 제시했다.

근대역사문화공간 조성으로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문화·친수공간이 어우러진 통영만의 번영과 저항의 역사, 근대문화예술이 살아있는 문화공간’을 구축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날 최종보고회에서는 천영기 통영시장을 비롯 통영의 문화예술계 전문가 및 공무원들이 참석, 용역사의 종합정비계획에 대한 이견을 내세우기도 했다.

경남도 가야문화유산과 정우성 사무관은 “과연 관광객이 무엇을 보고 근대역사문화공간을 찾아올까 하는 생각이 든다. 관광객이 어떻게 인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성수기 때 구도심까지 들어오기가 힘들다는 것은 통영을 방문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교통체증으로 관광객의 짜증만 증폭시키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이 공간에 와서 어떻게 보행할 것인지 등 지역의 특색을 고려한 세부사항 및 홍보방법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신철기 기획총무위원장은 “항남 1번가 개선(안)을 보더라도 어떻게 탈바꿈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 테마거리 조성계획을 보면 세병로에 야간경관시설물을 설치할 계획인데, 효과적으로 관광객을 불러 모을 수 있을지, 야간에 빛을 발하는 조형물이 되려 낮에는 흉하게 보이지 않을까 우려된다. 조형물에 대한 부분은 통영의 문화예술 관계자들과 조금 더 상의한 후 구체적으로 디자인하면 좋겠다. 건물 하나하나에 대한 뚜렷한 조감도가 안 보여 아쉽다”고 밝혔다.

통영문화원 김일룡 원장은 “용역사에서 제시한 근대역사문화공간의 지도를 보면 통제영 거리에서 바로 연결되는 곳이 ‘개항기 독립운동의 거점’이라 돼 있다. 이 부분이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독립운동의 거점은 강구가 적합하다. 역사적으로 볼 때 통제영과 통제사를 상징하는 곳이 강구이고, 한일합병 전 통영민란이 발생한 곳도 강구다. 이곳을 막연히 문화로만 연결 짓고 역사성을 무시하면 통영의 정체성이 변모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영한산대첩문화재단 류태수 대표이사는 “항남 1번가 조성 후 모습이 지금과 어떤 차이가 있는 모르겠다. 더욱이 ‘와이어 팬던트 문화예술거리 조명’ 예시에 일본 가문의 문양이 새겨져 있다. 통영과 무관한 문양을 단지 시각적 효과를 주기 위해서 삽입한 것인지 의아하다. 조금 더 면밀히 검토해 야간조명계획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용역사 관계자는 “공간 인지에 대한 부분은 고속도로 진입로부터 시작해 연계되는 모든 곳에서 근대역사문화공간을 알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교통불편은 문화재청 등록 사업에 한해서는 한계가 있으며, 지자체의 의지와 협력이 필요함을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강구안에서 독립운동이 왕성했던 역사적 사실은 사료를 통해 파악하고 있었다. 다만 조선시대 이순신 장군에서부터 내려오는 충의 기상을 가다듬는 공간적 개념이 세병로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이견이 분분할 수 있으나 세병로 또한 독립운동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이 있었고, 저항 기상의 시발점으로서 독립운동과 연계해 이 전체 지역을 아우를 수 있다고 검토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종합정비계획 자체가 디자인 사업이 아닌 점을 양해해 달라. 이번 사업은 문화재청에서 각 문화재에 등록된 것을 보전·보수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나아가 이번 기회에 시민과 관광객의 이목을 끄는 특화구역으로 발전하면 좋겠다 싶어 디자인 예시를 든 것이다. 제언해주신 디자인에 대한 부분은 ‘통영다움’이 고스란히 담길 수 있도록 다시 한번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내달 초가 되면 보고서 최종 제출로 통영 근대역사문화공간 학술조사 및 종합정비계획 수립 용역이 마무리된다. 이에 앞서 지역 활성화에 대한 시민들의 갈망, 역사·문화에 대한 진정성을 남은 기간동안 고려해 달라는 호소의 목소리도 나왔다.

천영기 통영시장은 “사실 8억원의 용역비를 통해 ‘통영다움’이라는 가치가 제대로 담겼는지 모르겠다. 항남 1번가를 먹자골목과 전통 공예를 합작한 거리로 연결하는 등 지역 활성화를 위한 계획 마련에도 관심을 뒀으면 한다. ‘지역 활성화’라는 거대한 목표가 문화재청의 사업만 가지고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다만 어떤 콘텐츠를, 어떤 특화사업과 결합하면 좋을지 함께 고민해주시면 좋겠다. 진정성이 있는 지적 사항을 충분히 검토해 과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힘써 달라”고 강조했다.

통영시의회 김미옥 의장은 “우리는 스스로 역사 깊은 문화·예술관광도시라 자부해왔기에 근대문화유산의 활용과 보존은 통영시가 문화의 고장으로서 반드시 수행해야 할 시대적 책무다. 이번 사업은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 단초이자 근대문화유산의 역사적 가치를 후세에게 전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역사와 문화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게 노력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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